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메르스, 그리고 남북 위기 상황
세월호, 메르스, 그리고 남북 위기 상황
  • 강수인
  • 승인 2015.09.0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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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칼럼]'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 실감케 하는 원칙지키기

 

   미국 어느 도시의 지하에 있는 시설물. 우리나라의 민방위 대피시설을 연상했다. 적의 공습 우려가 없는데도 지하에 이런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 현재는 민간에 위탁해서 각종 기록물 등의 보존시설로 활용하고 있었다.

경영학에서 SWOT 분석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크게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으로 나누고 다시 내부 환경을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으로, 외부 환경을 기회(opportunity)와 위기(threat) 요인으로 분석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언제나 위기와 기회는 맞이하게 되어 있다. 기업의 생존전략을 구상할 때 접근하는 첫 단계이다.

 

세월호 사건이며 메르스 사태, 얼마 전 남북의 전쟁위협 상황 등 최근에만 해도 우리에겐 적지 않은 위기가 왔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이런 위기상황을 변화와 발전의 기회로 삼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 위기가 오면 그 위협을 모면하기에 급급하기 쉽다. 그 단계에서 멈추느냐 아니면 변화하고 발전해서 더 강한 힘을 얻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돌이켜 보면 세월호가 터졌을 때, 누구의 잘잘못인가를 따지기에 바빴고 사건 후 말이나 행동에서 실수가 있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여론몰이나 희생양을 만들기에 급급했다. 모두의 잘못이었고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어린 아이들이 주검으로 돌아오기까지 수없이 많은 징후들이 있었지만 ‘설마 괜찮겠지’ 라는 안전 불감증으로 무시하고 외면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안전에 대한 수칙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지켜야 하는데 아직도 신호등 앞에서 무너지는 시민의식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지저분하고 너저분한 것도 잘 견디는 사람을 수더분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던 사회 인식이 메르스를 더 키웠다고 본다. 사실 화장실에서 손 닦는 것, 재채기할 때 자신의 몸 쪽으로 하는 것, 타인과 불필요한 접촉이 실례라는 것은 세계적인 공통 예절이다. 더구나 개인위생 문제는 나와 타인을 위해 너무 당연한 것인데도 ‘너무 깔끔떤다’고, 더럽게 대충 살아도 다 살기 마련이라든가 오히려 면역력에 도움이 될 거라며 그저 그런 평가에 적당히 맞춰 살았던 사회인식이 문제였다고 본다.

하지만 메르스가 번져 나가자 뭐든지 함께 할 듯이 떠들던 그런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장마와 더위를 지나면서 메르스도 이젠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면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람들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갔고 건물 여기저기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손소독제에서 메르스의 악몽을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언제 또 소리 없이, 백신이 아직 없는 제2의 메르스가 올지 모르는데 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 위기상황에선 달랐다. 북의 위협을 달래기 바빴던 과거와는 달리 원칙과 정도를 지키며 강경하게 맞섰다. 국민도 위기 시 80%가 넘게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가 하면 전역을 미루는 장병들도 줄을 이었고,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되는 20대 젊은이들의 전투 지원 등등... 이 모두가 우리의 단결된 애국심으로 단결을 확인시켜 주는 기회가 되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도 유감을 표명하기에 이르렀고 확고한 우리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 학교에서는 학기 초에 한 학기에 쓸 모든 물품을 다 챙겨서 가져 가야했다. 개학할 때 우리는 아이들 숙제는 다 했는지 과제물 챙기는데 급급했는데 미국은 아이들이 사용할 물품을 챙겨주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다. 각 물품의 아이템과 규격까지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그중에 손 소독제도 있었다. 처음엔 공동으로 쓰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다 각각 쓰는 용품이었다. 또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토네이도(거대 회오리)라는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범죄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법도 가족에게 알려 주었다.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를 각종 위기 상황을 얘기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참 신선했고 그러면서 안도감도 들었다.

세월호를 통해 경제 성장보다 안전을 더 우선시 하는 안전 선진국으로, 메르스를 계기로 예방의학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도 재난극복의 선진국으로, 예방의학의 선진국으로, 국가위기를 단결된 애국심으로 이겨냈던 선진 국민으로 변하고 바꾸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살렸느냐 아니냐는 바로 판가름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참 뒤에 그 결과는 참으로 판이하게 다른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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