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동충하초 백숙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동충하초 백숙
  • 박경자 기자
  • 승인 2012.08.30 09:3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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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의 미각기행]고갯마루 식당...토종 닭을 재료로한 백숙전문집

<고갯마루 식당은 행복도시 예정지 내에 위치해 2015년 5월에 이사갔습니다. 인접한 곳에서 터를 잡게 되면 다시 안내를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편집자드림>

   고갯마루 식당은 동충하초 백숙의 쫀득쫀득한 육질과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토종 닭 백숙집이다.
국내 굴지의 라면 업체에서 대한민국 대표 맛을 조사했다.
몇 번에 걸친 시도 끝에 어렵사리 결론을 내렸다. 그 맛은 바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었다. 이걸 신제품에 표준 맛으로 적용시켰다. 그게 효자 상품이 됐다. 최고 매출에다 주가를 끌어 올리는 대박 상품으로 등장했다.

말 그대로 한국인들은 ‘얼큰하면서 시원해야’ 맛있다는 말을 쓴다. 얼큰하면 시원하기 어려운 게 맛의 세계다. 서로 대비되는 맛이어서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낸다는 건 정말 고도의 요리기술을 필요로 한다. 두 가지가 힘들면 적어도 한 가지 맛만 내도 절반의 성공이상의 맛 집이 되기 십상인 건 한국인의 입맛이 거기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맛 집은 바로 한 가지는 확실하게 내는 곳이다. 그게 선정 이유이다.
세종시 예정지역인 금남면 대평리에서 국도를 따라 조치원 쪽으로 약 10여분 달리면 은하수 공원 입구가 나온다. 아직은 연결도로가 준공되지 않아 예전 길로 들어가는 곳인데 오는 9월 10일 오픈 예정인 세종필드골프 클럽으로 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P턴 하는 지점에 ‘고갯마루’라는 식당이 있다.

세종시 예정지역에 포함되어 보상은 받았지만 이곳까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영업을 하는 곳이다. 아마 2016년 정도까지는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토종 닭 전문집이다. 요즘 웬만한 도시 외곽에는 토종 닭 집이 널려 있어 사실 차별화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이 집은 한번만 맛을 보면 ‘아! 그래서 손님들이 몰리는구나“하고 바로 알 수 있다.

   동충하초 백숙
   옻닭 백숙
고갯마루의 대표 음식은 토종닭을 주재료로 한 옻닭과 동충하초 백숙.
앞서 말했듯이 둘 다 국물 맛이 정말 시원하다. 필자는 옻닭보다는 동충하초 닭 백숙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 그래서 먼저 동충하초 닭 백숙을 먼저 소개할까 한다.

겨울에 벌레가 여름에는 식물이 되는 동충하초를 듬뿍 넣어 삶는 백숙에는 좋다는 한약재 16가지가 들어간다. 알다시피 동충하초의 효능에 대해 중국에서는 불로장생의 비약으로 까지 알려져있다. 그 만큼 영양 강장제로서 폐병이나 늑막염 등에 특히 면역기능이 있는 한약재이다.
이 걸 바로 앞 산에서 키우는 닭에다 넣어 만든 요리가 동충하초 백숙이다.

토종 닭은 미리 말하면 이 음식점 앞 야산에 풀어서 키우고 있다. 지금은 약400여 마리가 산을 돌아다니면서 벌레와 풀을 뜯어먹고 크고 있다. 혹여 의심이 나면 약 20 정도 떨어진 그곳으로 가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잡을 때 스트레스를 적게 주기 위해서 가능한 편안한 상태에서 잡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주인의 배려다. 스트레스를 먹은 닭은 육질이 질기고 피멍이 들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로 만든 요리의 맛은 쫀득쫀득하고 시원했다.
쫀득쫀득한 건 육질이 그랬고 시원한 건 국물 맛이다. 백숙은 잘못 삶으면 퍽퍽하고 솜 씹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닭다리와 날개 등 많이 움직이는 부분을 즐겨 먹고 맛도 있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나지만 부위별로 독특한 맛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식으로 나오는 닭 죽
게다가 한약재가 눈에 보이도록 요리를 해 투박해 보이지만 뚝배기 같은 맛을 내고 있다. 음식은 오감으로 맛을 결정한다. 바로 눈으로 보는 형태와 색, 코로 맡는 냄새, 씹을 때 나는 소리, 이로 느끼는 촉감 등이다. 적어도 이 집은 오감을 자극하면서 종합세트의 맛을 내고 있다. 그래서 동충하초 백숙을 대표 음식으로 먼저 소개하는 것이다.

다음은 국물 맛.
시원했다. 얼큰하지는 않았지만 그랬다. 하긴 백숙에서 얼큰한 맛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맛은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배가 부르면 시원한 국물로 마무리 펀치를 주인이 날리는 셈이었다. “이렇게 했는데 다음에 또다시 오지 않을 수 있겠느냐”하는 주인의 오기가 들어있는 음식이었다.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 다시 먹게 되는 국물 맛이었다.

   야산에 직접 키우는 토종 닭

도충하초 백숙에 만점을 주었다면 이번에는 옻닭백숙도 만만치 않다.
미리 말씀드리면 여느 곳과는 달랐다. 동충하초 백숙에서 하던 솜씨를 옻닭에도 그대로 옮겨 분명히 차별화되었다. 하지만 웬만한 곳이면 이 메뉴를 취급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약해 평점을 동충하초 만큼 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옻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른 곳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는 말을 드릴 수 있다.

동충하초든 옻닭이든 다 먹고 나면 당연히 나오는 게 있다. ‘닭죽’이다. 본 게임이 잘 되었으니 마무리도 맛있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 찹쌀에다 당근, 그리고 한약재를 넣은 죽은 섞어서 내는 혼합된 맛을 내면서 입에 찰싹 달라붙게 하고 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푸성귀는 대부분 인근 밭에서 직접 기른 것들이다. 색감이 선명하고 진한 맛을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번 먹고 간 사람이면 한 두 번은 더 온다는 집이 바로 ‘고갯마루’였다.

 주소 :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산울리 191-3

전화 : (044) 866-3220

   금남면 대평리에서 조치원 방향으로 국도를 따라 10분 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한 고갯마루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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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2013-06-22 21:12:40
맛있어요, 서울에서 왔는데 올때마다 골프치고 들립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입니다.

이유리 2012-09-15 15:53:38
와~~~풀어키운 토종닭
먹으러 꼭 가봐야 겠어요~~~

랑이 2012-08-31 13:57:07
아 조치원가는 길에 한번 본것 같네요. 출출 했는데 중요한 약속이었던지라 ㅎㅎ 다음에 앞에 지나갈때 한번 꼭 들려 봐야 겠네요.

김기영 2012-08-30 16:16:10
닭백숙 정말 좋아하는데
짬내어 가족과 함께 가볼예정입니다.
맛 정보 고맙습니다.

윤채마미 2012-08-30 14:12:30
태풍 볼라벤이 지나가고나니 덴빈이 왔네요.
다들 피해없으신지요? 이 와중에도 맛기행 기사를 올려주시다니 정말 존경스러워요.
뉴스에서 비바람에 휘청이면서도 마이크를 잡고 기상을 전하던 기자들처럼...
삼복더위때 보다 이렇게 살짝 쌀쌀해진 요즘 저런 뜨끈한 백숙 한그릇 뚝딱먹고 싶네요. 후식으로 나오는 닭죽도 맛깔스러워 보이궁! 반찬도 화려하진 않지만 백숙먹을때 화려한 반찬 필요있나요?오늘도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