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혼자아닌 같이 키우는 것
우리 아이, 혼자아닌 같이 키우는 것
  • 강수인
  • 승인 2016.01.31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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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칼럼]아이는 소유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변화가 먼저

 

   아이들 시낭송회장 주변의 모습으로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어른돌의 모습이 이주 자연스럽다.

“아빠를 혼내 주세요”.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어느 아이의 한마디.

 

배고픔과 폭력에 못 이겨 탈출한 11살 여자 아이가 아빠를 꼭 처벌해 달라며 한 이야기란다. 지금은 치료를 받아 체중도 늘고 어느 정도 안정도 찾아 겉으로는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하지만 그동안 쌓인 두려움과 공포, 외로움은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제대로 회복될지 걱정이다.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늦으나마 초등생 장기결석에 대한 실태파악에 나섰는데 이번엔 더 끔찍한 사건으로 온 국민을 몸서리치게 했다. 보통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잔혹함을 넘어서기에 입에 담기도, 글로 표현하는 것도 주저된다.

40여 개월 동안 장기 결석했는데도 아무도 끝까지 찾지 않았다. 부모로부터의 폭행에 내몰려 차디찬 냉장고 시신으로 밖에 갈 수 없었던 막막했던 상황을 상상하면 아이의 울부짖음이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누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사실 남의 집 가정사라고 둘러대며 모른 척 지나치는 게 익숙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까지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떳떳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학대와 폭력은 대물림 된다. 보통 남자는 53%, 여성은 64.4%가 폭력이 대물림 된다고 한다. 또한 자녀 학대와 폭력의 80%가 친부모로부터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 통계수치에서 아이를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고 얼마나 무시하며 가볍게 여겨 왔는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가정 폭력에 대한 문제를 가정 문제로 치부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의 굴곡도 많았고 그 속에서 수많은 시련을 겪은 민족이다. 상처가 많아서인지 언어폭력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고 그걸 문제 삼는 것이 오히려 이방인 취급을 당하곤 한다.

   친구의 생일파티 초청장인데 파티의 프로그램과 음식의 종류, 언제 어디에서 만나고 끝나는 시간은 언제라는 등의 내용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상대방의 고통쯤은 보다 큰 인물이 되기 위한 성장통 정도로 여겼다. 이런 인식이 만연하다보니 무관심하고 무감각한 자폐적 사회, 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그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국에서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 결석을 하던지 조퇴를 하려면 꼭 부모가 선생님에게 전화나 문자 서신을 보내야 했다. 그 뿐 아니라 선생님은 부모에게 아이의 적응 정도, 잘하는 것 등 한 주 동안 아이를 관찰한 짧은 글을 보내 주었고 학부모는 선생님 의견을 참고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운동, 악기, 독서, 여행 등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아이를 중심으로 한 팀처럼 움직였다.

둘째아이가 반 친구의 지나친 장난으로 팔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다. 아이들 간의 문제에선 부모는 제3자였고 교사와 교내에 상주한 경찰은 양쪽 당사자 아이의 상황 설명을 듣고 문제 해결을 했다. 이렇듯 크고 작은 일에서 아이를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교의 공평한 처리, 그래서 자그마한 분노와 걱정조차도 생기지 않게 하고 아이들도 빠르게 안정과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선진국에서는 아동학대 문제를 가정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아동에 대해 교사와 이웃의 신고를 유도하고 공공기관이 개입하는 등 사회문제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만 8세에서 16세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자가 의무를 다해야 함을 여러 상황에서 보았다. 식당에 방치하거나 차에 두고 쇼핑하는 것, 집에 혼자 문 따고 들어가는 모습, 집에 방치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하고 있는 데 만약에 있을 위험한 상황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사회적 안전시스템인 것이다.

학교에 있을 때는 선생님이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주변 환경을 관찰한다. 아이의 몸에 난 상처나 멍에도 이유와 상황 설명을 듣는 등 부모와 함께 아이 성장에 대한 책임을 같이 한다. 또한 아이의 시간별 소재파악이 정확하다. 아이가 학교나 집 혹은 친구 집에 초대받아가도 주소, 스케줄, 끝나는 시간을 정확히 해서 선생님이나 부모 또는 친구 부모 등 어떤 보호자 책임 하에 있는지 확실히 한다.

미국에 갈 때 누군가의 조언이 생각난다. 집에서 아이를 체벌했던 일로 법정에까지 서게 되어 귀국할 때 곤

욕을 치렀다는 이야기, 차에 자는 아이를 두고 쇼핑 갔다가 신문에 보도까지 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농담으로도 절대 맞았다는 말을 하면 부모가 어려워 질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며 실례로 들려준 얘기였다.

평생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와 아픔은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 한다. 더구나 어린 마음의 상처는 더 크고 깊은 법이다. 우리 가족과 이웃에는 이런 아이가 없는지 다 같이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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