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으로서 당연한 결정이었지만 세종시당만의 특수한 상황이 고의원이 행보를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당원으로서 원칙을 지켰지만 정치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20일 오전 11시 세종시의회에서 그를 잠시 만났다. 고의원은 “민주당의 당원으로서 여러 번 공천을 받아 당선된 만큼 당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며 “판단과 결정을 제가 했기 때문에 책임질 일도 없지만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 의원과 일문일답이다.
- 문흥수 후보를 지원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
“저는 민주당 충남도당에서 총무국장을 한 당직자 출신이고 당으로부터 세 번씩 공천을 받아 당선되었다. 개인적으로 이해찬 의원을 따라가는 게 맞지만 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당의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 공천배제되기 전 이해찬 의원이 당을 이끌었다. 그리고 고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이 의원을 따라갔다. 남는 게 힘들지 않았나.
“다른 분들과 가치관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달랐다고 설명할 수 있다. 좀 전에 얘기한대로 세 번 공천을 받아 두 번은 당의 이름으로 당선된 당직자 출신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
- 결정에 후회는 없는가.
“아시다시피 결정에는 합리적인 것이 있고 손해 보는 것도 있다. 이 결정은 현실적으로는 손해 보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명분과 원칙이 결정의 배경이 됐다.”
- 선거 이후 불이익이나 선거 이후 당내에서 ‘왕따’ 같은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불이익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대신 있다고 하더라도 제가 결정한 부분은 제가 책임을 지겠다.”
- 당시 당에서 별도 지시가 있었나.
“중앙당에서 지시는 없었다. 전국 시도의원에게 당의 후보를 도와서 선거운동을 하라는 단체문자는 있었다.”
- 향후 세종시당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아직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흥수 후보가 시당위원장 직무대리를 하니까 사무처장과 중앙당과 협의해서 깨진 당을 추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 후보가 당 재건에 나선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 이해찬 의원이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마찰이 있지 않을까.
“그 부분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문흥수 후보와 이 의원 간에 협의가 필요하다.”
- 선거과정에서 이해찬 의원이 문흥수 후보에 대해 표적공천이니 자질부족 등을 거론할 때 그 쪽 캠프 분위기는 어떠했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저의 경우 선거운동을 하면서 타 후보를 비방하거나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다만 우리당 공천을 받았으니 투표해달라는 정도로 얘기했다.”
- 후반기 의장 선거에 캐스팅 보트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직 의장 선거가 멀었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 동네 분들이 나를 보고 찍은 사람도 있고 민주당을 보고 찍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분들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고 의원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정치적인 득실은 나중에 나올 것이라는 말과 함께 “제가 판단하고 결정한 문제니까 후회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