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에 쇠말뚝’, 무슨 사연이..
‘논두렁에 쇠말뚝’, 무슨 사연이..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06.08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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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문제로 토지 주 간 갈등으로 추정, 경찰서에 진정서 제출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 발견된 '쇠말뚝' 하나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란이 벌어지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사진은 논두렁에 박혀있는 쇠말뚝과 뽑아낸 것>
“논두렁에 쇠말뚝이 웬말입니까.”

조용한 농촌 마을에 난데없이 박혀져 있는 '쇠말뚝'으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쇠말뚝은 마을 민심을 급속도로 흉흉하게 만들면서 이웃 간에 서로를 경계하는 불신과 함께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세종시 금남면 대박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씨.
그는 지난 달 29일 모내기 준비하기 위해 트랙터로 논을 갈다가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트랙터가 무언가 이물질에 걸려 작동이 멈추면서 자칫 전복할 뻔했다는 것이다.

농기계 작동 중 사고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A씨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기계를 세우고 바닥을 한동안 살펴보던 그는 쇳조각 같은 물건을 발견했다.

이상한 생각에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바로 옆 논두렁에 쇠말뚝 하나가 박혀있는 것을 찾아냈다. “이게 왜 여기에 있나”하면서 힘껏 잡아당겨도 빠지지 않았다. 그 만큼 깊이 박혀 있었다. 어렵사리 뽑아보니 80cm 정도의 긴 쇠말뚝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 개를 제거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쇠말뚝은 긴 논두렁을 따라 군데군데 박혀있었다. 줄잡아 4개 정도가 추가로 발견됐다.

일주일 전 제초작업을 할 때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예초기로 제초작업을 하던 그는 예초기 날이 무언가에 걸려 사고를 당할 뻔 했었지만 그 때는 쇠말뚝을 찾아내지 못했다. 사실 당시부터 A씨는 신경이 곤두서 있던 참이었다.

이 같은 일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논을 갈다 기계가 고장 나는 일이 지난해부터 계속되어 이상하다는 생각에 들었다”며 “쇠말뚝을 박은 사람을 반드시 찾아 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마을 한 주민은 “A씨와 이웃 농가 사이에 농사일로 간혹 마찰을 빚었다”며 “논두렁 경계 문제로 쇠말뚝을 박은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A씨는 쇠말뚝을 박은 사람을 찾아 달라며 세종경찰서에 신고하는 한편, 지난 5일 경찰서 민원실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농촌 마을에 난데없이 등장한 쇠말뚝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무슨 의도로 박았든 마을에서 벌어진 일인만큼 경찰력을 빌리지 않고 잘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 이 기사는 독자 제보에 따라 취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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