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는 '흑룡의 해'라고 한다. 왜 흑룡의 해라고 하는가?   10개의 천간 중에서 임(壬)자는 물을 나타내고 검은색을 상징하며, 12간지에서 용을 의미하는 진(辰)과 결합하여 임진년(壬辰年) 흑룡(黑龍)띠 해가 되어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흑룡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상상의 동물로 동양, 서양에 함께 알려진 신비의 동물이다. 용은 상서로운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자고로 용을 임금에 비유해서 임금님의 얼굴은 용안, 임금님의 옷은 용포, 정무를 볼때 앉던 자리를 용상이라고 불렀다.

용띠로 태어난 사람들의 성격은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신념이 강한 편이라고 한다. 또한 집착이 심하지 않으며, 씀씀이가 큰 편이어서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직성에 풀릴 정도로 끈기도 대단하다. 한마디로 용띠는 집중력이 좋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용을 임금이라고 여기고 용 꿈을 꾸면 나라에서 크게 쓰여지는 인물로 여겨왔다.

여기저기서 흑룡의 해에 아기를 낳으면 좋다고 야단이다. 기업에서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용의 순수한 우리말은 '미르'이다.' 미르'라는 말은 지금의 머리, 두뇌, 우두머리, 와 등의 의미가 된다.

신라의 석탈해 임금이 용의 아들이라고 한다. 신라의 문무왕은 죽어서 나라를 지키는 동해의 용왕이 되기 위해 지금 감포 앞 바다에 수중릉이 있다. 그 후에도 용과 관련된 많은 전설이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용이 백성을 지키는 수호자 혹은 국왕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임진년 용(龍)의 해를 맞아 ‘용’이란 상상의 동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각종 신화와 구전(口傳)에 등장하는 용이지만 우리 지명에 그 이름이 많이 녹아들어 있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마을, 지세가 용을 닮은 마을, 용과 흡사한 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 마을에 어김없이 ‘용’이란 글자가 붙었다.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龍浦里)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세종시의 중심이 될 용포리는 금강물이 용처럼 꿈틀거리며 흐르는 곳이라고 하여 이름 붙혀진 곳이다. 전국에 용포리는 전남 무안군 삼향면, 전북 진안군 성수면,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도 있다.

앞으로 세종시에 편입될 공주 의당면 용암리(龍岩里) 등 용이 들어간 지명이 많다. 대전에는 서구 용문동(龍汶洞:용이 놀던 물가), 중구 용두동(龍頭洞:용의 머리), 동구 용전동(龍田洞), 용운동(龍雲洞)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용전동은 ‘용의 입을 둔 마을’이란 뜻의 옛 지명 용구말(龍口村)에서 유래됐고 용운동은 용방리(龍防里), 용수골 등 옛 지명과 무관치 않다.

대전 서구 기성동에는 ‘용태울(龍胎里)’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옛날 이 마을에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아이를 가진 부인이 보게 돼 용이 하늘로 올라가지 못했다는 전설이 존재한다.

충남 보령의 ‘삽시도’란 섬은 옛날 용이 살았다하여 용도(龍島)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홍성군 홍북면의 용봉산(龍鳳山)에도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내려 온다. 용봉산 빈절골에 절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스님이 내를 남쪽으로 돌려내면 부유해질 것이라 하여 내를 돌린 결과 내에서 용이 나고 봉이 날아 결국 절이 망했다고 한다. 용과 봉이 날아서 용봉산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용은 십이지(十二支) 중에서 가장 신성시 되는 만큼 우리 지명에 제일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용의 해를 맞아 국토지리정보원은 용과 관련된 전국의 지명 1261곳을 소개했다. 이 중 대전, 충남·북에 존재하는 지명은 총 197개(충남 111곳, 충북 72곳, 대전 14곳)나 된다.

무엇보다도 임진년 새해에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세계 만방에 그 이름을 알리는 역사적인 해다. 계룡산과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세종시에서 국무총리실을 필두로 36개 기관이 이주하면, 세종시는 한반도의 중심으로 우뚝 솟을 것이다.  

임진년 새해, 흑룡의 가호로 세종시의 차질 없는 건설과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드린다. 아울러 세종의 소리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