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보다 유니크를 지향하라
베스트보다 유니크를 지향하라
  • 임영호
  • 승인 2015.04.01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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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독서길라잡이]유대인 창의성의 비밀, "원천은 배움"

많은 사람들은 발명왕 에디슨이나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이 유대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유대인인 그들이 어린 시절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습부진아였는데 그들의 부모들은 어떻게 그들을 교육시켜 성공하게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유대인들은 세계 인구 중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 중 유대인 비율은 22%나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IT업계의 CEO인 래이 페이지, 주커버그, 스티븐 볼머는 물론이고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3대 언론의 경영자와 미국영화 6대 제작사 중 5개의 소유주와 찰리채플린, 스티븐 스필버그, 우디 앨런 등 할리우대 제작사의 2/3, 사막인 라스베가스와 마카오에 대규모 복합 리조트를 만든 사람들도 유대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의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이다. 이 연방 준비제도의 의장 자리는 1970년 이래로 유대인들이 차지했다. 우리 귀에 익은 폴 볼커, 앨런 그리스펀, 벤 버냉키가 그들이다. 또한 제이컵 루,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폰스, 로렌스 서머스, 로버트 루빈 등 미국 역대 재무장관도 모두 유대인이다.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던 유대인의 이 탁월한 저력은 어디에 서 나올까?

   유대인의 창의성은 어디에서 올까. 책은 유니크한 배움에서 온다고 답하고 있다.
KOTRA에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세계 곳곳을 다녔던 홍익희님이 《유대인의 창의성 비밀》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 이외에도 여러 권의 유대인 관련 책을 이미 낸 바 있는 그에게 유대인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볼만하다.

 유대인의 창의성의 원천은 배움이다.
도대체 세계 모든 각 분야에서 어느 민족보다 두드러진 유대인의 성공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 책 저자는 유대인의 창의성이 그 원천이라고 말한다. 유대인의 창의성의 원천은 독서 즉 배움이다. 유대인에게 책을 읽고 배우는 것은 신을 찬미하는 기도와 동일한 일이다. 유대인은 ‘모든 진리는 하느님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 인간은 하느님 형상을 본받아 만들어졌기에 인간내면에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가르친다.

유대교의 ‘티쿤올람 사상’에 따르면, 세상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개선해서 완성해야할 대상이다. 따라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신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다. 유대인은 평생 공부한다. 더구나 그들에게 신앙은 자기 자신 속에 내재된 하느님의 형상과 자신의 달란트를 찾아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이다. 즉,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대로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사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갈고 닦아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죄를 짓지 않고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기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자기 일에 매진하다보면 어느새 자기분야에서 우뚝 서게 된다. 당연히 유대인의 교육열은 세계 1위이다.

가정은 밥상머리 교육의 현장이다.
유대인에게 가정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사람과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집으로 초대할지언정 저녁은 집에서 꼭 먹는다. 역사적으로 핍박을 받으면서 이방인으로 살아왔기에 가정은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삶의 의욕을 다시 북돋게 하는 장소다.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는 밥상머리 교육의 현장이다. 온가족이 식사를 함께 하며 기본예절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질서와 나눔, 가족 간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안식일에도 회당에 가는 것 이외에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책을 보고 대화하며 토론한다.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 함께 매일 식사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과거 우리 전통인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진 것은 참 아쉽다.

유대인은 베스트보다는 유니크를 지향한다.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대화와 토론이다. 부모들은 아이를 부모의 종속물로 보지 않는다. 자녀는 신이 맡기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하느님이 자녀를 13세 성인식을 할 때까지 부모에게 맡겼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모와 동등한 인격체이다. 아이들에게 혼을 낼 때도 무조건 화를 내지 않고 왜 잘못했는지 충분히 대화로써 설명한다. 자식교육에서의 대화는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토론식 교육은 자녀의 머리를 분석적이고 조직적이며 통합적으로 만든다.

