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진정한 자유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 오도석
  • 승인 2012.07.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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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석의 이미지문화]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를 행하라

   산수경석
프랑스 격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고귀한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뜻한다. 이는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 격언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 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로마시대에도 사회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었던 정신문화이기도 하다. 즉 더블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정신적, 문화적, 경제적, 지적으로 무언가 다른 이들보다 자신에게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자로써의 솔선수범과 책임이 따르기에 자신이 속한 사회를 향한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대적 상황을 보면 1929년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뒤흔들리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이 동시에 제로성장 언저리에 머무르는 장기침체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해 왔던 ‘미국식 시장만능주의’는 미국 자신을 세계 최대의 채무국, 최고의 빈부 격차 국가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 사람과 사람 간의 부(富)의 격차를 심화시켰고, 이를 따르지 않거나, 자국의 이익에 위협이 되는 국가, 기업, 개인을 벼랑 끝으로 내 몰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한국은 ‘미국식 시장만능주의’의 신봉자 역할을 충실히, 충분히, 그리고 열심히 한 결과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사자성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문제는 너무 많고 고질적이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괜찮은 일자리 부족, 직업 또는 직장간 보수와 안정성의 과도한 격차, 물가상승과 서민가계의 생활고, 전세 폭등과 집값 불안, 가계부채와 정부부채의 급증, 임대소득자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세금 탈루, 금융 산업의 낙후성, 금융과 실물 면에서의 과도한 개방, 중소·중견기업의 취약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 등 큰 덩어리만 보아도 이 정도로 많다. 여기에다 과다한 사교육과 죽기 살기 식의 입시경쟁으로 대표되는 교육문제도 직업 간 과도한 격차 즉 국민경제의 과실을 승자가 독식하는 경제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문제가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문제들이 대부분 구조적이어서 한, 두 가지 정책으로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그간 언론이나 많은 학자·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찾기 위해서 수많은 정책과 제도를 만들었으나 별 효과는 없어 보인다. 이

   달 항아리
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생각 중 대표적인 것이 ‘금리인하나 환율인상을 주장하는 사람을 성장론자로 부르는 것’, ‘일자리 부족은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것’, ‘우리나라 은행은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없다는 것’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고정관념이 여러 경제정책의 실패에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생각을 떨쳐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생각’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뿌리를 보지 않고, 줄기나 잎만 보는 것이다. 즉, 한국경제의 문제는 ‘단기간의 압축 성장에 따른 정신적, 도덕적인 문제’가 먼저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진 자’가 되려 하고, 가진 자가 되면 ‘덜 가진 자의 것을 뺏는 자’가 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이를 비난, 비판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기업가는 ‘기업가 정신’을 ‘부의 축적 정도’로, 정치인은 ‘정치도덕’을 ‘부의 축적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한국경제 문제의 원인’임에도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진 자들은 에둘러 이를 외면하고 있다.

오래전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백범 김구 선생은 인간의 자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를 사명으로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各員)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의 꽃을 심는 자유다."

이러한 정신문화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자유",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도석, 기독교 문화예술대학 대표 회장,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명예 선교학 박사,기독교 영성신학철학 박사, 주성천 교회 담임 목사(전), 승리학교 이사장(현), 성천문화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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