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가진자가 기부하는가?
많이 가진자가 기부하는가?
  • 안승서
  • 승인 2014.10.13 08: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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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서의 소소한 수다]도울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가르치는 게 중요

라면하나 치약 한개!

어려운 이웃들에게 월 1회 생활필수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푸드마켓이란 제도가 있다. 생활이 어려워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노인과 장애인,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을 보살피기위한 사업으로 작은, 아주 작은 도움을 준다.
쌀, 된장, 고추장, 라면, 치약 칫솔, 비누, 화장지 등등…….
한 달에 한번 가져갈 수 있는 물품들은 전부 기부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 기부데이 행사.
늘 받아만 보며 살아온 학생에게,
“너희도 집에서 사용하지 않고 묵혀두는 물건이 있으면 무엇이든 이웃을 위해서 도와줄 수 있으니 가져오기 바란다.”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있었다. 그리고 기부데이 날.
“선생님 저, 치약하나 가져왔어요.”
“선생님 저는 비누 가져왔어요.”
하며 물건을 내밀며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은 빛이 났고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몸짓에 활달했다.

그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얼마나 값지고 보람되는가?
늘 받아만 보고 살아온 그가 치약하나 비누하나 칫솔 하나라도 내놓고 당당해 하는 모습은 백 마디 천 마디 입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몇 백배 값어치가 있었다.

내가 누구를 도와준다는 것.
이것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값지다는 산교육이 되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저소득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나 나도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이란 것을 아이들 스스로가 보여준 것이다.

기부란?
너도 한 점.
나도 한 점.
솔선하여 우리 사회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삶의 보탬이 되도록 도와 줄 수 있는 통로이며 사랑이고 배려이다. 집에서 쓰지 않고 묵혀두는 물품으로도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으니 진정한 나눔 문화의 꽃이 아닌가.

진정한 기부는 누가 하는가?
많이 가진 자? 그렇지 않다.

음지가 양지된다는 말이 왜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없는 사람은 항상 없으라는 법이 없다고 했다.
현재는 가난하고 가진 것이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다 보면 잘 사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어린아이 때부터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믿음대로 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한다.

     
안승서, 세종시 금남 출생, 초등학교 졸업(검정고시),대전장애인인권포럼 대표(현), 금강일보 시민기자,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소설 최우수상(2008년), 한빛 대상(사회봉사부문), 장애인 대통령상 수상,이메일: anss8834@hanmail.net

나도 도울 수 있는 존재임을 어릴 적부터 배울 수 있게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의 따뜻한 사랑이 아름답고 감사하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푸드마켓의 기본정신이 영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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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일 2014-11-21 16:55:54
공감합니다... 그리고 나눔도 습관이지요.
어릴적 버릇 여든간다고 어릴때 좋은 습관과 나눔의 습관을 기른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좋은 선생님 밑에서 좋은 아이들, 제자도 나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