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무엇이 빠졌을까
호수공원, 무엇이 빠졌을까
  • 송두범
  • 승인 2014.12.05 09: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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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 칼럼]자연을 닮은 세종 호수공원과 러버덕(Rubber Duck)

세종시에는 공원면적만 698,004㎡(211천평), 수면적 322,800㎡(98천평, 508천톤 담수, 평균수심 1.5m)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도심 호수공원이 있다. 호수주변은 산책로 8.8km와 자전거도로 4.7km가 개설되어 있고 축제섬, 무대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 5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수주변에는 대통령기록관과 국립세종도서관, 정부세종청사, 행정지원센터 등이 위치해 있다.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세종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와 문화예술공연이 개최되고 있고, 카약 등의 수상레포츠체험활동 등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시 도심에 위치한 에즈코(江津湖) 전경
세종호수공원에는 휴일방문객이 3,0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고, 2013년 조사결과이긴 하지만, 조사대상 방문객의 79%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족하는 시설로는 산책로와 수상무대섬을 꼽았으며, 은빛모래사장과 분수, 물놀이섬, 축제섬 등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호수공원이 부대시설을 잘 조성하여 방문객들에게 충분한 휴식 및 놀이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일이기 하지만, 이왕이면 자연에 더 가까운 호수공원을 조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호수공원을 방문해본 결과 가족단위로 데크 위를 천천히 산책하거나, 아이들과 연을 날리는 모습은 일상화된 광경으로 보였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호수주변 국립세종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 개장 초기 들뜬 분위기에서 이제 안정을 찾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에도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호수공원을 찾을 때면 뭔가 한 가지는 모자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선은 물이 너무 맑아서 그런지 수생식물이 보이지 않는다. 물꽃섬 주변에 연밭을 조성한다는 안내판은 설치되어 있으나, 연은 보이지 않았다. 겨울이라 그런 점도 있겠지만, 맑은 물을 유지하는 것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릇 호수는 물고기와 다양한 생물, 그리고 수초들이 어울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온 지라 세종호수공원은 너무 깨끗하여 아무것도 살지 않는 호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올해 11월 초 일본 구마모토시를 방문했을 때 도심에 위치한 에즈코(江津湖)를 가볼 기회가 있었다. 호수둘레가 10km라고 하니 세종호수공원보다 약간 더 큰 호수로 생각된다. 아소산에서 흘러들어온 지하수가 모여 만들어진 호수로 학, 청둥오리, 백조 등 다양한 조류와 물고기가 살고 있고, 부레옥잠 등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시민들의 쉼터기능을 하고 있었다. 조용히 산책 및 낚시를 하거나, 오리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니 호수가 시민들에게 어떤 존재여아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하나 욕심을 내본다면, 호수공원은 ‘러버덕 프로젝트’와 같은 물을 이용한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 곁으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4년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에서 진행된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책임자인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작가 프로렌타인 호프만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러버덕 프로젝트에는 국경도 경계도 없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도 한다. 러버덕은 치유의 속성을 지닌다. 물 위에 다정하게 떠있는 오리를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러버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다.”

   석촌호수 위의 러버덕(출처; http://ko.wikipedia.org, 위키백과)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 1톤짜리 고무오리가 전시된 석촌호수에는 한 달 동안 500만 명이 찾았으며, 러버덕 인형 1만개 등 관련 상품 판매수익도 6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프랑스 생나제르 항구에 26m짜리 오리를 전시한 2007년부터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위로와 희망의 시간을 갖고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루, 홍콩 등 전세계 16개국에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물론 이번 프로젝트는 제2롯데월드 개장행사에 맞춰 진행한 점 등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재난과 사고로 실의에 빠진 한국국민들이 기쁨과 희망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의 기회를 가지기 바란다는 호프만의 말처럼, 세종호수공원에도 러버덕은 아니라 할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지라도, 공공예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이 역시 호수공원을 조성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까를 생각해 본다.

세종호수공원이 그저 맑은 물을 저장하고 호수를 구경거리쯤으로 생각하는 호수가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들의 서식처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호수, 더 나아가 문화예술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진화해 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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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14-12-08 09:52:24
100% 동감합니다.
물론 아직은 동식물이 자리잡을 만큼의 시간이 부족한점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화된 듯한 느낌이 부족한것도 사실입니다.
점차 무성해지고 자연스러워 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임권수 2014-12-08 05:36:41
문화 예술로 호수공원을 더 발전 의 장으로 되길 기대해 봅니다
세종의 세로운 장 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