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식 방불케 한 출판기념회
출정식 방불케 한 출판기념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1.12.12 14: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관 실었지만 교육감 중도 탈락에 변없어 아쉬움

   오광록 전 대전시 교육감의 저서 '그래도 꿈과 희망은 교육에 있다'출판기념회가 지난달 27일 연기군 조치원읍 연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세종시 초대 교육감을 노리는 오광록 전 대전시 교육감이 연기 문화예술회관 대 공연장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2시였다. ‘세종의 소리’가 출범하기 전의 행사라 기사는 과거형으로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치적인 동반자를 꿈꾸는 세종시장 예비 후보에서부터 교육계 인사, 그리고 지역민 등이 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명목은 ‘출판기념회’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세종시 교육감 후보 출정식이었다. 그 행사는 늘 그러하듯 칭찬과 격려, 자랑, 비전 제시 등이 순서로 이어졌다. 기자로서 관심은 행사 자체보다 책에 담겨져 있는 생각과 철학에 더 쏠렸다. 예정대로 교육감에 나서면 유권자들에게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고 전해주는 게 언론의 역할로 평소 생각해왔었다.

‘그래도 꿈과 희망은 교육에 있다’
부제, ‘교육은 감동이다’

263쪽으로 구성된 책에는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과 신년 교례회 등 각종 행사 참석에서 행했던 연설문 등을 재편집되어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교육감이 되기 위한 한 과정으로 책에만 전념하기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컸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가 되었다. 가능한 정독을 하되 최근에 작성된 글 중심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21세기 교육별곡과 교육 현장에서로 나눠진 대단원에서 제목과 같은 단락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꿈과 희망은 교육에 있다’에서는 ‘나는 가수다’처럼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의 교육을 희망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남의 노래를 자신의 곡으로 완전 소화해서 확대 재생산해내는 게 바로 오 전 교육감의 교육 모토였다.

저자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곳곳에 산재한 난제의 해결책을 교육에서 찾았다. 불법과 탈법으로 아수라장이 된 사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책은 교육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교육제도를 모방해서 발전시켜온 우리의 교육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극찬하는 우수성과 열의를 가지게 되는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도 이 책속에서 역설하고 있다.

결국 과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교육’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발전하고 서양에서 300년 동안 서서히 이뤄왔던 산업 혁명을 50년이라는 짧은 역사 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오 전교육감은 교육을 어항 속에 고기, 즉 관상어 일종인 ‘코이’의 성장과 비유했다. 이 고기는 작게는 10cm부터 크게는 1m까지 자랄 수 있다. 크기는 순전히 어항, 즉 환경이 좌우한다. 우리 교육도 큰 어항을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들이 1m의 코이가 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교육이라는 화두와 함께 ‘감동’을 그는 이 책 속에서 강조했다.
2003년 한 신문기고문을 인용했다. 어릴 적 여읜 아버지를 대신한 할아버지의 교육 방식은 ‘묵언’(黙言)이었다. 기침 소리로 가르치고 표정으로 애증을 대신했다. 눈빛과 소리로 교감하는 교육, 그것은 직설적인 어법보다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전달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믿음을 주었다. 무한한 신뢰를 어린 손자에게 주었다. “나는 네 말을 믿는다”, “네가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나는 믿는다”, “나는 네가 희망이다”라고 수시로 말했다. 그게 곧 칭찬의 교육이고 감동을 주면서 스스로 혼자 있을 때 삼가는 ‘신독’(愼獨)의 정신을 가져주었다는 것이다.

저자 오광록은 이날 인사말에서도 할아버지 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할아버지는 제게 두 가지를 요구하셨습니다. 순사는 되지 말고 선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가혹한 경험을 한 세대 입장에서 순사는 당연한 기피대상 직업이었습니다. 그러시면서 저에게는 상서로운 말은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르침도 기침으로 하셨습니다.”

   오전교육감은 '교육은 감동'이라는 전제하에 믿음과 신뢰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기댈 언덕은 교육이며 마지막 보루 또한 교육”이라며 “본분과 양심을 지키면 꿈과 희망이 있는 미래가 열린다”는 말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마쳤다.

약 2시간동안 진행된 출판기념회와 250여 쪽의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저자가 대전시 교육감에서 중도 퇴진한 이유에 대한 설명과 복권 과정, 그리고 거기에 대한 자신의 입장 등이다. 그것이 곁들어졌으면 기념회는 새 출발의 의미를 더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저자로서는 정말 입에 거론조차 하기 싫은 일이겠지만 못 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순주 2011-12-16 13:03:22
중규형! 축하 축하..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