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참으로 오랜만에 템플스테이를 했습니다
일찌감치 어둠이 내린 산속 절엔 적막만 감돌고
외롭게 빛나는 전등 불빛만 밤을 함께 새우고 있습니다
가마솥에 뜨끈한 물로 씻고 잠시 둘러본 부엌에서
잊었던 추억을 끄집어 내 봅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자꾸만 정겨웠던 추억에
사로잡혀 그때를 그리워 하는 버릇 점점 더 심해집니다
사랑방 쇠죽 솥옆에 작은 가마솥 하나 걸어두고
거기서 뜨거운물 한 바가지 퍼서 세수하고
목욕물로 쓰기도 하고 그랬지요
자꾸만 강팍해지는 심성을 그렇게 달래봅니다
은근하게 뜨거웠던 가마솥 처럼 그 맘 그대로
생각과 마음을 이어가길 바래봅니다.
( 도산서원의 가마솥 / 15.0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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