유대인은 아이를 부모가 바라는 형태로 이끌지 않고 아이의 재능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려고 한다. 어려서부터 아이의 지적호기심을 자극시켜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 한 명의 베스트보다는 유니크(unique)를 지향한다. 하느님이 주신 독특한 재능을 살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유대인은 평등사상을 가지고 있다. 지위와 관계없이 수평적인 시각으로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질문하며 토론하고 논쟁한다. 감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며 언성을 높이고 논쟁하는 사람들도 끝나면 다정한 사이로 다시 돌아온다. 〈탈무드〉식 토론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들을 것. 둘째,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말할 것. 셋째, 모두가 빠짐없이 말할 것 이다.

진정한 교육목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유대인의 교육은 기존 학술이나 이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이론에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더할지를 가르친다. 〈탈무드〉에서도 가르침을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권력과 자기 자신을 부패하게 한다고 가르친다. 유대인은 통념이나 고정관념에 안주하지 않는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키우고, 이것이 그들의 창의성을 메마르지 않게 한다. 그들의 진정한 교육목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논리적인 언변이나, 글 잘 쓰는 사람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면 지금의 유대인 교육방법은 옳은 교육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하나의 고리로 형성되었다.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을 가족처럼 대하는 공동체 의식이 있다.
애급이나 바빌론, 앗수루와 그리스·로마, 사라센제국과 독일·러시아도 이스라엘을 삼킨 적은 있으나 먹지는 못하고 토해놓았다. 유대인은 선인장 같은 민족이다. 사막의 악조건에서도 꽃을 피운다. 이런 고난의 역사가 그들의 공동체 의식을 키웠다.

유대인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하나의 고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유대인에게 공동체 의식은 능력껏 벌되, 필요에 따라 나누어 쓴다는 개념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원리로 능력껏 돈을 벌긴 하지만 필요에 따라 나누어 쓴다는 공유의 정신이다. 그들의 율법에도 자기 동족을 의무적으로 돌보도록 하는 무언의 법이 있다. 〈탈무드〉에서도 재물을 가지고 우선 자식을 키우고 교육을 시키는 일에 쓰고 그 나머지는 자선을 베풀라고 한다. 그들에게 돈은 하느님으로부터 선물을 살 기회를 준 것이라 하였다. 유대인 공동체에서는 최소한 돈이 없어 굶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배움을 희망하는 가난한 유대인 학생에게는 원하는 과정까지 공부시켜줄 책임이 있다.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하자.
책을 덮으면서 이스라엘과 우리는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자원이 없으며, 강대국이나 적국으로 둘러싸여 사실상 국가 간의 분쟁 상태에 놓여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스라엘 못지않게 눈부시게 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1인당 GDP는 2만 달러에 머물러 있다. 더군다나 삼성이나 LG, 현대자동차 등 몇몇 재벌의 활약에 선진국이라는 착시현상마저 쓰워져있다. 우리경제의 재도약의 길은 고도의 과학기술 개발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제창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창조 경제의 모범이 되는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유대인의 ‘후츠파(chutzpah)정신’과 ‘로시가돌(roshgadol)정신’
이스라엘은 창조경제의 바탕이 되는 상상력으로 이스라엘 전체가 실리콘 벨리처럼 거대한 연구단지이며 하이테크 산업의 벤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도 창조경제를 위해 이스라엘처럼 창의성 있는 교육과 정신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사회 교육관의 변화가 있어야한다.

 
     
 
 
임영호, 대전 출생, 한남대, 서울대 환경대학원 졸업, 총무처 9급 합격, 행정고시 25회,대전시 공보관, 기획관, 감사실장, 대전 동구청장, 18대 국회의원, 코레일 상임 감사위원(현),이메일: imyoung-ho@hanmail.net

우리 사회는 베스트만 추구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삶을 숨 막히게 하고 있다. 이제 각자의 달란트대로 각자 능력이 발휘되는 유니크(unique)한 사회로 나아가야한다. 그리고 유대인의 ‘후츠파(chutzpah) 정신’처럼 놀라운 용기로 사고의 범위를 무한대로 넓혀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 아울러 하느님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생각으로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고 기존의 관념을 부수는 발전적인 토론문화와 유대인의 ‘로시가돌(roshgadol)정신’인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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