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표 '미더 유' 만들어라
세종표 '미더 유' 만들어라
  • 송두범
  • 승인 2014.08.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두범 칼럼]'세종형 로컬푸드 외식식당’ 인증제 도입필요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도 세종시 로컬푸드를 주제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로컬푸드가 민선6기 세종시의 핵심시책 중의 하나인 것은 많은 세종시민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시책이 시민의 일상생활 속에서 실현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어떤 사업은 단기간에 시행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산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사업들은 오랜 기간 논의하다가 흐지부지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세종시에서는 세종시표 로컬푸드사업으로 ‘참거래 시장’(농민-소비자직거래장터)을 8월부터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솔동 생태터널 일원에서 추진하되, 향후 도담동까지 확대해 주6회 요일별로 순회․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연중 공급이 가능한 기획생산체계와 로컬푸드 통합인증시스템 구축, 공공급식센터와 거점별 직매장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직거래장터의 운영성과는 더 두고 봐야하겠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발빠른 사업추진을 환영한다.

세종형 로컬푸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로컬푸드 생산시스템, 로컬푸드 급식체계, 로컬푸드 유통시스템, 로컬푸드 외식식당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세종형 로컬푸드 외식식당’의 중요성과 지정방안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금년 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1,500여 소비자들의 외식소비트렌트를 조사한 결과 1인 메뉴, 매스티지(명품의 대중화), 로컬푸드, 슬로우푸드, 웰빙 등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외식에서 로컬푸드는 뗄 수 없는 키워드가 된 것이다. 세종시 역시 인구증가에 따라 다양한 식당들이 개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당들에서 취급하는 음식재료에 대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국내산’, ‘중국산’ 정도이고, 국내 어디에서 생산되었는지에 대한 이력은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외식업에 대한 신뢰가 높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미 일부 자치단체들을 ‘로컬푸드 외식식당’ 인증제를 도입하여, 안전한 음식물 소비를 통한 고객과 식당간의 신뢰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이웃 충남에서는 ‘미더유’라는 이름으로 로컬푸드 식당을 인증하여 식당에 대한 도민의 신뢰 증진에 기여하고, 지역농산물 소비문화를 확산해 가고 있다. 현재 30개 정도를 발굴 및 인증하였으나, 향후 300개 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외식업 로컬푸드 인증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주5일제 근무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해 외식수요가 늘고 있으나, 정작 식당에서 사용하는 음식재료에 대한 불신감은 높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수요를 충족해주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세종시에 입지한 식당들 역시 외국산 식재료 및 원거리 생산농산물을 사용하면, 먹거리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때문에, 시민들이 안전하게 외식을 즐기면서 지역농산물에 대한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세종형 로컬푸드식당 지정이 시급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세종형 로컬푸드식당 지정제도는 아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로컬푸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세종시 농축산업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세종형 로컬푸드 식당 인증제도는 행정측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의 기준을 지키는 식당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포지티브(positive)방식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지정된 식당에 대해서는 세종시가 인증표식을 하고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공지하거나 안내책자발간 등을 통해 홍보하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세종시의 농업여건상 세종시내 식당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를 생산 및 조달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경우 인근 충남이나 충북의 생산농민들과 협력을 통한 식재료 조달이 가능하다. 충남 및 충북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식당의 주재료와 부재료 100%를 지역농산물로 충족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어도 60%이상을 지역농산물로 사용하면 인증해주는 유연성이 있는 제도운영이 필요하다.

   세종시 로컬 푸드 성공에는 전문 식당이 필요하다.<사진은 충남도가 인증한 먹거리 '미더 유' 식당>

세종시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세종형 로컬푸드식당 인증을 주도하되,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평가하거나, 민간조직에게 선정 및 관리를 위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혹자는 행정기관이 개인식당까지 인증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러한 인증제도를 통해 세종시내 모든 식당이 지역농산물의 사용하게 된다면, 세종시 농업발전과 농민소득 증진을 물론이고, 시민건강, 도농간 신뢰관계 형성 등 다양한 공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인증 이후 지속적인 식재료에 대한 질 관리, 식당 운영자들에 대한 로컬푸드 교육과 자발적 협의체 운영, 식당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한 폐업 등의 돌발적인 문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가야하는 문제를 남기고 있다. 그렇지만, ‘세종형 로컬푸드 외식식당’은 세종시가 추진하려는 로컬푸드 시책에서 비교적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이 사업은 적은 재원의 투입으로 가장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송두범, 행정학 박사,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장, 공주시정책자문위원회부위원장,
이메일 : songdb@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