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강 오토캠핑장, 잘 하는 것일까
합강 오토캠핑장, 잘 하는 것일까
  • 임비호
  • 승인 2016.05.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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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비호칼럼]"합강은 자연생태환경 조사, 우선되어야..."

   세종시 전월산에서 바라다 본 합강 주변 전경
합강, 친수 공간이냐 생태경관 핵심지역이냐
세종시는 2016년 5월 19일 "2013년부터 운영해 온 연기면 세종리 합강 오토캠핑장의 여유 부지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야외 캠핑활동을 즐길 수 있는 '태극캠핑장'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세종시가 많은 인구 유입을 예상하여 친수공간을 늘리고,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합강 지역을 친수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자연환경 생태보전지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은지는 재고하여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합강 지역에 대한 많은 문건과 보고서에서는 이곳을 세종시 생태핵심지역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강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 체계가 아직 성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 생태핵심지역으로 기술한 문헌과 보고서
2006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사업 개발계획에 서술된 “행복도시 생태네트워크 및 주요 보전지역 구상도”에서는 합강지역을 합수부 보전지역과 동물보전지 보전지역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2007년 금강유역환경청 고시(제 2007-75호)에서는 합강리 산113외 6(면적 3.60 km)을 원앙, 오리류, 멸종위기 1급인 수달 등의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2013년 11월에 보고된 세종시 자연환경보전실천계획에서는 합강지역을 습지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대상으로 제시하였고, 2014년 2월에 보고된 세종시 2030 세종도시기본계획에서는 합강을 복원하여 관리하고, 합강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유도함은 물론 토지매입 및 모니터링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2014년 6월에 보고된 세종시 환경보전종합계획에서는 세종시 환경보전 6대 중점 프로젝트 중 환경 박물관 편에 합강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제시하면서 합강에 대한 자연환경조사 실시, 서식지 관리,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2014년 12월에 보고 된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세종의제(84쪽)에서는 “세종의제 2”로 “세종시 생태핵심지역인 합강습지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다”로 정하고, 실천지침 중 하나로 합강 주변 시군과 “합강 보전협의회”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시하였다.

   수달 서식지를 마련해주는 모습<사진 상>과 합강 상공을 배회 중인 털발 말똥가리<사진 충청투데이 우희철기자>

생물종 다양하고 서식조건 양호한 세종시의 생태핵심지역
합강 지역은 조류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과 다양한 새를 동정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합한 장소로 정평이 나있는 곳이다. 내륙에서는 보기 드물게 들새, 산새, 물새, 그리고 철새를 한 장소에서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넓은 강폭과 많은 하중도가 있고, 주변에 다양한 산들과 너른 들판이 있기에 다양한 새들이 먹이터로, 휴식처로, 보금자리로 삼기에 아주 훌륭한 장소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새의 동정을 위한 가장 대표적 도감인 “한국의 새(LG상록재단 발행, 이우신, 구태회, 박진영 지음)”에서도 합강지역(연기)을 한국의 주요 철새 도래지로 표시하고 있다.

또한 2007년 4차례 조사를 통해 나타난 호남고속철도 계룡산 통과구간 환경생태공동조사 요약 보고서에 의하면, 조류의 경우 합강리 3개 지점에 30과 61종 2,967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소쩍새, 참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원앙/멸종위기종 1급: 노랑부리저어새/멸종위기종 2급: 참매, 큰고니, 말똥가리, 흰목물떼새) 더불어 2007년 10월~2008년 2월까지 전 대전충남녹색연합 최수경 대표의 조사활동으로 추가 확인 된 개체는 멸종위기 1급인 수달, 흰꼬리수리, 붉은배새매, 솔부엉이, 큰 기러기 3천여 마리, 가창오리 600여마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강 보전위해 이전에도 많은 배려 있었다
합강지역의 생태적 우수성을 많은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은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이전에 합강 관련 개발을 할 때에는 우선적인 배려를 하려고 노력하였다. 2006년 행복도시가 친수공간 확보를 위해 금남대교 아래에 소수력발전소와 수중보(현재는 4대강 사업으로 세종보로 변경) 건설 계획을 세울 때에도 합강 지역 버드나무 숲과 하중도 그리고 철새 도래지 보호를 위해 다른 강의 보들 보다는 담수량을 현저히 낮추어 현재의 높이로 설정하였다.

또한 행복도시 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전월산과 합강 습지가 강변도로로 절단되었기에 이를 연결하는 생태통로 설치를 제시하였고, 2012년 당시 고속전철 사후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환경단체들과의 협의회에서는 당초 계획이었던 금강변 교각 하단 친수공간 공원 조성을 금강변 경관 보전을 위해 철회한 적도 있다.

개발과 보전 선행 조건이 종합적인 자연환경 생태조사
합강 지역은 구릉지 형태의 산림생태계와 넓은 농경지를 이루는 전이 생태계 그리고 상류로 부터 내려와 퇴적 된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하천생태계를 동시에 이루고 있어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이루는 장소이다.

이런 자연 지형과 조건에 따라 합강은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이 서식하는 장소이고, 생태경관의 우산종인 흰꼬리 수리(멸종위기 1급) 및 큰기러기(멸종위기 2급)가 월동하는 철새 도래지이면서 생물다양성이 아주 높은 생태자원의 보고인 곳이다.

이런 곳에 기 설치된 오토캠핑장은 잘못 된 4대강 사업과 함께 재평가 받아야 할 사업이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수질 보전을 위하여 하천에서 차량 세척이나 농기구 세척을 금지 시키면서 행정기관은 합법적으로 하천 수질 오염 유발을 방치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잘못 된 4대강 사업이 아직 재평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한다면 이는 잘못된 4대강 사업을 용인하는 것이며, 생태적으로 우수한 합강지역을 훼손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2006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사업 개발계획 내 생태네트워크 및 주요 보전지역구상도
바람직한 합강에 대한 접근은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먼저 자연환경조사를 실시하고, 이곳에 가치를 논의한 후 보전과 활용을 결정하는 것이 순리 일 것이다. 현재 합강 인근에는 꾀꼬리봉 등산로 사업, 합강의 태극캠핑장 조성사업 등 많은 사업이 구상중이다. 하지만 정작 합강을 중심으로 한 종합적인 생태환경조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자연환경은 부분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기계 부품이 아니다. 그러므로 많은 문헌과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무엇보다도 세종시의 생태핵심지역인 합강을 중심으로 선행적으로 자연환경생태조사가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임비호, 조치원 출생, 공주대 환경과학과 졸업, 세종 YMCA시민환경분과위원장(현),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세종시 환경정책위원, 금강청 금강수계자문위원,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전), 연기사랑청년회장(전),이메일 : bibo10@hanmail.net



만약 종합적인 자연환경 생태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사업이 진행된다면 필자는 “세종시 환경보전 종합계 획”에서 제안한 “생태놀이터”나 “생태박물관”형식이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공적인 시설보다 자연경관을 보전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합강을 잘 보전하고 관리하여 향후 우리 후손들이 봄철에는 기다란 달뿌리 군락속에서 지저귀는 개개비와 오목눈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가을에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내륙최대의 은빛 물억색 군락의 장관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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