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인프라는 사회 안전망 확보위한 투자
치안 인프라는 사회 안전망 확보위한 투자
  • 심은석
  • 승인 2012.08.26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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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의 세상사는 이야기]치안수요는 증가하는 데 인력은 제자리

심은석 세종경철서장
열대야가 계속되던 폭염을 뒤로하고 집중호우가 내리더니 연일 태풍소식에 올해 농사를 걱정되기도 하고 침수지역이나 산사태 우려지역에 대한 재해가 걱정되는 주말이다. 더위와 호우, 태풍이 교차되는 날씨처럼 연일 들려오는 소위 ‘묻지 마’, 무동기 범죄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우범자와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경쟁적인 보도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걱정이 앞선다.

연일 경찰청에서는 ‘묻지 마’ 범죄에 대한 가시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경찰청에서는 성범죄 전과자등 범죄 우려 있는 우범자 관리와 예방을 위한 전담수사반을 800여명 배치한다는 발표와 함께 현장경찰의 적극적인 범죄예방 의지를 독려하고 있다.

일선경찰서장으로 가용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지역 내 범죄요인을 사전 차단하고 우범자 관리, 여성, 아동 성범죄예방, 학교폭력예방과 혼자 사는 가구 등 모든 요인을 점검하고 예방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세종시 건설지역에도 건설기자재 절도예방, 근로자간 폭력등 범죄예방, 업체부도, 임금체불 등 다양한 갈등과 취약요소에 대한 점검과 현장 네트워크 강화, 국가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제반 치안역량을 지원하고 있다.

9월 총리실의 입주와 함께 금년 말까지 기재부, 농림부, 국토해양부등 12개 정부기관의 입주를 앞두고 경비, 대테러, 교통관리, 범죄예방 등 각종 치안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사실 지역치안현안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경찰서장으로 제발 우리지역에는 사건 사고 없이 편안하게 이 밤이 지나나기를 날마다 기도하는 심정이며, 잠들기 전 마음속에 다짐하길 반복하고 있다.

“여학생이 집을 나가 아직 오지 않습니다. 죽어 버린다는 문자를 남기고 남편이 연락이 안 됩니다. 치매있는 어머니를 찾아 주세요. 부도난 업체에서 임금을 못 받았어요, 옆집 개가 짖어 잠을 못잡니다. 술값 안내니 받아 주세요.”

매일 밤마다 평균50여건의 각종 민원과 문제해결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해야 한다. ‘묻지 마’ 범죄예방에 전력을 다해도 부족한데 생활민원, 갈등과 문제의 해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날마다 노심초사 덕분인지 이 지역은 편안하게 치안이 유지되고 있다.

밤마다 사고없는 세종시 기원하면서 잠들기 전에 마음 속 다짐으로 치안 걱정

증가하는 세종시 인구 13만 명에 건설근로자, 대학생 등 유동인구 5만 명, 편입지역에 대한 치안요구는 봇물인데, 세종경찰은 연기경찰서 인원에다 20명 증원 되었다. 편입지역 파출소 배치인원만이 증가된 인원이다.

교통사고나 형사활동, 교통관리 등 경찰서 인원증원은 한명도 못했다. 조치원 지구대직원들을 3부제근무로 전환하고 전동파출소를 1인근무체제로 바꾸고 편입된 장기, 의당 지역이 개명된 장군면에도 1인 근무 치안센터로 운용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처럼 주간에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낮 근무는 기본이고 밤 근무가 더욱 중요시되는 경찰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인근 공주나 논산보다 50여명 적다. 인접 도시 천안동남서, 청주 흥덕서 보다는 200여명 적다.

시민들은 또 인력, 예산 타령하느냐고 나무랄지 모른다. 세종특별시의 치안책임을 맡은 경찰서장이라는 자리가 무섭도록 무겁게 느껴진다. 완벽한 법질서와 안전한 세종시, 행복하고 존중받는 시민, 정성을 다해 섬기는 치안의 초심을 늘 생각하고 있기에 부족한 인원은 가슴 저미도록 아쉬움으로 남는다.

