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께 즐거움과 희망 주고 싶어요”
“어르신들께 즐거움과 희망 주고 싶어요”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4.12.15 11: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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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농촌마을 기쁨조’ 세종도덕노인대학 이삼희 목사

 이삼희 세종도덕노인대학 학장이 겨울방학을 맞아 건강에 유의할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다.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세종시 연서면 양대길 52에 위치한 하늘소망교회 부설 세종도덕노인대학(학장 이삼희 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 강당에 들어서자 100여 명의 노인대학 학생들이 노래강사의 지도로 노래방기기에서 흘러나오는 가수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있었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열리는 세종도덕노인대학은 교통이 불편하고 거동이 불편한 시골 마을의 노인들에게 한줄기 소나기 같은 청량제였다. 무료한 농촌에서 노인들에게 노인대학은 스트레스 해소장이며 노래방이고 놀이터였다.

이 노인대학의 책임자인 하늘소망교회 이삼희 목사는 자신의 차량과 자원봉사 차량 등 3대의 차로 금요일 아침 일찍부터 연서면, 장군면 일대 마을을 돌며 부지런하게 어르신들을 모셔온다. 눈이 올 때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진땀이 난다. 하지만 일주일을 눈 빠지게 기다려온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다.

노래 시간에 배운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라는 노래를 한 학생이 부르고 있다. 
노래 부르고 체조하고 강의 듣다보면 배가 출출…맛있는 점심 나눠

기자는 농촌마을에서 열심히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세종도덕노인대학이 12월 12일 겨울방학을 맞는다는 소식을 듣고 특강을 자청해 어르신들과 자리를 같이 했다. 앞에서 봉사하는 교수 등 자원봉사자 3명,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기 위한 식당 봉사자 6명 등 10여 명의 도움으로 노인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노래강사의 지도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이어 생활체조 강사를 따라 30분 간 땀을 내고 나서, 외부 초빙 특강교수의 강의가 30분 정도 진행되면 배가 출출해진다. 점심시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정성이 담긴 반찬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맛있게 식사를 나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전국 30개 시·군·구가 이미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등 고령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탈농현상으로 농촌에서의 초고령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문제다. 한국 교회도 이에 대비해 농촌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구 몇 안 되는 시골마을에 복음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회 중의 하나가 이삼희 목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생활체조 댄스 시간에 흥에 겨운 한 어르신이 강사와 함께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이삼희 목사는 서울 영등포교회에서 교육목사로 11년간 근무한 후 지난 2001년 6월 공주시 의당면 도덕교회에 처음 부임했다. 66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도덕교회는 도신리와 덕학리 두 마을을 어우르는 교회로 이름도 도덕교회라 이름 지었다. 이 목사가 부임한 당시 도덕교회는 2001년 폭설로 무너진 교회를 건축 중에 있었다. 전임 목사의 마지막 꿈이었던 교회건축을 기점으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첫 담임지를 포장도 안 되고 집도 몇 채 없는 그야말로 농촌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부인 이현옥 여사와 함께 봉사하겠다는 신념으로 시골 땅을 밟았다.

이 목사가 부임 당시 작은 시골교회에서 15명 정도의 신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도심의 큰 교회에서 목회를 보던 그는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교회를 운영해 부임 3개월 후부터 한 명씩 등록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신도 수가 몇배나 늘었다. 

이삼희 학장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점심 배식을 하고 있다. 
시골교회 체질개선에 앞장, 사랑실천운동본부 만들어 찾아가는 봉사

이후 도덕교회는 도·농교회 연대를 통한 복음화 사역에 좋은 모델이 되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의료봉사, 이·미용봉사 등 봉사활동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이삼희 목사는 교회붕괴, 전임 목사의 건강악화 등으로 침체돼 있던 이 시골교회를 지역주민을 위한 쉼터로 만들기 위해 ‘체질 개선’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사랑실천운동본부’이다. 도덕교회는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교회’라는 표어 아래 평신도 사랑실천운동본부를 두었다. 이를 통해 사랑실천기금을 조정하고, 이웃 어른들을 섬기는 행사를 년 2회 이상 실시했다. 또한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잔치집이나 상가집에 가서 직접 봉사하고, 주민 환자들을 심방하고, 야외 일터에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하며 위로하고, 의료 서비스, 무료 공부방 등을 운영했다. 이 목사 부부는 교회와 사택의 담을 없애 어린이들이 교회에 수시로 드나들게 만들었다.

