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쟁, ‘삼팔선에다 육이오요’
취업전쟁, ‘삼팔선에다 육이오요’
  • 조병무
  • 승인 2016.02.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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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칼럼]평생직장 사라져 작은 씨앗 소중히 여기는 자세 필요

   취업이 과히 전쟁이라고 표현되면서 '낙바생', '삼팔선','육이오' 등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고속도로가 항상 빠른 것은 아니다. 정체가 심하면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 천안에서 근무 할 때다. 주말에는 국도를 이용하여 대전에 온다. 이유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고속도로가 막혀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젠 국도도 고속도로 이상으로 시설을 잘 꾸며놓아 운전하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2%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10.6%)와 여자(7.8%) 모두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다.작년 취업자는 2593만6000명으로 이는 전년보다 33만7000명 증가한 수치로 그전 조사에서 나타난 규모(53만3000명)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다.

2010년 32만3000명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작년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3%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고, 2010년 58.7%를 나타낸 이후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고, 실업률은 3.6%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굳이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대낮에 등산복 차림의 젊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시외로 나가는 길목에 낚시점들이 하나 둘 늘어가는 것을 보면 피부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신조어와 취업란

여기에 극심한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대학가에는 취업과 청년실업의 실태를 조소하는 갖가지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다.‘낙바생’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 했듯이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졸업 예정자를 뜻하는 신조어이고, 신규 구직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을 4년에 졸업하지 않고 학교에 머무는 대학 5년생을 ‘대5’라고 부른다.또 전공과목 외에 토익이나 취업강좌 등의 강의를 찾아다니는 ‘강의 노마드족’, 학업과 창업의 이중생활을 겸하는 ‘더불 라이프족’이 캠퍼스를 누빈다.

연휴 때 고향 방문 등을 하지 않고 ‘0.5배’의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점오배족’과 편입학을 거듭하며 몸값을 올리는 ‘에스컬레이터족’ 등도 대학가에서 새로 모습을 보이는 부류들이다.모두가 고용 없는 성장에 힘겹게 일자리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죽어나는 모습이다.

삼팔선과 육이오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일까?경기침체에 따른 장기 불황이라 하지만 보다 깊게 생각해 보면, 지식 정보사회의 도래(到來)라고 말할 수 있다. 자동화 기술(automation)의 발달로 인한 작업현장에서의 인력 감축과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의 눈부신 발달로 사무현장에서의 인력급감이 주원인이 되고 여기에 작업프로세스를 통합하고(reengineering), 계층을 단축(downsizing)하면서 자연스럽게 필요 인력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며 남성들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졌고, 여성들의 경우 과거 결혼하면 퇴사라는 등호가 이젠 전설로 되어버린 요즈음이고 보면 여성들의 신규 채용도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러한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는 취업환경을 변화시켜 ‘대학졸업은 실업’이라는 유행어까지 탄생하는 실정이다.

급기야 철 밥통으로 여겨지던 평생직장의 개념도 사라지게 만들었다. 세간에 삼팔선(38세에 퇴직여부 선택)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육이오(62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오적)란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음은 바로 이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취업대란(就業大亂). 누가 보아도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속도로가 정체되면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다시 말해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이는 법이다.사회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인데 생각은 아직도 아날로그면 문제가 생긴다.

“할 것 없으면 장사나 하지?”

어림없는 이야기이다. 철저한 사전 경험과 준비가 없으면 백전백패(百戰百敗)다. 요즈음 창업현장을 보면 고학력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많다보니 여간 준비해서는 초반 탈락이 예사이다. 업종에 맞는 입지가 괜찮다 싶으면 이젠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창업을 한다. 최근 충남 H시의 경우 좋은 길목은 서울 사람들이 차지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관계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고 한다.

서로 돕고 지내던 오순도순 하던 정감이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는 만나도 장사에 관한 이야기는 서로가 다함께 함구라고 한다. 이토록 창업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취업이 않되면 그때 가서 창업해도 되지 하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업종의 라이프 싸이클이 매우 짧아져서 잘될 때 또 다른 대비를 해야 하는 등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중도 탈락한다.

창업도 젊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최근의 창업 환경은 젊은 사람들이 유리 한 면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여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한다. 세상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기회를 잡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안 되는 곳에 계속하여 힘을 낭비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다. 세상에는 늘 최선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 여건을 조사하여 차선책을 찾으면 된다. 다시 말하면 취업이 어려우면 창업을 길을 택하면 된다.

80학번의 대졸자로 부인과 함께 D시 지하상가에서 액세서리점을 오픈 하여 이제는 탄탄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C사장의 경우 졸업초기에는 직장에 다니던 친구들이 그토록 부러웠는데 지금은 재벌그룹에서 잘나가던 친구들이 구조 조정을 당해 오히려 창업에 관해 물으러 오는 것을 보면 세상은 끝까지 살아 봐야 안다는 선현들의 말씀이 꼭 맞는다고 말하며 내 사업의 재미를 흥겹게 말한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평생직장도 사라진 마당에 일찍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지혜로운 일인지도 모른다. 취업이란 좁은 문턱에서 기약 없는 대기자로 시간을 보내느니 창업이란 넓은 광야에서 내 기개를 펼치는 것이 훨씬 빠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 알의 씨알이 처음엔 보잘것없이 보이지만 커다란 열매로 변하는 것과 같이 현대라는 거대한 대기업도 작은 쌀가게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우린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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