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에게 머리 빗을 팔아라
스님에게 머리 빗을 팔아라
  • 조병무
  • 승인 2016.07.01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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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칼럼]세상은 보는대로 존재하는데... 창업자들은?

세상을 내편으로 만들어라!

세상은 보는 대로 존재한다. 세상은 보아야 믿는 사람이 있고, 믿음이 있어 보지 않아도 보는 사람이 있다. 신(神)을 믿는 사람은 보지 않아도 신의 존재를 믿고 의지하며 산다. 그러나 보지 않으면 믿지를 못하는 사람은 신을 본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창업 상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당장에 얼마를 현금으로 지원해준다 하면 속된 표현으로 벌떼같이 달려드나 경영의 지혜를 주는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고개를 절래 흔든다. 유태인 상술에 고기를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라는 참 진리의 뜻이 통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통사람들 대부분은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둡다.

   세상은 보는대로 존재하는 만큼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성공에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사진은 세종시 창조경제혁신센터 여성 창업 설명회 모습>
신발 사러 가는 사람의 눈에는 신발 가게만 눈에 들어온다. 길가는 사람들의 신발만 눈에 보인다. 사람 전체는 안중에도 없다. 미장원을 다녀오면 모든 사람들의 머리에만 시선이 집중된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매일 매일 만나는 버스에는 수많은 간판이 있다. 생각나는 것을 기억해 써보라고 하면 그 많던 간판들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아침저녁 지나다니며 보는데 도대체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이는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세상이 그렇다. 세상은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화(造花)도 그게 가짜인줄 알 때까지는 진짜 꽃이다. 빌려온 가짜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는 그걸 진짜로 갚으려고 평생을 고생한 모파상의 어느 여인의 이야기는 이를 잘 반증해준다.

세상은 내가 보는 대로 있다. 세상은 있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있는 게 다 보인다면 대뇌 중추는 너무 많은 자극의 홍수에 빠져 심한 착란에 시달리게 될 꺼다. 그러기에 대뇌는 많은 자극 중 몇 가지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선택의 기준은 그때그때 대뇌의 튠(tune)에 따라 달라진다.

정말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머리 나쁜 사람들은 참으로 고된 인생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공평한지도 모른다. 신나게 기분 좋은 아침엔 날마다 다니던 똑같은 길도 오늘은 왠지 더 넓고 명랑해 보인다. 이렇게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튠이 될 땐 슬픈 것들은 아예 눈에도 귀에도 들어오질 않는다. 그러기에 내가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고 하지 않던가.

한때 스마일 운동이 대단한 열기로 우리를 기쁘게 한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만 존재한다. 해변에 사는 사람에겐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저녁 수평선 너머로 쟁반 같은 둥근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때서야 바다가 아름답다고 느끼며 바다의 신비에 취하게 된다.

세상은 내가 느끼는 것만 존재한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느끼질 못하고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같은 경치를 보고도 시인은 보통사람이 생각하지도 못한 아름다운 시를 짓는 것처럼.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회사에서 신입사원에게 머리빗을 한 묶음씩 나누어 주면서 절에 가서 빗을 팔아오라는 주문을 하자.

첫째사람은 머리가 없는 스님을 상대로 어떻게 팔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포기를 하여 단 한개도 팔지 못하였고, 둘째 사람은 스님을 상대로 빗을 사용하여 머리를 문지르면 통증이 가시는 부수적 기능이 있으니 사시라 하여 두개를 팔았고, 셋째 사람은 스님이 총50명인 절에서 100개를 팔고와 그 연유를 물으니 “스님 자신은 빗이 필요 없지만 연간 찾아오는 여신도 수를 말하고 그들이 절에 와서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예불 할 수 있도록 화장실, 식당, 응접실 등에 놓으면 그게 얼마나 큰 자비요 서비스인가”를 설명했더니 모두 감탄하여 한 박스를 사서 곳곳에 놓았다고 한다.

이렇듯 세상은 어떻게 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같은 방향에서 부는 바람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연(鳶)이 있는가 하면 곤두박질하는 연이 있다. 컵 속의 반잔은 보는 사람에 따라 반이 비워졌다고 볼 수 있고, 반이 채워졌다고 볼 수 있다. 비었다고 울든지 채워졌다고 웃든지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있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이런 사례는 창업 현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요즈음 불경기라고 실패가 두려워 창업을 기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불경기라서 임대료도 낮아지고 경쟁 점포도 정리되어 오히려 좋은 조건이라며 창업을 서두르는 사람도 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반전시키려는 사람들이다. 누가 성공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자.

세상은 보는 대로 존재한다. 어떻게 보느냐.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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