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자식들 아버지, 선도 50년”
“어둠의 자식들 아버지, 선도 50년”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01.11 10: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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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이성원 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사진전도 열어"

         "아이들은 우리나라 미래의 책임자" 큰 인물 되라고 강연 후 큰절 올려

  평생을 거리의 아이들을 비롯해 청소년 선도에 나선 이성원 이사장의 철학은 봉사의 삶이다.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강연을 하고 나서 큰 절을 올립니다. 아이들이야말로 미래에 우리나라를 짊어질 희망이기 때문에 큰 인물 되라고 큰 절을 하지요" 

올해 우리나이로 76세인 이성원 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은 50여 년째 청소년 선도에 심신을 바친 보기 드문 애국자로, 요즘 붕괴된 학교 교육현장에서 한줄기 햇빛같은 귀감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성원 이사장의 삶은 굴곡지고 험난한 한국 근대사의 드라마 그 자체다. 조치원읍 상리 28번지에서 철도공무원인 부친 이영복씨의 3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이사장은 교동초등학교 2학년 때 8.15해방을 맞았고, 조치원중학교 1학년 때 민족사의 비극인 6.25동란을 맞았다.

특히 6.25전쟁 때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고통을 당했다. 이 이사장의 부친은 한국전쟁 당시 철도청 선로보안원으로 근무했다. 전쟁이 일어나자 부친은 철야근무를 해야 한다며 집을 나섰다. 아버지는 그 날 이후로 3개월이 넘도록 소식이 끊겼다. 이후 남은 가족들은 피난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인근 시골로 몸을 숨기고 남의 집 헛간을 전전하며 나물죽으로 근근이 연명했다.

     철도원 부친 한국전쟁때 결사대 조직 군 수송작전에 공로...뒤늦게 유공자증서 받아 

   철로원인  부친 이영복씨가 조치원역에서 작업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당시 중학생인 이성원은 만삭이 된 어머니와 자식을 버린 아버지에 대해 무척 원망했다. 하지만 후에 안 사실이지만 아버지 이영복씨는 전쟁이 터지자 피난길을 마다하고 동료 50명과 함께 결사대를 조직, 최전선 대구역과 동촌비행장까지 선로가설작업을 벌여 한국군 수송작전에 큰 공을 세웠다. 이 공로가 뒤늦게 알려져 부친 이영복씨가 세상을 떠난지 28년만인 2008년 4월 정부로부터 참전유공자증서를 수여받았고, 일반 묘지에 안장되었던 부친의 묘는 국가유공자묘로 이장되었다. 이 이사장은 취재 도중 부친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동아일보에 보도된 호적 만듣어주기운동

이 이사장은 ‘토정비결’로 유명한 토정 이지함 선생의 16대 후손이다. 토정 선생은 조선시대 아산 현감으로 재직 시에 가난한 백성을 위해 ‘걸인청’을 지어 선정을 베풀었다. 그 선조의 피를 받아서인가 이 이사장은 어려서부터 유달리 인정이 많아 불쌍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다. 1960년 1월 5일 이성원씨는 조치원역에서 아버지의 대를 이어 철도공무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역 주위를 맴도는 길거리 아이들을 처음 만나고 다리 밑에서 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돌보게되면서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는 ‘거리의 아버지’ 이성원의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길거리 아이들 위해 자비로 희망원과 직업소년학교 세워 돌보고 가르쳐                  

 경향신문에 보도된 선친의 참전유공자 증서
이성원씨는 61년 길거리의 아이들을 지나치게 돌보 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 부모님의 성화로 서울로 쫓겨 가듯 탄광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됐다. 이때도 지인의 도움 요청으로 야학에서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교사 봉사도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고향에 들렀다가 전에 돌봐주었던 길거리 아이들이 여전히 왕초들의 등쌀에 못 이겨 구걸과 도둑질로 연명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 이때부터 이성원 이사장은 길거리 아이들을 위해 자비로 1964년에 희망원과 직업소년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게 됐다.

그 후에도 아이들을 위해 1965년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과 1966년 가난한 농가의 자녀에게 가축을 보급해주는 가축은행을 운영하였고, 67년엔 철사공작 실기강습 순회교육을 벌이는가하면 69년엔 사단법인 한국사회교육협의회 이사와 수많은 사회운동을 하였다.

