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참여가 관건입니다"
"주민 참여가 관건입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09.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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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골목길 재생시킨 공주시 중동<하>, 재생주도한 석미경회장

   석미경 공주도심골목길재생협의회장은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라"고 조언했다.
“이런 공간을 갖고 있으니까 공주의 얼굴이 됩니다. 좋은 분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가 생긴다는 자부심이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석미경 공주시 중동 골목길 재생협의회장(찻집 ‘루치아의 뜰’ 대표)은 지난 4일 자신의 찻집에서 만나 중동지역 골목길을 새롭게 태어난 의미를 말하면서 “공주의 역사가 숨 쉬는 원도심이 이제 활기 있고 생기가 도는 공간이 되었다” 며 한번 올 것을 자신 있게 권유했다.

2013년 10월 주민 20여명이 모여 만든 공주도심골목길재생협의회 회장을 맡아 중동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낸 석회장은 “회원 분들 각자가 활동하는 분야가 달라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적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며 “다만 시민 조직이다보니 관(官)조직과는 달리 토론의 통해 합의점을 찾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재생공간을 형성해왔다는 건 자랑스럽다”고 공과(功過)를 설명했다.

토박이들의 불참이 못내 아쉬웠다는 그는 “조금만 손을 대면 바뀌고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것으로 보고 즐거웠다” 며 추진 과정의 보람을 얘기하면서 “지치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격려해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공주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회원들과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공주 중동지구 재생사업이후 좋은 분들이 유입되면서 평균적인 삶의 질이 높아졌고 문화예술인들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면서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세종시 역점사업인 ‘청춘 프로젝트’와 관련, “주민들 스스로 참여를 해야 애정을 갖고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조언과 함께 이웃한 제민천(濟民川)재개발 사업을 예로 들었다.

두부 모 자르듯 획일적이고 직선화된 작은 하천이 좋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재생사업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왜 저렇게 했는가”라는 질타성 질문을 던진다는 말도 곁 들었다.

그러면서 세종시 원도심 개발에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우선 절대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 참여를 먼저 이끌어내야 자기 주도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을 하고 주체의식을 갖게 된다. 너무 급격한 변화는 외부의 이질적인 요소의 유인 여지를 주는 만큼 ‘느리고 천천히’라는 원칙을 지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다른 곳에서 좋았다고 해서 우리한테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황과 여건, 그리고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타 지역에서 성공하고 조화로운 것들도 참고만 할 뿐 그대로 적용하는 건 실패로 이어진다는 말이었다. 요컨대 공주 중동지역에 그려진 벽화가 그렇다. 너무 식상하고 조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공주 갑부 김갑순 생가터를 중심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만드는 사업은 이 지역 특성을 잘 살린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민간 참여를 배제한 채 관 주도로 만들어 진 제민천. 획일화된 모양이 다양성을 헤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훼손시키고 있다. 맨 오른쪽에 보이는 벽화도 조악했다.
세 번째는 말도 안 되는 스토리 텔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너도 나도 스토리 텔링을 얘기하니 거름지고 장에 가는 꼴이 되는 걸 경계했다. 진정성이 없으면 당연히 감동도 없기 마련이다. 사실과 진정성이 있을 때 적당한 얘깃거리를 만들라는 뜻이었다.

‘빛’(Lux)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루치아의 뜰’은 골목길 재생사업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쉬어가는 장소가 되고 있다.

한국영상대에서 20년 동안 재직하고 희망 퇴직을 한 남편 박인규씨와 찻집을 차린 석회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공방, 까페, 파스타집이 기존의 전통 맛집과 어울려 새로운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며 공산성만 왔다가 돌아가는 방문객들을 원도심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루치아의 뜰은 홍익대 건축과 임형남, 노은주 부부가 설계를 한 작품으로 전통 미를 잘 살려 마치 추석 날 고향 집에 온 것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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