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고 의로워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어질고 의로워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김장수 유성태극무술관장
  • 승인 2016.02.16 14:2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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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무인들, 공맹고도(孔孟古都) 가다 <8> 맹부(孟府)

공자가 노자에게 도를 묻는 전설적인 상 앞에서 무술의 한 동작을 시연한 필자
맹부(孟府)는 관청이다. 맹묘 후문 양기문(養氣門)을 나와 직선거리로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맹부(孟府)가 있다. 그 규모는 너무 작아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할 것으로 보여 진다. 그렇지만 내용을 보면 아기자기한 멋과 있을 것은 다 있는 게 맹부(孟府)이다. 주변이 큰 것에 비해 갑자기 규모가 작다보니 조금은 왜소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맹자(孟子) 역시 2,500여 년 전 사람이다.

맹부(孟府)를 아성부(亞聖府) 또는 맹택(孟宅)라고도 하며 이곳은 송(宋)나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공부(孔府)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을 다스리는 관청이었는데 이곳 맹부(孟府)는 조정으로부터 정7품을 하사 받았다. 그 규모는 작지만 공부(孔府)와 비슷하다. 아성부(亞聖府)를 둘러보고 그 다음은 이문(二門)이 나온다.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의문(儀文) 나오며 그 곳을 통과하면 대당(大堂)이 나온다. 이 대당(大堂)을 칠편이구(七篇貽矩) 즉 이곳이 맹부(孟府)의 핵심이다. 첫 문(門)인 대문(大堂)에서부터 대당(大堂)까지를 예문의로(禮文義路)라 한다.

 맹부 앞에서 이번 방문단 일행은 맹자님을 추모하면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맹자의 사상은 인의설(仁義說)라 할 수 있다. 공자의 인(仁)과 자신의 의(義)를 합한 것이 아마도 인의설(仁義說)인가 싶다. 이곳 맹부의 중앙통로를 예문의로(禮文義路)라 한 것은 공자의 사상을 이어진 것과 스스로 아성표현이 잘 나타내는 곳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 맹자는 공자의 예를 맹부(孟府)(또는 맹택(孟宅))를 예문의로(禮文義路)로 적용하였다. 따라서 그의 인의(仁義)에서 왕도(王道), 민본사상(民本思想)이 어떻게 보면 공자의 사상을 계승한 것처럼 보여 지는 곳이 바로 이곳 아성부(亞聖府)라 할 수 있다.

대당(大堂)을 둘러보고 나오면 뒤편에는 세은당(世恩堂)이 있다. 이곳 세은당은 대당과 마찬가지로 맹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세은당(世恩堂)은 맹자의 후손들이 생활의 공간으로 사용하였다. 맹자 이후 맹씨의 후손들은 한림원 오경박사의 작위를 명(明)나라 때부터 세습을 시작하여 맹자 74대 후손 맹번기(1907~1990 孟繁驥)를 끝으로 중국의 근대사 혼란기인 1949년에 그의 가족과 함께 대만으로 떠나기 전에 사용했던 물건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맹자의 교육사상을 전시해놓은 사서루 앞에서 맹부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세은당(世恩堂) 뒤로는 사서루(賜書樓)가 있다. 이곳 사서루는 명(明)나라 때 세워진 곳이며 명(明) 황제가 직접 하사한 곳이다. 사서루(賜書樓)는 맹자의 후손들이 가장 아끼는 곳이며 이곳에는 맹자와 관련된 서화와 서적 등을 잘 보관하고 있다. 사서루 뜰 앞에는 300여 년이 넘어 보이는 이팝나무가 있으며 꽃이 하얗게 필 때면 그 향은 만리까지 가며 떨어지는 꽃잎은 마치 눈이 내리는 것 같다고 한다.

사서루(賜書樓)를 뒤로 하고 주변을 보는 순간 맹부양생당(孟府養生堂)이라는 곳이 있어 둘러보았는데 오래된 건물을 현대에 맞추어 현판과 내부시설을 꾸며져 있었다. 현재 맹부양생당(孟府養生堂)은 맹자 관련서적과 기념품 등을 파는 곳이며 한쪽 옆에는 양생수련(養生修練)법의 자세 동작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맹자 때부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사서루 뜰 앞에 300년이 넘은 이팝나무가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내가 보는 맹자의 사상은 인의설에서 성선설과 왕도정치에서 양생론까지 있는데 양생론이 오늘날에는 건강수련까지 이어졌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오늘날 양생론 또는 양생공에 대해 설명을 해본다.

오늘날 양생론(養生論)은 사람의 건강을 한의학적 기초이론에서 우주만물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양생공(養生功) 역시 양생론(養生論)의 바탕을 두고 심신수련법(心身修練法)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무술(武術)과는 좀 다른 법이며 무술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양생공(養生功)을 기공법(氣功法)이라 하여 무공(武功)을 높이는데 필수적이라 하겠다.

흔히 중국철학 기반사상의 바탕을 음양오행 팔괘라 한다. 만약에 공자가 양이면 맹자는 음이다. 노자가 양이라면 장자는 음이다. 유가(儒家)에서 공맹을 논하고 도가(道家)에서는 노장을 말한다. 하지만 음양이 오행으로 가기 전에 삼재, 사상, 오행으로 이어져 육합에서 칠성 팔괘로 계속 이어지는데, 우리들은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공맹만 알아도 순자를 모르면 유가의 비판에 대비가 부족하고, 노장만 알아도 열자를 모르면 도가수련을 하지 못한다.

이곳 맹부에서 눈으로 보는 곳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행을 안내하던 가이드가 “공림(孔林)을 보았으면 맹림(孟林)은 보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태산(泰山)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태산으로 가는 버스에서 ‘맹자왈 공자등동산이소로 등태산이소천하(孟子曰 孔子 登東山而小魯 登泰山而小天下: 맹자의 말씀에 공자가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으며 태산에 올라서는 천하가 작다고 여기다).’ 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에문의로의 현판이 맹자의 인의론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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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2016-02-22 22:29:56
맹부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역사성애대한 해석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맹자와 공자의 사상이 태극권과 깊은 연관성을 연결해 나가는 논리전개가 매우 흥미 있습니다. 태산에서의 이야기가 매우 기대 됩니다.

공맹자 2016-02-19 19:27:54
관장님의 풍부한 지식에 대한 설명이 아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오쩡이 2016-02-19 18:52:20
맹부에 대해 좋은 설명과 적절한 기대감으로 나중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쿵후사랑 2016-02-19 18:00:53
직접보고 느낌점을 무술가 입장에서의 글 잘보았습니다.

양성진 2016-02-19 13:40:53
맹자의 철학과 역사, 양생, 기공에 이르기까지 아우르신 글을 보니 맹부의 향기가 저에게까지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