집단민원, 갈등으로 인한 시위의 현장이 발생하면 원래 본인의 임무 수행에도 바쁜 직원들을 동원할 때마다,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긴급배치, 비상 소집을 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아침이면 또 다른 하루를 근무해야 하는데, 좀 쉬어야 할 텐데, 가정에서 아이들 숙제라도 보아 주어야 할 텐데, 미안한 마음이다.

서장이라는 중압감이기도 하지만 24시간 관내 위치하며 모든 긴급 상황에 대비한다. 고3짜리 아들이 막바지 수능시험에 열중인데 제대로 응원한번 해 주지 못하고 있다.

치안 인프라는 비용이 아니다. 사회안전망이라는 사회자본이다. 안전한 사회, 살기 좋은 도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 행복한 도시의 바탕에는 안전함이 있다. 어제 미국뉴욕 맨하탄에서도 잇달아 칼부림과 총기사고 등 묻지마 범죄로 시민이 불안하고 관광객이 감소될까 걱정하는 기사를 보았다. 인구 700만의 세계적인 경제, 금융 중심도시 뉴욕 맨하탄은 전 세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명소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 치안 수요는 국무총리실 이전 등으로 계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최근 타임스퀘어의 총기사고는 911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연간 2천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속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에는 호텔예약이 힘들다고 한다. 서울 명동에는 중국, 일본인이 넘쳐나고 엊그제 칼부림, ‘묻지마’ 범죄가 발생한 여의도는 정치 일번지이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관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누구나 이유 없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위험에 노출 된다면 경제활력도 관광과 쇼핑, 활력 있는 도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사회도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광역화, 흉포화, 무동기화 하고 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는 2001년 이후 84. 5%가 증가했고 성폭행은 2002년 6,754건에서 작년 19,491건으로 3배나 증가했다. OECD회원국 중 살인은 6위, 강간 11위로 범죄도 증가하고 살인사건 가운데 우발적인 범죄가 1982년 6.8%에서 2010년 43.3%로 동기가 없고 순간적인 우발성 ‘묻지마’ 살인도 증가하고 있다.

경쟁사회가 심화되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때, 또 안전하게 소속된 집단이 없다고 느낄 때, 마지막까지 손을 잡아줄 사람이 없을 때 자살이나 ‘묻지마’ 범죄는 이런 상황의 결과이기도 하다. 처절한 자포, 체념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리 힘들고 아프더라도 그것을 ‘남 탓’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바꿔야 하는데 주변 환경은 열악해져 가기만 한다.

‘묻지마’ 흉악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각종 미디어는 일차적으로 ‘경찰’이 잘못한 것이 없었는지, 안일한 대처, 늦장출동 등...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유와 문제의 해결, 갈등의 조정을 위한 경찰이 더욱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찰인력은 제자리다. 2015년이면 치안보조 인력인 의무경찰도 모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경찰1인당 국민비율이 미국, 일본, 영국은 300명이하인데 우리나라는 550명수준이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싼 비용으로 치안서비스를 제공받는 나라일 것이다.

이곳 세종지역은 670명에 이른다. 일부 시민들은 치안인프라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경찰이 많아지면 규제와 단속이 많아져 국민생활이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외로운 독신 거주자가 증가하고 가정이 해체되고 경쟁이 과도하고 양극화와 인터넷과 SNS 역할이 증가할수록 치안 부담과 수요는 증가할 것 이다.

치안 인프라는 사회적 자본, 경찰인원 증원과 인프라 확충위한 국가적 투자 필요

대부분 시민은 일상생활에서 문제와 갈등이 생기거나 위기와 재난에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다. 민사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고소, 고발 등 경찰에 요구하는 숫자가 일본의 열배에 이른다.

치안 인프라는 사회 자본이다. 도로나 항만 철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같아서 단 5분만 없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산소의 역할처럼 국민생활을 편리하고 행복하게 하는 사회자본이다. 사회적 신뢰가 저하되고 각종 삶의 문제들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첨단 정보화가 가속화 되고 기계문명이 극대화된 사회에서 경찰인원 증원과 치안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가적 투자는 안전하고 행복한 국민생활의 제 1차적 과제가 아닐까. 제발 오늘밤에도 편안하고 사건 사고 없기를 경찰서 옆에 있는 관사 앞에 새벽 가로등 불빛에 흔들리는 나뭇잎 새에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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