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절반이 논", 중앙공원 적합한가
"공원 절반이 논", 중앙공원 적합한가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09.15 23: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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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세종시 중앙공원 건설사업 공청회, '생산의 대지' 놓고 난타전

 

 '중앙공원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15일 도담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논 습지' 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앙공원의 절반이 '논'이라니 말이 안 됩니다. 미국 센트럴파크나 캐나다 스탠리파크 처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진정한 공원'을 시민들은 원합니다."

세종시 신도시 '중앙공원'의 '논 습지'(생산의 대지)가 시민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금개구리 보전지역으로 마련된 '논 습지'가 지나치게 넓은 규모로 추진된다"며 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중앙공원 기본설계 당시 48만7천㎡였던 '논 습지'는 기본계획 변경 후 74만1천㎡까지 급증했다. 이는 공원 전체 면적 140만9천㎡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로 시민 반발의 직접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15일 도담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중앙공원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는 이러한 점이 집중 부각되면서 '논 습지' 축소를 요구하는 주장이 빗발쳤다.

시민 대표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박남규 씨는 중앙공원 사업개요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앙공원의 '비정상'을 질타하고 나섰다.

박 씨는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논 습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이름이 알려진 유수의 공원 그 어디에도 '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논 습지가 금개구리 서식지로서 효과적인지도 의문"이라며 "금개구리 대체 서식지를 다른 곳에 마련해 이주시키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창호 씨 역시 "중앙공원 논 습지가 금개구리 서식지로 좋은 곳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충북 강내면 교원대 근처 휴경지 등 최적 서식지를 물색해 금개구리를 보호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손태청 씨는 "중앙계획은 도시 상징물로 조성하고 시민이 원하는 공원으로 만든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중앙공원은 시민 결정을 통해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봉수 씨는 "중앙공원은 컨셉부터가 잘못됐다"며 "논을 40%나 만든다는 것은 극단적인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금개구리 보전면적이 과다하다는 인식이었다. 이에 따라 "변경안 대신 기본설계 원안대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며 "금개구리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거나 보전구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원 방향이 재설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앙공원 실시설계안 (2015년 1월~)

반론을 제기하며 논 습지를 옹호하는 일부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환경지킴이로 일하는 정선애씨는 "금개구리 때문에 생태 습지를 지킬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논 습지 유지를 통해 중앙공원이 세종시의 랜드마크로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이날 토론자들의 시민 대표로서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는 이상돈 이화여대 교수의 사회로 해인조경설계 노선주 대표, 금개구리 보전 연구용역을 담당한 한봉호 서울시립대교수 , 환경영향평가를 맡은 유신코퍼레이션 김순정 이사 등이 참석해 시민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공청회 시작과 함께 중앙공원 기본설계를 맡은 '해인조경설계' 노선주 대표는 기본계획 설명을 통해 "논 습지, 즉 '생산의 대지' 프로그램은 공존의 생산영역과 종다양성, 금개구리 서식처로서의 역할을 담고 있다"며 "체험 거점별로 8개의 프로그램으로 테마를 부여해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서정렬 행복청 도시특화경관팀장은 "시민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좋지만 실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2019년까지 중앙공원을 완성하기가 힘들다"고 우려하면서 "'개발론자'와 '환경론자'가 충돌하면 개발론자가 이기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공청회는 밤 10시가 되어서야 끝날 정도로 열기를 보였다.

 

 "중앙공원을 세종시민의 품으로", 중앙공원 사수위원회가 내건 현수막이 공청회장 입구에 붙어 있다.

향후 중앙공원 추진 과정에서 이날 공청회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도시 건설 초기에는 환경단체와 구도심 주민을 중심으로 금개구리 보존 여론이 높았다면, 신도시 건설이 점차 진행되고 입주민이 늘어나면서부터 신규 입주민들의 입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민들의 주장대로 기본계획이 다시 한 번 변경될 지는 미지수다.앞서 2011년 말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금개구리 서식지 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기본계획이 변경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사업시행자인 LH는 2013년 '금개구리 현황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용역'(녹색사회연구소)을 거쳐 총 서식처 보전면적으로 100만㎡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중 약 1/3에 해당하는 27만㎡는 금강 둔치의 습지를 활용하기로 환경단체와 의견을 모았다.

LH 관계자는 "중앙공원 예정지역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됨에 따라 민·관·전문가 등의 협의를 거쳐 보전구역을 반영했다"며 "중앙공원을 도시성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완성하며, 농지 등 생산의 대지를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이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H가 논 습지, 즉 '생산의 대지'라는 명목으로 금개구리 보전구역을 지나치게 넓게 확보한 것이 시민 반발의 명분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세종시 신도시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해를 거듭할 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다 미래부 이전 논란까지 겹치고 있는 것도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읽혀진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앙공원 변경안에 대한 시민 반발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지역내 최대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인 '세종시닷컴'에서는 이미 시민 의견을 모으기 위한 '중앙공원사수위원회'가 결성된 상태다. 또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여론 조사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를 대표하는 중앙공원의 미래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한편, 세종시 중앙공원은 오는 2018년 말까지 연기면 세종리 세종호수공원 및 국립중앙수목원 조성 예정지와 금강 사이 장남평야에 조성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 속 공원이다.

현재 실시설계 중인 이 공원은 ▲공원지역(52만2천㎡) ▲보전지역 ▲걷고 싶은 거리 및 외곽 녹지 등 기타(14만5천㎡)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조성된다. 공원지역에는 공원중심센터·상징광장·어울림정원·도시축제마당·가족여가숲·체육시설이, 보전지역에는 생산의 대지·보전녹지·생산의 정원·정화습지원 등이 각각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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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 2015-09-17 12:34:58
.생산의대지는 미래의 후손에게 농경문화를 알려주고
공원이 단순히 구경하는곳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느끼고 경험할수잇는 철학이 담긴 곳으로
계획됬습니다.그냥 단순히 논이라고 생각하시는분들과 금개구리는 보존해야하지만 우리동네는
안된다는 님비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