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요? 상가나 어서 빠졌으면..”
“권리금요? 상가나 어서 빠졌으면..”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5.05.06 18: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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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침체 거듭하는 첫마을 상가, “요즘 죽을 맛이에요”

 몰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첫마을 상가들이 신도시 개발로 독과점이 없어지면서 심각한 불황을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까지 영업 후 폐업한 준 대규모점포 E상가 모습>
“권리금요? 말도 말아요. 상가나 어서 빠졌으면 좋겠어요.”

세종시 첫마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49)는 요즘 들어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매출 감소로 이전을 결정했지만 임대건물이 빠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입주 당시 줬던 권리금을 아예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래도 상가 임대 문의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 

개점 초기 박씨의 식당은 손님이 줄을 길게 늘어설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불과 1~2년 전 얘기다. 행복도시 조성 초창기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상업 시설 탓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반전됐다.

박씨는 "지난해 말 정부세종청사 이전 이 마무리되면서 손님이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아름, 도담동 쪽에 음식점이 들어서면서 청사 공무원들이 첫마을 쪽으로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로 옆 다른 상가 주인 역시 "요즘 같은 불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사가 되지 않으면서 상가 권리금도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 첫마을 상가는 권리금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침체가 뚜렷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상가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주인은 입점 당시 주고 들어온 권리금을 받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 초기만 해도 몰려드는 손님들로 주체를 할 수 없었지만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임대료 시세도 빠졌다. 10평짜리의 경우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250만 원정도 했던 것이 단지별로 30~60만 원정도 내렸다. 순이익 1천만 원은 내야 겨우 운영하는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첫마을에 들어섰던 준 대규모점포(SSM)인 E상가마저도 최근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불황이다. 이 매장은 지난 4월 30일까지만 영업하고 폐업했다. 올해 초 첫마을 인근에 같은 계열 대형마트가 들어선 영향도 있지만 상가 분산에 따른 매출 감소가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첫마을 곳곳 상가가 빈 공간으로 남아 있는 모습
비단 식당가뿐만 아니다. 아파트 분양과 토지 매매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 업계 등 첫마을 상권 전역이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초창기 사무실만 내면 구름같이 몰렸던 손님들이 최근에는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개발에 따라 신규입주가 진행되는 곳으로 수요층이 몰리는 탓이다. 첫마을 부동산중개업소 대다수는 다른 곳으로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첫마을 상가 대부분 침체기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불경기가 장기화되지는 않겠지만 현재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첫마을의 일시적인 호황은 예견되었던 일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공급량이 절대적인 부족으로 몰렸다. 정부 청사 공무원이 내려오면서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량이 초과하면서 이제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A부동산 김모 대표는 "지난 2년 간 호황이 비정상적이었다고 보면 된다" 며 "앞으로 첫마을이든 새로 입주하는 지역이든 과거와 같은 그런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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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필요 2015-05-08 09:00:38
상가가 부족하여 세종시 첫마을 상가가 호황을 누릴 적,,, 많은 사람들이 식당의 불친절, 성의없는 음식 상차림, 등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또한 상권의 분산으로 첫마을 상권이 식고 있다지만 고객을 위해 눈높이를 맞추고 친절하게 맞이하고 음식에도 신경을 썻다면 오히려 단골 고객을 확보하여 타격이 적었을 것이다. 첫마을을 떠나 다른 상권의 식당을 가보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더 친절하게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