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심 도시농업 시작할 때다"
"아파트 중심 도시농업 시작할 때다"
  • 송두범
  • 승인 2016.05.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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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 칼럼]작은 채소밭이 농업의 소중함과 도시농업 기반만들어

지난 3일 첫마을7단지에서 도시농업과 관련한 조그만 실험이 있었다. 7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장남과 세종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건강한 먹거리 채소가꾸기”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인 한종구 박사가 채소상자텃밭에 상추, 고추, 토마토, 가지 등 채소 심는 방법을 알려주고, 텃밭가꾸기 책자도 나누어 주어 더욱더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당초 야외에서 계획한 행사였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내려 실내에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우리가 준비한 채소함지박보다 더 많은 입주자들이 신청해와 부득이 추첨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점도 입주민들께는 송구스러운 일이었다.

   첫마을 7단지 아파트의 '건강한 먹거리 채소가꾸기'
이미 시민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세종시는 로컬푸드와 더불어 도시농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책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으로 시민들을 위한 도시농업공개강좌개최, 도시농업 행복한마당 축제(우수텃밭, 미래과학농업전시, 국화심기체험 등), 작은도시농업박람회, 도시농업교육과정 개설을 통한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도시농업연구회 운용 등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세종시농업기술센터가 주축이 되어 추진해 온 것이다.

중앙정부 역시 2011년에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도시농업의 법적기반을 마련하여 2020년까지 전국민의 10%인 500만명을 도시농업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을 정도로 도시농업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활동을 넘어서, 아이들에게는 농업에 대한 관심제고와 배움의 기회 제공, 어른들에게는 치유농업, 일자리제공 등의 다원적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는 기존도시인 읍면지역과 신도시인 동지역이 공존하고 있다. 읍면지역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농업을 접하면서 생활해 왔지만, 동지역주민들 특히 아이들은 우리가 먹는 쌀이 어디에서 생산되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아파트단지 중심의 주거환경은 농업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고 아이들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적 기회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첫마을7단지에서는 6월 초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오리농법의 창시자인 주형로 환경농업단체연합회장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 논화분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논화분 사업은 학교중심으로 추진하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농업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었다면, 아파트내 논화분 사업은 학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농업체험교육을 수행함으로써 아파트 단위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희망한다.

아이들의 손으로 여름에 직접 모를 심고, 가을에 벼를 수확하여 탈곡하기까지의 과정을 관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도시에서 체험할 수 없는 자연공부이고, 어른들에게도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비록 제한된 고무함지박 속에서 자라는 벼이지만, 우리의 주식인 쌀 한톨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자는 것이다. 라면, 빵 등 수입산 밀가루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에게 쌀 한 톨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벼를 직접 키우면서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소중한 기회인 것이다.

   도심속 논학교의 고무함지박에서 자라는 벼
첫마을7단지 아파트 내에서 고무함지박을 통해 채소를 키우고, 벼를 재배하는 작업은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작은 일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세종시 농업기술센터 이현학 과장은 “세종시에서는 도시농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향후 아파트 입주민들의 농업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기 위해 공동주택에도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을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은 향후 아파트 단지도 세종시의 도시농업정책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물론 채소 및 벼함지박 몇 개로 모든 도시농업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다로 흘러가는 강도 처음에는 산골짜기 작은 샘에서 출발한다. 아파트 단위에서 시작하는 작은 채소 및 벼함지박이 거대한 도시농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종시청(농업기술센터), 농민생산자단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입주민들의 도시농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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