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표가 당락의 변수다
숨은 표가 당락의 변수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4.0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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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신도시 표심, "어느 곳으로 갈까"

   세종시 총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경쟁하고 있는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와 이해찬 무소속 후보간의 당락의 변수는 신도시에 숨어 있는 표심의 향방에 달려있다.
신도시 숨은 표가 변수다.  

세종시 총선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경쟁을 거듭하면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표심이 당락에 변수가 되고 있다.

수성(守城)에 나선 무소속 이해찬 측이나 창업(創業)을 노리는 새누리당 박종준 등 각 후보 진영에서 신도시에 숨어있는 표 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법상 문제 여부를 떠나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선거 결과와 일치된 적은 거의 없었다. 특히, 지역에서 이뤄진 일부 조사는 투표일 하루 전까지 압승을 예상됐던 후보가 많은 표차로 낙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종시 여론조사가 빗나가는 이유는 신도시 특성 때문이다. 인구 13만 명에 유권자 8만 4천여명인 이곳은 평균 연령 31.4세로 젊은 도시이다. 그리고 공무원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장년 이상 층에 비해 낮다. 게다가 신도시에는 유선 전화가 적고 공무원이 많다보니 정보 노출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만들고 있다.

더구나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공직자들의 여론조사 거부 현상은 일반화되고 있다. 유선 전화가 적은데다가 응답률이 낮은 야당 성향의 젊은 도시, 신도시는 그래서 세종시 총선 판세 분석에 블랙 홀(Black hole)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몇 차례 치러졌던 선거를 통해 신도시의 표심을 유추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 세종시 선거는 전형적인 ‘여촌야도’(與村野都)였다. 이번에도 같은 현상을 보일 게 틀림이 없다. 여권은 읍면, 야당은 신도시 지지다.

초대 시장 선거에서 이춘희 시장은 신도시에서 70%, 이해찬 국회의원 74%,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66%, 지방선거에서 이춘희 시장 77% 등 70%이상 몰표를 받았다.

선두를 다투는 박종준, 이해찬 후보 진영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상황변화를 내세워 신도시에서 선전, 또는 압도적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박종준 후보 측은 일단 후보 자체의 경쟁력이 신도시에서 먹힐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경찰대학과 행정고시 출신, 그리고 경찰 간부와 대통령 경호실 차장을 역임했다는 이력이 보수성향의 신도시 주민들이 찾는 여권 후보라는 것이다. 유력 후보 둘을 제외한 후보들이 전체의 약 15% 정도 가져가고 85% 중 박종준 후보가 33%, 이해찬 후보가 51%를 획득하는 4대 6 구도가 되면 승리한다고 보고 있다.

또, 신도시에서도 ‘일여다야’(一與多野라)는 총선 판도가 인해 지지세의 변화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해찬 후보의 4년 간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공주, 대전 등 인근 도시에서 이주해온 보수성향의 주민, 그리고 공직자 가운데 50대 이상 안정 희구 세력 등을 내세워 역대 선거처럼 끌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반면 이해찬 후보 측은 일방적인 우세를 장담하고 있다.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우리가 승기를 잡았다”고 발표할 만큼 압도적인 승리를 자신했다. 박-이 대결에서 득표율은 70-80%로 분석했다.

   총선 막바지에 이르면서 두 후보는 7일 금남면 용포로에서 오전, 오후로 나눠 유세전을 벌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 또는 두 자리 숫자로 뒤지고 있지만 이는 신도시 지지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테러방지법통과로 공직자들의 몸 사림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숨은 표는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또, 세종시 기획자로서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신이 적임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 ‘정무적 판단’이라는 애매한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되었지만 국무총리와 당 대표, 그리고 6선의 관록이 행정의 맥을 짚으면서 지역 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박종준 후보가 이해찬 후보를 근소하거나 또는 두 자리 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조사 방식과 대상에 따라 들쑥날쑥이다. 이 후보 측은 무선전화를 여론조사에 10%씩 반영할 때마다 지지율은 3%씩 오른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

안개정국 속에 빠진 세종시 총선.
여론조사가 결코 맞지 않았던 이 지역 표심을 이번에는 제대로 잡아내었을 지가 궁금하다. 신도시와 구도시의 갈림 현상이 분명해지는 이번 선거에 숨은 표가 당락에 변수가 되는 건 분명하다. 다만 그것이 판도를 뒤바꿀만큼 결정적일지는 미지수다. 선거가 끝나기 전에 예단을 위험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신도시 표심은 금강의 안개마냥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한편, 세종시 관련 언론사별 두 후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3월 25일 MBN은 박종준 32.7%, 이해찬 28.8%, 한국일보(3월29일) 박 35.4%, 이 26.9%, 중앙일보(3월30일) 박 31.7%, 이 29.1%, SBS(4월2일) 박 42.9%, 이 28.0%, KBS(4월3일) 박 34.4%, 이 31.1%, 서울경제(4월3일) 박 37.4%, 이 30.0%, YTN(4월4일) 박 34.3%, 이 32.3%, 동아일보 (4월4일) 박 35.7%, 이 30.6%, 대전일보(4월5일) 박 33.4%, 이 29.9% 등으로 이해찬 후보가 한 번도 앞서지를 못했다. 위의 선거 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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