[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신발 문질러대도 ...
개 같은 세상
신발 문질러대도 똥 싹 안 닦인다.
지린내 골머리 아파 발길 재촉한다.
가뭄 찌는 바람 숨 막힌다.
밥상 돌 씹힌다.
개 같은 세상 돼야 하는디.
왜유? 개판 되믄 어떡하라구유?
아녀, 개는 집 지키고 충직하잖여.
일편단심 든든햐.
언제 개 같은 세상 될려는지.
핥어먹고 풍기다 날러가기 일쑤니.
뭐, 언젠간 되겄쥬.
글쎄, 언제가 언제여?
이번 쌀은 일어서 해야 될란 게벼.
알었슈. 그러니께 잘 골르랬잖유.
살펴 걸어유. 또 밟지 말구.
알었구먼.
아이구, 지린내야.
비도 안 오고 워째 이렇게 찐다냐?
당최 숨도 못 쉬겄네.
언제 개 같은 세상 된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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