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모임은 시민의 몫"
"자발적인 모임은 시민의 몫"
  • 송두범
  • 승인 2015.12.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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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을미년을 마무리하면서..."더 살기좋은 세종시를..."

   을미년 한해동안 세종시는 많이 성장하고 달라졌지만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 많아 쾌적하다는 말과는 거리감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중촌동 주변 모습>
2015년은 32번째 맞는 을미년(乙未年), 청양(靑羊)의 해이다. 양처럼 원만하면서도 하는 일마다 잘되는 긍정적인 기운이 강한 해라고 한다. 세종시민의 삶도 청양울 닮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한해였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

올해는 세종시가 출범한지 4년째 되는 해이다. 승격당시 12만 명이었던 인구가 20만 명을 넘어서는 뜻 깊은 한 해 이기도 하다. 세종시로 유입되는 상당수의 인구는 대전, 충남, 충북거주 인구인지라, 충청권에서는 세종시가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의 현실화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저 출산 고령화가 일반화되어 감에 따라, 한 명의 인구가 소중한 것이 충청권 자치단체들이 처한 상황인데, 세종시로 지속적인 인구유출이 일어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앞으로도 세종시에 건설 중인 공동주택 추이를 볼 때 더 많은 인구가 충청권으로부터 유입될 것이 분명하여, 충청권 자치단체들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충청권과 수도권으로부터 적지 않은 인구가 세종시로 유입되면서 도시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세종시가 도시규모에 걸맞게 시민성이 충만한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가를 한 번쯤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세종시의 외형적 도시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해 왔다. 정부중앙청사와 국책연구단지를 위시하여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등 세종시를 대표할만한 상징적 공공시설물들이 들어섰다. 이러한 시설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행정기능 수행을 위해 계획된 필수시설인지라, 본격적인 인구유입이 이루어지기 전에 완공되었고, 시민들 역시 그 기능 및 도입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주택단지들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면서 같은 공공시설물이라 하더라도, 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근린영역에 입지한 시설이나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시설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호수공원 및 고운뜰공원, 중앙공원 등과 같은 도시공원, 도서관, BRT,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공공시설물들은 세종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이 그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운뜰공원이나 중앙공원과 같은 경우 당초계획이 축소 및 변경되면서 시민들은 조성주체의 행위에 설명을 요구했고, 조성주체들은 이러한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시민과의 갈등양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고운뜰공원은 조성주체와 시민간 협의과정을 거쳐 원만하게 마무리되었지만, 중앙공원은 금개구리 서식지를 둘러싸고 LH와 시민 간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다. 5무도시를 무색케할 불법현수막, 불법주차 또한 기존 도시와는 다른 도시생활을 꿈꿔왔던 시민들의 불쾌지수와 스트레스를 높이는 주범으로 진작부터 지적되어 왔다. 세종시민이 그 불법의 중심에 서있거나 최소한 방조한 책임이 없었는가를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공공시설물을 둘러싼 조성주체와 시민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조성주체와 시민이 추구하는 상이한 가치의 충돌은 향후 도시조성과정에도 예상되기 때문에, 고운뜰 공원이나, 중앙공원의 경험은 향후에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세종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역량은 이제 근린에서도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이주한 이질적 인구가 거주하는 공동주택 중심의 커뮤니티가 어떻게 하면 역동적이고 정이 넘치는 공간이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도시들은 공동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마을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세종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마을공동체토크쇼, 마을공동체워크숍 등을 통해 마을중심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만들기에 진력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시민교육, 도시재생, 지역균형발전, 로컬푸드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시민들이 넘쳐나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공공시설물을 매력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행정측이 몫이라면, 커뮤니티 단위 내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커뮤니티가 직면한 문제를 발굴 및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시민의 몫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 내의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개별 거주공간에서 커뮤니티로 과감하게 뛰쳐나오는 용기가 필요하다. 커뮤니티 안에서 주민들과 어울리고, 학습하면서, 행복해하는 주민들이 많아져야 한다. 이러한 분들이 마을살이를 고민하고, 세종시의 내일을 고민하며, 결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을미년 한해, 우리는 세종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내 자신의 안위와 부귀영화만을 위해 그저 그런 삶을 살아 왔는지? 내 자신뿐 아니라 아웃을 돌아보면서, 내가 사는 아파트, 내가 사는 마을을 위한 가치 있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세종시가 시민중심도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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