 노인대학 어르신들이 마을별로 친구들과 모여 점심을 맛있게 들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으로 이웃사랑을 전했다. 그렇게 지역 주민들과 하나가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해지고 인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서서히 열려 지금은 지쳐 있던 신도들을 비롯해 온 동네가 활기를 찾고 공주시내에까지 ‘소문난 교회’가 되었다.

부인 이현옥 여사는 학원 하나 없는 시골마을에 지역 주민들을 위해 CMS 영어 지도와 방과 후 공부방을 통해 호응을 얻었다. 당시 공주 인근 학교에서 강사로 와달라는 부탁까지 받을 정도다. 또한 부임 당시 없었던 주일학교를 만들어 이제는 마을의 아이들이 거의 출석할 만큼 부흥시켰다. 매주 신도들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를 차려주고 주일학교 학생들이 교회에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도덕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고 그들과 하나 되는 가운데, ‘살아 움직이는 교회’라고 소문이 나자. 지역사회에서도 민·관을 초월해 도덕교회가 하는 일이라면 늘 격려하고 지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덕교회는 조그만 교회로 여러 가지 한계성을 느끼던 차에 인근에 위치한 하늘소망교회가 2006년 건축 중에 부도가 나서 4년간 방치되어 있던 것을 경매를 통해 2011년 6월에 인수하여 2012년 개관하고 세종시 편입 한 달 만에 세종도덕노인대학을 열게 되었다.

장군면 용암리에서 온  노인대학 동기들이 지도교수와 함께 아쉬움을 달래며 기념촬영했다.
세종도덕노인대학의 학장이며 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인 이삼희 목사는 첫 인상이 시골에 사는 수수한 아저씨 같다. 그는 늘 성실하고 진실하게 이웃을 섬기기 때문에 주위에서 돕는 사람들이 많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수많은 양떼들을 품고 섬기는 이삼희 목사는 이제 수많은 농촌교회와 미자립교회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 목사는 4년 전부터 공주지역에서 유명한 의랑골건강축제를 이어 받아 올해 제33회 의랑골도덕건강축제를 지난 11월 14일 하늘소망교회 세종도덕노인대학 강당에서 성대하게 연 바 있다.

의랑골건강축제는 당초 의랑초등학교 관내 11개 마을에서 돌아가며 일 년에 한번 의랑골건강축제를 열다가 7년 전에 유근춘 회장(당시 공주 의당면 용암2구)이 돌아가시면서 축제가 중단되었다. 이에 공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가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던 13개 마을 유지들이 이 목사를 찾아와 축제를 이어 줄 것을 간청했고, 이를 승낙해 축제가 이어진 것이다.

한 때 단절된 유명한 축제를 이어받아 지난 11월에 개최한 제33회 의랑골도덕건강축제 모습.
“웃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섬기면 자신은 물론 우리나라 미래 좋아진다”

이삼희 목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역 주민에게 행복을 주는 교회가 되고 싶다”며 “개개인이 웃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을 가지면, 자신은 물론 가정과 마을, 직장과 사회, 우리나라의 미래가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맛있는 점심과 따뜻한 호박떡을 받고 목사님이 태워주는 자가용으로 각자의 마을에 돌아온 어르신들은 내년 2월 말의 노인대학 개강날을 기약하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공주에서 세종시로 편입한 세종도덕노인대학에 대해 아직 예산이 편성 안 되어 급식비를 지원 못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세종시에는 청원군 부용면에서 편입한 부강리 소재 나이야가라노인대학 등 4개 대학이 급식비를 지원받고 받고 있어, 내년부터 세종도덕노인대학도 지원받기를 소망해본다.

열심히 지역 어르신과 주민을 섬기는 이삼희 목사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관에서는 이런 분들이 힘을 내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기자는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좋은 사람과의 하루는 별 볼일 없이 보내는 무익한 열흘보다 낫다”는 말이 생각났다. 시골 벽지에서 온 힘을 다해 봉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세종도덕노인대학 :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양대길 52
전화 (044)868-9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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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리 2014-12-22 09:23:47
추운 날씨 속의 정말 훈훈한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