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놈, 못난 놈, 버리면 훌륭한 사람”
“잘난 놈, 못난 놈, 버리면 훌륭한 사람”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6.05.01 18:1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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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림스님 세 번째 붓글씨 나눔잔치 전국에서 찾아와 성황이뤄

“‘더 겸손하게 마음 길을 열고’ 화두 삼아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자”

경원사 효림스님이 올해로 세번째가 된 '붓글씨 나눔잔치'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스님이 정성껏 쓰신 붓글씨를 받아서 행복합니다. 나눠서 행복하고 받아서 행복하듯이 나도 앞으로 무엇을 나눌까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세종시민회관 2층 전시실에서 30일 열린 제3회 효림스님 붓글씨 나눔잔치에 참석한 40대 남성의 소감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인터넷으로 효림스님 붓글씨 나눔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세종시까지 찾아왔다.

세종의 소리, 세종민예총,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경원사신도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전의를 디자인하는 사람들(대표 윤은실)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윤은실 대표의 사회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공식행사가 열려 시낭송과 인사 등으로 교류를 나누었다.

올해 붓글씨 나눔잔치를 위해 효림 스님은 지난해 행사 이후 틈틈이 준비해온 작품 100여 점을 배접(褙接)된 상태로 전시장에 내놓았다. 이날 세종시와 경기도 파주, 성남 등 전국에서 온 150여 명은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스님의 글씨를 찜하여 선착순으로 이름표를 붙인 후 무료로 가져갔다.

 82세의 할머니가 스님이 쓴 좋은 구절을 선물 받고 즐거워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온 이순희 할머니(82)는 “지난해에도 스님의 좋은 글씨를 받아 너무 감사했다”며 “오늘도 좋은 글씨를 받아서 표구해놓고 가보로 남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효림 스님은 인사말에서 “올해는 ‘더 겸손하게 마음 길을 열고’라는 말을 화두로 잡아 행사도 매우 소박하고 단순하게 치렀다”며 “내년에는 선화(禪畵)를 더 많이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효림 스님은 지난해와 달리 서체가 다양해져 정자(正字) 위주의 서체에서 탈피, 흘림체가 더러 섞여있고 한글 전용에서 한자 병용의 글씨도 많아졌다. 또한 짧은 문장에서 장문의 시 같은 대작도 있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

효림 스님은 “수행자로 글씨를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수행에도 좋은 것을 느끼게 된다”며 “글씨를 통해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걸 알리고 그 속에 이 시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담아내고 싶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장에 걸린 효림 스님의 100여 점의 작품에는 치열한 수도승의 고뇌가 담겨있었다. ‘회초리’만을 그린 아주 단순한 선화에서부터 스님이 직접 쓴 장문의 시까지 작품 하나하나에 구도자의 번뜩이는 화두가 녹아 있었다.

그중에서도 “못난 놈이 못난 놈 생각을 버려야 잘난 놈이 되듯이 잘난 놈도 잘난 놈 생각을 버려야 진짜 잘난 놈이 됩니다. 잘난 놈 못난 놈 모두 버리면 비로소 훌륭한 한 사람입니다”와 “相, 인간의 마음속에 욕망만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 섬기는 우상이 있다”라는 구절이 눈에 띤다.

 전국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 형식을 배제한 즐거운 개막식을 열고 있다.  
은진 임씨의 종손으로 태어난 효림 스님은 어려서부터 선비 집안에서 묵향과 인연이 되어 붓글씨를 쓰게 되었고, 불가에 출가하여 68년에 소천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그 뒤 해인사, 봉암사, 송광사 등의 제방 선원에서 수십년 간의 안거를 가졌다. 실천승가회 종단개혁위원장과 불교신문사장을 역임하고 파주 보광사 주지 등을 거쳐 5년 전부터 세종시 전동면 동막골길 234-29에 위치한 경원사(☎전화 044-863-8844)에서 주석하고 있다.

효림 스님은 스승이나 글씨법첩을 보고 제대로 배운 붓글씨가 아니고 정성을 들여 자신만의 독특한 선필을 쓴다. 그래서 단순하고 소박한 뜻이 잘 전달된다. 사람들을 힐링시켜 주는 좋은 글귀를 서예라는 예술로 한지에 담아 무주상보시를 베푸는 효림 스님의 정성이 붓글씨 나눔잔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거듭하고 있는 까닭이다.

 전시회를 주관한 윤은실 전의를 디자인하는 사람들 대표가 사회를 보고 있다. 

 경기도 파주 등에서 온 내빈들과 효림 스님이 기념사진을 한 장 남겼다.

 전시회를 위해 애쓴 이윤순 경원사 신도회장에게 스님이 감사의 표구 선물을 전달했다. 

 전시회 개막식에 앞서 참석한 사람들이 잠시 명상에 잠겨 있다. 

 못난놈 잘난놈 

  상

 

 

 

 

 

 

 

 

 

 

 

 

 

 

 선한 마음
  욕망

 

 

 

 

 

 

 

 

 

 

 

  시

 한 여성이 자신이 찜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동천 시를 낭송하고 있다. 

 항상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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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운 2019-10-17 2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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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요 2016-05-19 14:28:48
효림스님...좋은일하십니다.허지만.정치에도혹시관여는안하셨는지요?
특정후보를위해열심이뛰셨다는말도있지요.

임헌표 2016-05-18 00:15:03
신 도성 친구님 세종에 다녀갔구랴.... 담에 올때는 연락하고 오시구랴.

윤은실 2016-05-03 06:55:49
신도성기자님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임효림큰스님 붓글씨 나눔잔치가 성황리에 마칠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