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 학습등대 이야기, 아시죠"
"남양주시의 학습등대 이야기, 아시죠"
  • 송두범
  • 승인 2015.1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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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 칼럼]세종시, 마을과 아파트 단위 평생교육 벤치마킹필요

경기도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65만명의 도농복합 남양주시는 도시 내 지역 간 격차가 크고, 구심력이 약화되어 있는 도시이다. 평생교육 관련 기관의 대부분이 남양주 도심에 입지하고 있어 읍면지역과의 평생학습기회의 격차가 상존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07년 평생교육진흥조례를 제정하고 평생학습도시 조성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어 왔다. 2010년 전국 처음으로 평생교육원이라는 국(局) 단위 행정조직을 설치하고 평생교육에 관련된 학교교육, 보육, 여성, 가정, 도서관운영, 다문화, 주민자치 등 모든 평생학습 업무를 관장하였다. 2011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으면서 “1·2·3학습등대”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1·2·3학습등대” 프로젝트는 도시주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평생학습을 통해 평생교육시설의 접근성, 주민간 소통, 마을공동체 등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주민이 살고 있는 10분 이내 학습등대, 20분 이내 주민자치센터, 30분 이내 도서관이라는 지리적 평생학습인프라를 말한다.

남양주시에서는 1차 학습등대에서 기초과정과 학습기회 확대 역할, 2차 주민자치센터에서 초급, 중급과정 운영역할, 3차 평생학습센터에서 고급, 전문가 과정을 통한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시민강사활동으로 연결하여 단계적 학습경로와 학습지원 및 결과가 지역사회에 선순환하는 남양주시만의 체계적인 평생학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였다.

10분내 학습등대는 마을단위(아파트 또는 자연부락)의 마을학습관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실, 작은 도서관, 마을회관, 노인정 등 유휴공간을 학습등대로 지정하고 마을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습등대 매니저와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시민강사를 배치하여 주민 평생학습시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기 행정이 나서서 마을을 설득했지만, 이제는 여러 마을에서 주민이 먼저 나서서 입주자대표 등 마을대표를 설득하고 학습등대 유치 준비를 할 정도이다. 2015년 9월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2호 글로벌 학습도시 컨퍼런스에서는 유네스코 최초로 제정된 학습도시상을 수상하였다.

학습등대의 운영은 마을(학습등대위원회), 학습매니저, 시민강사와 행정의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학습등대운영위원회는 주민들의 의견수렴, 교육프로그램 선정, 홍보와 학습자 관리 등 학습등대 운영 전반의 지원과 관리에 책임을 갖는다.

남양주시는 학습등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마을에 프로그램 제안등을 실시하고 있다.
학습등대매니저는 마을에 프로그램 제안, 시민강사 관리, 마을의견 수렴, 학습등대 운영에 대한 마을 코칭 역할을 한다. 또한 마을과 행정의 매개자로 역할을 한다. 시민강사는 주민교육, 학습자 상담과 관리, 학습동아리 안내 등의 역할을 한다. 행정에서는 학습매니저 배치와 관리, 시민강사 풀 확보 및 배치, 학습등대 지원과 운영체계화를 위한 간담회, 워크숍 등을 실시한다.

학습등대사업을 통한 지역의 창조적 변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주민들은 학습등대를 통해 평생학습전문가로 성장하게 되며 이들은 학습등대에 시민강사로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또한, 행정의 방향을 알리고 학습등대 운영의 어려운 점을 지원하여 학습등대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평생학습매니저들이 마을 평생학습 구심체로 성장하였다.

이들은 마을과 행정을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주체들과 상호작용하는 단계로 활동을 확장해 왔다. 학습등대가 진행되면서 학습등대 지원프로그램 외에 마을주민의 주민봉사, 수강자 부담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체 운영하는 마을이 생겨났다. 마을 안에서 주민과 주민의 만남뿐 아니라 마을과 마을이 만나기 시작하고 새로운 학습등대 연합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남양주시는 학습등대사업을 통해 첫째, 시민평생학습기회 확대, 둘째, 주민간 소통과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공동체 형성, 셋째, 평생학습매니저와 시민강사와 같은 지역인재의 양성, 발굴, 학습형 일자리 창출, 넷째, 주민이 학습을 통해 성장하고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학습등대 사업은 단순한 시설 설치나 프로그램 운영사업이 아니라, 도시가 활력 있게 살아 움직이는 평생학습도시로 완성되는 로드맵을 그려왔다.

남양주시의 학습등대는 이제까지 평생학습도시 조성을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단위에서 봐오던 관점에서 탈피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어떻게 기획하고 실행해야 도시가 학습으로 움직여질 수 있는지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착안한 모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 역시 남양주시와 같이 동(洞)지역과 읍면(邑面)지역간 평생학습 시설에 대한 접근과 기회격차가 상존하는 도시이다. 농촌지역은 평생학습에 대한 기회가 부족하고, 도시지역은 평생학습이 넘쳐나는 상반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농촌지역 평생교육프로그램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소, 노인회 등에서 이루어지는 건강관련 평생학습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도시지역에서는 주민센터 중심으로 주민자치프로그램, 무슨 무슨 종합복지센터에서 평생교육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굳이 아파트에서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이름에 걸맞지 않게 주민자치센터에서 종합복지회관에서 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반면, 왜 잘 지어진 아파트에서는 경로당을 제외하면, 평생교육프로그램이 개설되지 못하는가? 세종시 인구가 20만이 넘어섰다고 한다.

그동안 도시의 외형적 성장에 공을 들여 왔지만, 이제 주민들이 도시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것도 남양주시 학습등대와 같이 평생교육의 내용이나 수준을 고려하여 아파트단위, 주민자치센터 단위, 도서관이나 시단위로 구분하여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씨줄날줄로 잘 엮어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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