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몸을 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07.19 18: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실 인터뷰]단식 중 쓰러져 입원 중인 김정봉 세종시의원

   11일째 단식 중인 김정봉 의원은 19일 쓰러져 부강 개인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시 대전으로 이송되었다.
성신양회 아스콘 공장 증설 철회를 촉구하면서 9일째 단식 중인 김정봉 세종시의원(54,무소속)이 탈진, 입원했다. 김의원은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19일 아침, 주민들과 함께 농성 중이던 천막 안에서 헛소리 후 쓰러져 주변에 있던 주민들이 부강 소재 개인 병원으로 옮겼다.

이후 상태가 악화돼 이날 오후 3시쯤 대전 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입원 중인 병원은 본인의 요청으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현재 김의원은 사람을 알아보고 있으나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고 단식 9일째를 맞아 체력이 급격히 소진, 방금 전에 한 얘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신양회와 주민들에게 상태를 알려야 한다는 설득에 정신을 차리고 인터뷰에 응했다. 목소리는 가늘었고 힘이 없었다. 하지만 성신양회의 부당한 처사를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분명한 톤으로 잘못을 지적했다.

- 지금 상태는 어떠한가.
“조금 좋아졌다. 잠깐 정신이 나갔다. 기억이 잘 안 된다. 누가 왔다 갔는지 모르겠다.”

-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어야 했나.
“성신양회 측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너무 듣지 않았다. 발암물질이 30여 가지가 나오는데 불과 2-300m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게 걱정스러웠다. 기업이윤도 중요하지만 인간답게 사는 건 ‘신이 준 권리’이다.”(김의원은 이 질문에 애써 답은 했으나 듣기에 따라 횡설수설해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 지금 입원 한 곳이 어딘가. 부강으로 알고 있는데...
“부강에 입원했다가 오후에 대전으로 왔다. 병원장님이 나가라고 해서 이쪽으로 왔다.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면 한다. 많이 오시면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다.”

- 걱정이 많은 것 같다.
“정신적으로 힘드는 건 없지만 걱정이다. 회사가 빨리 마음을 바로잡아야 한다. 저 사름들(성신양회)을 가르켜야 한다. 근본적으로 인본사상이 부족하다.”

- 성신양회 공장 증설도 80%정도 이뤄졌던데 기업입장에서 양보하기 힘들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1986년 이후 26년 동안 피해를 주민들이 입으면서 참고 살았다. 레미콘공장은 주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 짓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난 6월 29일에 준공을 해버렸다. 순박한 주민들을 우롱하는 작태다. 사회에서 반드시 지탄받아야 한다. 함께 살 수 없는 비윤리적인 회사다.”

- 어떻게 할 작정인가.
“법대로 하면 공장은 지을 수 있지만 법대로 운영은 못할 것이다. 성신양회 기업 이념이 사람중심으로 알고 있다. 30가지 발암물질을 내놓는 게 사람중심 기업인가. 더구나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침해한 치사하고 몰염치한 기업이 아닌가. 끝까지 투쟁하겠다.”

- 몸도 많이 상한 것 같다. 단식투쟁을 계속할 것인가.
“그렇다. 6차례에 걸쳐 처절하게 항의도 했고 팔순 노인분의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젊은이들도 감정이 격해져서 우발적인 행동으로 경찰에 불러간 적도 있다. 다시 얘기하지만 공장 측은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해놓고 다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유한식 세종시장이 단식중인 김정봉 의원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지난 번 동료 의원들이 동참하고 응원을 해주었는데...
“저는 선배의원님이라 부른다. 훌륭하고 감사할 뿐이다. 17일 이곳에 와서 격려도 하고 주민 의견도 경청해주어 너무 감사하다. 유한식 시장님과 유상수 부시장, 그리고 내일처럼 해준 공무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 성신양회 측에 하고 싶은 말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공생해야 한다. 대화하고 소통하고 합의를 하면서 정상적인 이윤을 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 부강면민들에게도 한 말씀...
“죄송하다는 말 뿐 할 게 없다. 제가 머슴인데 성신양회 때문에 머슴이 상전을 잘 못 모시게 되었다. 죄송스럽다.”

- 단식하는 분께 몸조리 잘 하라는 말이 어폐가 있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부강인 2012-07-20 08:40:38
빠른쾌유를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