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 객토(客土)작업 해야”
“한국 정치권 객토(客土)작업 해야”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5.04.20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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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이완구 총리 막장 드라마가 주는 교훈

               신 도 성 편집위원 
요즘 국내 정치권은 비리조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이후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성 전회장이 숨진 이후 발견된 메모쪽지에는 여당의 실세 8명이 적혀 있었고 이완구 총리는 액수 없이 이름만 적혀 있었다.

막장드라마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성 전 회장은 죽기 전에 작심한 듯 각종 장부에 뇌물 제공을 기록해놓은 것도 모자라 전화통화까지 녹음해두었다. 처음에 이완구 총리는 3천만 원을 국회의원 선거 시 사무실에서 받은 것을 놓고 왈가왈부하다가 급기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지고 있다.

이완구 총리뿐만 아니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거명된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뇌물을 받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진실이 드러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 총리는 처음에 “성완종이라는 사람을 잘 모른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급기야 자신이 만약 돈을 받은 게 확인되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극언을 하더니, 말바꾸기 지적이 나오자 '충청도 말투가 그렇다'는 황당한 핑계까지 대어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경찰청장을 거쳐 충남도지사, 그리고 여당의 국회의원으로 원내대표를 지내며 능력을 발휘하다가 국무총리라는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던 이완구 총리가 이제 부패척결을 위해 나섰다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어쩌면 자신이 죽게 될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 성 전회장의 에쿠스 차안에 장착한 블랙박스 에 지난해 3월부터 1년 간 이완구 총리와 로비 대화는 물론 성회장의 휴대전화에 이총리와 217건의 통화 착.발신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정부의 자원비리 수사를 받고 있던 한 기업인이 죽으면서 남겨놓은 메모지에 한국 정치권이 하얗게 질린 형상이다. 김영란법까지 통과시키며 부패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정치권의 부패는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매우 심각하다.

정부가 부패와 비리척결을 선포하며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 한 달 여 남짓한데, 그 선언의 당사자인 총리가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완구 총리는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장관과 경찰을 담당하는 안행부 장관을 배석하고 비장한 모습으로 자원비리 관련 부패척결을 선언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몇 달 전 각종 비리로 간신히 인사 청문회를 통과한 총리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돼 부끄럽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지금 국민은 혼돈상태다. 국민의 안전과 부패 척결을 외치던 정치권은 여전히 부패한 집단으로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다. 야당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호재를 만난 것처럼 부패정권 심판론을 외치고 있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치권이 정말 개혁되려면 뇌물수수의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에 이어 해군함정 불량품 장착으로 전직 해군참모총장 2명이 구속되는 등 우리사회는 지금 돈에 미쳐서 예의염치를 잃어버렸다. 우리는 선조의 역사에서 사람들이 예의염치가 없어져 나라의 부패를 막지 못 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보아왔다.

“예의염치를 아는 정치인 양성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희망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를 도와 패업을 이루었던 관중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국가의 네 가지 근본으로 보았다. 예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의로움이 없으면 위험에 빠지며, 염(청렴함)이 없으면 근간이 뒤집히고, 치(체면을 차리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가 없으면 결국 망하기 때문이다. 예는 바로 사회를 다스리는 기본 틀이요, 의는 사회가 추구해야 할 기본가치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청렴함과 부끄러움을 알 때 사람으로 됨됨이를 비로소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코메디언 이주일씨가 생전에 정치에 입문하여 정주일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여 나름대로 활동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의 부패한 기득권 세력들은 이미 자기들끼리 합의해놓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정주일 의원에게 “연예인이 뭘 안다”고 하며 무시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이에 환멸을 느낀 정 의원은 다시 코메디언 이주일로 돌아가면서 “국회에서 코메디를 실컷 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예의염치를 모르는 부패한 정치권을 국민이 갈아 업어야 한다. 밭처럼 정치권에도 신선하고 양심 있는 사람들로 객토(客土) 작업을 해야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다. 도둑들이 대를 이어 도둑질 해먹는 한국정치 풍토를 확 바꿔야 한다. 올바른 정치인을 키우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완구 총리의 막장 드라마가 한국 정치에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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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2015-04-20 23:41:11
좋으신 말씀 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