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지식인 아닌 글로벌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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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가희
  • 승인 2012.09.2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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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희의 내사랑 교육]아이비리그 대학 입학, 무엇이 필요할까

 
미국의 대학은 사립대학이냐 주립대학이냐에 따라 설립 목적이나 학생 선발 기준 등이 다르다. 주립대학은 그 지역 주민을 위한 교육기관이므로 아무래도 해당 지역의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며, 선발 기준 또한 까다롭지 않다. 물론 학비도 비싸다. 그러나 아이비리그의 사립대학을 비롯한 명문대학은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신입생으로 뽑지 않는다. 그들 대학의 교육 목표는 창백한 지식인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 갈 인재, 사회의 모범이 되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 선발의 기준 또한 이러한 교육 목표에 맞추어져 있다. 흔히 아이비리그 대학은 공부만으로 입학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공부는 기본이고 그 외의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공부와 그 외의 여러 가지 조건’ 이 무엇인지 대학에 지원 할 때 제출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금방 들어나는데, 크게 세 가지 즉, 입학지원서, 추천서, 에세이다.

미국의 대학이 아무리 지원자들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본다고 해도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역시 성적이다. 특히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 공부한 지원자의 경우 미국인 지원자보다 더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의 대학 지원서에서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확인하는 항목이 바로 성적기록(Academical Records)인데, SAT 1, SAT 2, AP, GPA, TOEFL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대학에 진학하려면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SAT를 봐야한다. 사고력 시험인 SAT1과 과목별 시험인 SAT2 로 나뉘는데,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 지원 할 경우에는 SAT1과 SAT2의 성적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 그중 SAT1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사고력 시험(Reasoning Test)으로서, 언어 영역(Verbal)과 수리 영역(Math)으로 구성된다. 지난 2005년부터 SAT2에 속했던 작문(Writing)이 SAT1으로 옮겨와 세 영역, 각 800점 만점에 총 2400점 만점으로 바뀌었다.

바뀐 SAT1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적인 난이도의 상승, 특히 외국인 학생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난이도가 상승한 것을 들 수 있다. 먼저 수리 영역에서 난이도가 높아지고 범위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어휘 시험으로도 불리던 언어 영역은 기존 시험 방식에서 단어 유추(Analogy)가 없어지고, 단문 독해(Short Reading Passage)의 비중이 높아졌다.

여기에 작문 시험이 추가되었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나 너무나 많은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SAT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시험의 변별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아시아 학생들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한다.

여전히 학력고사처럼 인식되는 우리의 수능시험과는 달리 SAT1은 그야말로 이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 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여기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만점을 받는다고 해도 몇 개 더 틀린 학생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미국 명문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SAT점수는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대학의 입학 사정관 역시 가장 객관적인 수치인 SAT 점수에 비교적 높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예일대학 입학 관리처 관계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한국에서 보내는 GPA(내신성적)보다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 Inc.)의 기록인 SAT, AP, TOEFL의 기록을 더 신뢰한다”고 했다. 이것은 한국의 내신 부풀리기를 꼬집은 것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가장 신뢰받는 평가가 SAT임을 증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SAT 점수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여기에 매달리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가능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합격을 높여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SAT 2는 과목별 시험(Subject Test)이다. 아이비리그대학이나 UC버클리 등 상위권 주립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과목 이상 선택해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좋고 또 그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외국 학생들에 비해 수학, 물리, 화학 등에 강해서 그동안 이과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는데, 문과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적어도 한 과목 이상은문과 과목의 시험을 치르는 것이 자신이 들어가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사정관에게 전공 할 학문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보다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다.

SAT는 1년에 여섯 차례 정도 치러진다. 1년에 한 번 치르는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는 달리 SAT는 응시자가 시기를 선택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점수에 자신이 있다면 1학년 때든 2학년 때든 언제나 응시가 가능하다. SAT 시험은 보통 11월, 12월, 1월, 2월, 6월, 10월 첫 번째 토요일에 치르는데, 그중 10월에 응시생이 가장 많다. 미국 대학의 조기 모집 마감이 대체로 10월 말경이므로 조기 지원을 하기 위한 마지막 응시 기회가 이때이기 때문이다. 또한 응시생이 많은 10월 달의 시험점수가 다소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미국도 12학년생들의 10월부터는 ‘입시의 계절’ 이라고 부른다. 각 대학이 조기 지원 원서를 11월 1일 까지 받기 때문에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입시철로 여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 수험생들은 심한 부담감을 느끼는데, ‘입시병’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예외가 없는 것 같다.

대학에 지원하는 그 해에 SAT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좋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있는 과목은 일찍 준비해서 치르는 것이 좋다. 그도 그럴 것이 고3(미국 12학년)때는 SAT1과 에세이에 주력해야 하므로, 그 때 가서 SAT2, AP, TOEFL까지 신경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 유학을 준비한다면 시험 점수는 2학년 때 끝내도록 계획하는 것이 좋다. 미국 학생들 역시 11학년까지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점수를 확보하고 11학년 겨울이나 늦어도 이듬해 봄에는 SAT를 치러 입시에 대비하고 있다.

   
 

이가희, 고려대 대학원(석사), 한남대 박사과정 수료, 우송대 겸임교수,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2001), 효성 에듀 연구소장, 한국 열린교육협의회 학부모 대표, 저서 : 나를 발효시킨다,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10년 후 경쟁력 아이비 리그 가는 길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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