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고생, 굴욕 감수해야
성공하려면 고생, 굴욕 감수해야
  • 임영호
  • 승인 2016.02.26 09: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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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칼럼]애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참으로 많은 것 가르쳐 주는 책"

   국부론의 저자 애담 스미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
행복하고 좋은 삶이란 어떤 것 일까 하는 문제는 보통 철학이나 종교에서 해결책을 내놓다. 그런데 상식과 달리 돈과 관계있는 경제학자가 이런 명제를 가지고 고민했다면 좀 생뚱맞다고 할까. 그 사람은 바로 경제학의 창시자이며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국부론(國富論,The Wealth Of Nations, 1776) 의 저자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이다.

행복에 관한 스미스의 저서인 ‘도덕 감정론’(道德 感情論,T 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1759)을 읽었거나 들어 본 사람을 찾기란 마른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렵다. ‘도덕 감정론’의 첫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아주 이기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기본 바탕에는 선한 본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 예기치 않은 반전이다. 그는 인간의 욕심과 행복을 함께 거론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러셀 로버츠(Russell Roberts)교수는 애덤 스미스의 출세작 ‘국부론’보다 앞서 집필한 ‘도덕 감정론’을 우연히 읽었다. 그는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 흥분할 정도로 감동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원본 ‘도덕 감정론’은 예스러운 문장으로 21세기 사람들에게는 읽기가 부담스러워서 책의 주옥같은 내용을 '내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읽기 좋게 풀어서 책을 펴냈다.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스미스의 이야기의 전제는 새롭게 ‘이기심’을 정의하는 것이다. 사람은 이타적인 행동과 이기적인 행동이 있다. 수많은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들이 겪는 커다란 고통보다 손가락이 다친 것 같은 나의 작은 고통에 더 격렬하게 반응할 정도로 인간은 이기적이라 한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은 경우지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쓴다는 것이다.

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주인공 장발장은 탈주자 신세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와 꼭 닮은 사람이 체포되었고 그 사람이 장발장을 대신해 오랫동안 갇히게 되었다. 장발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오는 순간이지만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지?”
“그래,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그렇다고, 내가 나 자신만을 위해도 되는 것일까?"

스미스는 인간의 도덕성은 타고 난다는 견해 쪽이다. 이런 도덕성은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반감을 경험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공정한 관찰자'를 상상하게 된다. 나 자신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공정한 관찰자'를 자주 떠 올릴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럴 때 인생의 평온함과 침착함, 행복까지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을 위한 새로운 우선순위
스미스는 명예나 재산을 추구하는 삶에 열광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행복이란 감정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부터 생겨난다. 물론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존경받을 만하고, 고결하고, 나무랄 데 없고, 친절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면 우리는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다.  

   도덕감정론을 가지고 다시 만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이와 반대로 스미스는 ‘위험한 칭찬의 함정’을 지적한다. ‘전략적 아첨’에 속지 말고 자신을 솔직하게 대면하라고한다. 가장 거부하기 어려운 것은 스스로에게 건네는 칭찬이다. 개인의 이익이 걸려 있으면 더하다.  '나는 나의 민낯을 정직하게 본다.‘ 이런 믿음은 어쩌면 자기기만이다. 자기기만은 솔직한 자기인식보다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정한 관찰자’를 상상하지 않거나 상상할 마음조차 없고, 아니면 사랑스러워지는데 관심자체가 없다. 이 만큼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려는 인간의 욕구는 반대의견을 묵살해버릴 정도의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잘되는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거나 부유해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속적인 부와 명예는 피하기 힘든 매력을 발산한다. 이 두 가지가 결핍됐을 때 과연 진정 행복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든다. 스미스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는 우리 삶을 만족시킬 도구들을 이미 모두 가지고 있다. 삶의 기본적인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이탈리아 반도를 정복할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 내면의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마음속 ‘비열한 생쥐’를 짓눌러야한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음미하고 즐기는 기나긴 여정’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끈질긴 욕구, 즉 야심이 우리를 삼켜 버릴 수 있다."   

스미스는 부유하고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유와 편한 함, 근심걱정 없는 안전함은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고 애기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고생, 걱정, 굴욕까지 견뎌 내야한다. 

아울러 세인의 관심은 유명인에게 있어 ‘끔찍한 마약’인 것이 분명하다. 일상이 주는 즐거움에 만족할 리 없다. 페달에 일단 발을 올리고 나면, 멈추지 않고 계속 밟아야 하니까. 

스미스는 '궁정에서의 화려한 노예생활'을 하지 않기 위하여 '야심의 소굴'로 절대 들어 가지마라고 한다. 대신 이렇게 조언한다.
"내가 좋아하고 존중하는 일을 하고, 그렇게 일해서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하라 그 외에 모든 것은 '뜻밖에 얻은 횡재'로 생각하고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이다." (P 159)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법
이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위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에 공감되거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나만큼 슬퍼하기를 기대하는 대신 내 슬픔을 조금 낮추는 것이다. 원래 있던 톤을 반음 내려야 한다.  

