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소찬(尸位素餐)하는 세종시체육회
시위소찬(尸位素餐)하는 세종시체육회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2.08.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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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능력도 없는 자들이 자리에 앉아 사고만 치는가

   신도성 편집위원
옛날 중국에서 능력이나 공적도 없이 직책을 다하지 못하면서 한갓 관직만 차지하고 녹을 받아먹는 사람을 시위소찬(尸位素餐)한다고 했다.

시위의 시(尸)는 시동(尸童)을 뜻한다.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혈통을 이어 받은 어린 아이를 조상의 신위(神位)에 앉혀 놓고 제사를 지냈다는데 이 때 신위에 앉아 있는 아이를 시동이라 불렀다.

시위(尸位)는 그 시동이 앉아 있는 자리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시동이 신위에 앉아 하는 일 없이 조상 대접을 받듯이 아무런 능력이나 공적도 없으면서 남이 만들어 놓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시위라고 한다.

소찬(素餐)은 공짜로 먹는 것을 말한다. 아무런 재능이나 공로도 없이 녹을 타먹는다는 뜻이다. 한(漢)나라 성제(成帝) 때도 분수에 맞지 않게 높은 자리에 앉아 하는 일 없이 녹만 타먹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당시 중신(重臣)이었던 주운(朱雲)은 이렇게 탄식했다.

"요즘 조정의 대신들은 위로는 군주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헛되이 녹이나 축내고 있는 자들(尸位素餐)일 뿐이다"

세종시 체육계의 내분과 내정자 '전성시대'란 비판적 여론을 감수해야 했던 세종시 체육회가 20일 유한식 세종시장으로 부터 공식적으로 임명장을 교부받으며 겨우 체계를 잡았다. 하지만 세종시민들과 뜻있는 인사들은 우려가 크다. 고양이들이 생선가게를 점령한 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체육회가 기존 연기군 체육회 때부터 문제가 수두룩한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그 밥에 그 나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은 향후 문제가 곪아 터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체육회는 20일 세종시청 대강당에서 세종시 출범 후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원과 사무처장에게 임명장 교부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60여명의 임원들은 체육회 규정 제정과 2012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 등의 심의 사항을 처리, 체육회 운영의 근본규범이 될 규약과 사무처 처무규정 등 8개 규정을 제정, 체육회 설립 목표와 방향, 조직 및 운영에 관한 기본사항을 결정했다. 특히, 오는 10월11일부터 10월17일까지 대구에서 개최되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 첫 단독 참가를 앞두고 임원과, 선수의 혼연일체와 시민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자고 다짐도 했다.

국내 17번째 광역시체육회로 인증받았지만 내부 용량은 창피할 정도다

하지만 솔직히 평가하면 세종시체육회는 지난 7월10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지부 승인을 받아 국내 17번째 광역체육회로 출범됐는데도 내부용량은 일선 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말썽을 안고 있는 기존의 연기군체육회 수준으로 창피할 정도다.

세종시체육회장 자격으로 유한식 시장은 "세종시 체육회가 안정된 기반위에서 체육발전의 구심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세종시를 전국에 알리고 세종시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데 선도해 나가 줄 것"을 강조했지만 앞길이 첩첩산중이다.

자신의 딸 전입과 정부부시장 전격발탁 등 유한식 시장의 인사는 불투명하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도 얼마 안 됐는데 심심찮게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걱정된다.

사무처장 및 직원인사문제가 시끄러운데도 임명장을 주고 그냥 덮어버리는 인사스타일이 세종시 스타일이라면 앞날이 우려된다.

얼마 전에는 세종시 체육회가 내정자 인선문제 등 내부적인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생활체육회 소속 일부 지도자들이 용품 판매업자들로부터 커미션을 받고 운동기구를 강매해 회원들로부터 불만을 산 일도 벌어졌다. 특히, 용품 강매 시 회원들이 구매를 거부하자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고압적인 자세로 물품 구매를 요구해 일부 회원들이 공식적인 민원을 해당 협회에 제출하는 등의 물의를 빚고 있다.

세종시 생활체육회는 지난 2010년 연기군 시절에도 2억 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 지도자와 간부 등 26명이 입건되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루면서 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운영으로 부정을 방지하려고 했지만 사고가 여전히 터지고 있다.

선거판에 매달려 패거리를 나누어 자기네 사람 위주로 나눠먹기식 보은 인사를 되풀이하다가는 세종시를 망쳐먹을 수도 있다.

세종시체육회는 시위소찬하는 자들을 골라내어 추방하라. 세종특별자치시가 기존의 연기군 시절에 해먹던 복마전같은 텃세를 되풀이 한다면, 전국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또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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