이성원씨는 12.12정변 때 혼란한 사회 속에서 허위모략으로 신군부에 의해 대전교도소에 다녀오는 등 처절하게 살아왔다. 그래서 더욱 스쳐가는 주변 사람들이 소중했는지도 모른다.

이 이사장은 93년에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시민운동협의회를 창설하기도 했다. 99년부터 전국NGO연대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고, 현재는 연기군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칠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강연활동을 펼치며 선도교육을 벌이고 있다.

     감동스토리 알려지며 홍익대 학생들이 소장한 역사의 현장 사진전 열어줘 

   연기군민회관에서 열린 사진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보고 있다.  

   조치원에 건립된 희망의 집, 직업소년학교 간판

이 이사장의 이야기와 그가 소장하고 있던 60년대 어려웠던 시절의 사진이 홍익대 사진전공학생들의 눈에 띠어 지난해 11월 19~20일 2일간 홍익대학교 광고디자인학과(Between The Photos) 동아리 주최로 서울시 중구 한빛미디어파크에서 성황리에 열린 사진전에 이어, 지난 12월 27~28일 2일간 연기군민회관에서 '그늘진 곳을 찾아 50年' 사진전이 개최되어 연기 군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전시된 사진 100여 점의 사진 속 삶의 현장은 당시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장면들이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한국전쟁 때 군 수송작전을 도운 철도원 아버지, 눈길끈 신문팔이, 소년과 분양 받은 돼지, 철사수공품 강습, 역주변 아이들 이발하는 날, 신생지역사회학교 졸업식 모습, 희망 4H구락부 토끼와 돼지 기르기, 거리 천사들의 희망의 집, 청소년 상담소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성원 이사장은 “일제 치하에서 태어나 힘들게 자랐고, 한국전쟁으로 비참한 상황을 겪었으며, 4.19혁명과 5.16혁명을 거치면서도 불우한 아이들과 같이 하는 게 행복했었다”며 “어두컴컴한 다리 밑에 찾아가서 얻어먹던 깡통을 버리고 자립갱생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인생의 황혼기인 70대 중반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 이사장의 부인 최정희 여사도 남편의 청소년 사랑에 화답하듯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고, 슬하의 2남2녀도 이웃을 배려하며 오순도순 살고 있다.

    이성원 이사장이 전시회를 마치고 부인 최정희 여사와 기념촬영을 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봉사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멋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의 희망원을 거쳐간 아이들만도 500여 명이 넘는데, 그들이 지금은 거의 다 잘 살고 있어 뿌듯하다고 토로한다. 좌우명이 “바르게 살자”인 이 이사장은 건강비결을 묻자 “열심히 사회봉사하는 거에요, 특별히 운동을 안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요즘 붕괴된 교육현장과 학교 폭력에 대해 묻자 그는 “특정인의 문제만은 아니다”며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로 모든 성인이 책임져야한다”고 역설했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 등 현대사의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웃을 도왔던 이성원 이사장은 인생의 후반전인 지금도 사회봉사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지금도 연락만 오면 기꺼이 학교를 찾아 청소년 선도 특강을 하며 “참다워, 정다워, 아름다워‘등 이른바 ’다워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성원 이사장 손전화(010-3733-8015).

<다워야 운동>
첫째, 참다워
참이란 거짓이 아니고 정말이란 뜻으로서 바른 생각을 하고 바른 마음을 가지고 바르 게 행동해야 되는 것이다.

둘째, 정다워
정이란 서로 친절하고 사랑한다는 뜻으로서 부자지간에 사랑하고 존경하며 형제지간 에 우애가 있고 사제지간에도 사랑과 존경을 하고 친구 간에 우정을 나누며 이웃 간 에도 사이좋게 지내야 되는 것이다.  

셋째, 아름다워
아름답다란 예쁘다 곱다로서 사물이 원만하게 조화되어 감각이나 감정에 기쁨의 만족을 줄만하다는 뜻으로서 어른인 지도자의 지성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여야 하며 학생은 학생의 위치에 서서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받아 미래의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하여 갈고 닦아야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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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2012-02-01 16:39:01
다워야 운동을 펼치신 분이셨네요~~~몰라뵈어서 죄송합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당암리 2012-01-12 13:14:42
조치원에 이런 훌륭한 분이 있습니까.
정말 사회에 귀감이 되시는 군요.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세종 2012-01-12 11:14:23
이성원이사장님
평소존경하고 잇었는데 정말 훌륭하신 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