상대가 작은 성공을 거두면 나도 함께 좋아한다. 그러나 상대가 갑작스럽게 크게 성공하면, 내가 기뻐하는 데 다소 힘이 들 수 있다. 따라서 큰 성공에 대해서는 그 기쁨이 너무 큰 까닭으로 가장 친한 친구나 가족하고만 그 기쁨을 나눈다. 사람이란 기쁨이 작을수록, 슬픔이 클수록 더 쉽게 더 빨리 공감하는 것이다.

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스미스는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더 훌륭한 방법으로 ‘미덕을 갖춘 삶’을 권했다. 그 미덕은 ‘신중’, ‘정의’, ‘선행’이다. ‘신중함’이란 건강과 돈, 평판 등 인생과 연결된 모든 것들을 현명하고 진지하게 보살핀다는 의미이다. 이들은 삶에 대한 품위를 잃지 않는다. 신중한 사람이 되기 위한 스미스의 조언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 는 것이다.

‘정의’는 무엇을 뜻할까? 나쁜 짓을 하지 않는 미덕을 말한다. 남을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공정한 관찰자'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스미스는 ‘정의’의 원칙을 지킬 때는 아주 엄격하고 정확하게 지키라고 조언한다. 어떠한 예외나 수정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가정한다.

‘선행’의 원칙이란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한다는 의미다. 주위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선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것은 탁월하고 고상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필요한 원칙과 같이 애매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모호한 원칙이라도 있어야 그나마 지키기가 덜 어렵다. '공정한 관찰자'의 외침을 듣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스스로 경계하면서 선행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경제학자 애담 스미스가 최근 들어 중요한 강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젊은 층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사진은 EBS 강의 화면 캡처>
불확실한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스미스는 수많은 결함과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거듭 하고 있는 이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 우리 각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시할 정도의 미미함 들이 모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타인이 자신의 행동을 인정해주면 기쁨을 느끼고, 타인이 자신의 행동에 반대하면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그저 최고의 남편, 최고의 엄마, 최고의 이웃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작은 걸음도 매우 중요하다. 천박하지 않은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의 조용한 행동과 결합하면 신뢰와 친절, 존중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조용하지만 위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여러 가지 미덕이 우리 인생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양심에 기반을 둔 선택이 중요하다.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
스미스가 가장 경멸한 것은 시스템에 갇힌 사람이었다. 몽상가는 가장 위험한 인물이다. 스미스는 복잡한 이 세상에서 각자는 특정한 욕구와 꿈이 있음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간섭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이다. 이솝 우화에 나온 ‘태양과 바람의 대결’을 기억하라. 국가와 사회라는 체스판보다 작지만 더 훌륭한 일상을, 그 소소한 목표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우리를 위한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조언이 있다.
‘도덕 감정론’은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이웃처럼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반면 ‘국부론’은 모르는 사람들과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에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하이에크(Friedrich hayek,1899~1992)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가족생활처럼 만들고 싶어 한다. 가족의 평등한 문화를 사회전체로 확대하려 한다. 이 시점에서 ‘독재’가 나타난다. 우리는 정치적 유력자들에게 부모와 같은 존재와 안전을 갈망한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우리의 그런 열망을 악용한다. 스미스와 하이에크는 이런  위험성을 경고했다. 국가와 정치지도자는 우리를 자식처럼 사랑해주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스미스의 놀라운 지혜를 보았다. 그는 인간의 ‘이기심’이 개인의 일상에, 그리고 사회현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논리적으로 주장했다. 이기심의 철학이다. 그는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경제 현상과 자본주의 본질도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이 자칫 행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사람

 
     
 
 
임영호, 대전 출생, 한남대, 서울대 환경대학원 졸업, 총무처 9급 합격, 행정고시 25회,대전시 공보관, 기획관, 감사실장, 대전 동구청장, 18대 국회의원, 코레일 상임 감사위원(현),이메일: imyoung-ho@hanmail.net
들은 유명해지거나 부유해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지만 자유와 편안함, 근심걱정 없는 안전함은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 더욱이 세인의 관심은 유명인에게 있어 ‘끔찍한 마약’ 이기에 일상이 주는 즐거움에 만족할 리 없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정치인 출신이 '야심의 소굴'인 정치에 발을 들여 놓으면 계속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처럼 '궁정에서의 화려한 노예생활‘과 같은 고통받는 신세가 된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꼭 나에게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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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맘 2016-03-03 07:50:14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독서 안내에 많은 도움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