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련 안 하면 열흘 공력 사라진다”
“하루 수련 안 하면 열흘 공력 사라진다”
  • 김장수 유성태극권전수관장
  • 승인 2014.08.04 15:19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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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무인들, 중국무술 고향가다 <6> 도사들의 성지 화산

 하루를 빼먹으면 열흘의 공력이 사라진다는 노사들의 가르침을 상기하며 화산 연화봉 정상에서 태극권의 한 초식을 수련하고 있는 필자. 
함곡관을 떠나 화산역에 도착하니 밤10시 조금 넘었다. 미리 예약된 호텔까지는 꽤나 멀었다. 역 광장에서 호텔로 전화를 해보니 택시비가 인민폐 15원 정도 나온다고 하면서 빨리 오라고 한다. 보통 중국의 호텔예약에서 오후 9시가 넘으면 손님이 많은 경우 예약이 자동취소가 되며 오후9시 이후에는 장담을 못한다는 게 자기네 규칙이다.

빨리 오면 가능하다는 말에 서둘러 택시를 잡았는데 흥정이 오고갔다. “뚜오샤오치엔(얼마요?)” 하였더니 “인민폐 30원입니다.” “15원이라는데 무슨 소리인가요?” 하면서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옆에 있던 옆에 택시기사들이 몰려드는데 감당할 수 없어 광장을 벗어나 역 쪽으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택시는 다른 지역에서 화산역까지 오는 손님을 데려다 주는 것이었다. 우리가 그 택시를 타는 순간 주변사람과 밑에 있던 역 광장 택시기사들이 순식간에 에워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유는 이분들은 “우리 손님이다”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탄 택시기사와 화산역 주변의 택시기사들 간에 실랑이가 오가는 순간 때마침 중국공안(경찰) 순찰차가 와서 해결을 해주었다. 당신들이 역 광장에서 처음에 선택한 택시를 타라는 것이었다. 중국공안의 안내로 우리는 화산시내에 있는 호텔로 이동할 수 있었다. 막상 오다보니 꽤나 먼 거리였는데 낮에는 15원인데 야밤에는 손님이 없어 왕복 30원 받아야 한다는 기사 말에 그제서야 우리는 마음을 놓고 마음을 추스릴 수가 있었다. 마침 순찰차가 와서 망정이지 그 순간은 지금 생각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같이 여행한 분들이 ‘관장님이 있어 그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여유가 있었다“고 말해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화산의 절경. 바위 산 위에 잔도와 건물들이 위엄있게 보인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불편했던 마음은 어디로 가버리고 화산관광에 기대를 하면서 호텔로비에서 화산입구까지 가는 길을 안내해달라고 부탁하니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하면서 우리를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안내를 해주어 화산까지 가는 매표소에 갈 수 있었다. 중국의 명산에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는데 대체로 직접 타는 곳에서 매표를 하는데 화산은 시내외각에 통합매표소를 마련하여 서쪽방면과 북쪽방면의 관광코스가 있는데, 미리 조사한 우리 7명의 일행은 북쪽방면 코스로 정했다.

중국에는 5대 명산이 있는데 다른 말로는 5악이라고 한다. 동쪽에는 태산, 서쪽에는 화산, 남쪽에는 형산, 북쪽에는 항산, 중앙에는 숭산이라는 산이 있다. 그 중에 서쪽에 있는 화산이 제일 악산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화산파라는 무술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악산(岳山)은 “험한 산”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무림계(武林界)를 보면은 숭산 소림사(少林寺) 소림파, 무당산(武當山) 무당파, 곤륜산(崑崙山) 곤륜파, 아미산(峨眉山) 아미파 등 4대 문파가 있다. 그 다음이 화산(華山)에 있는 화산파로 5대 문파가 있다. 화산파는 주로 검(劍)을 많이 사용한다하여 김용은 ‘영웅문’이라는 소설에서 화산논검(華山論劍)이라는 호칭을 내세워 화산파를 세상에 알렸다. 내 견해로는 검 10,000이라는 논검이 바로 화산논검(華山論劍)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

무협소설가 김용 선생의 화산논검 비문 앞에서 포즈를 위한 신박사님. 
북쪽 케이블카를 타고 20-30분정도 타고 북쪽정상에 오르면 바로 김용의 화산논검 비문이 있다. 누구는 화산을 용에 비유함으로써 북쪽을 용의 꼬리부분이라고 하였다. 꼬리에서 머리까지 가야 하는데 북쪽 끝 꼬리부분에 있는 화산논검 비문에서 머리까지 가는 길은 빨리 가면 1시간 천천히 가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천천히 주편을 살피면서 감상하다 보니 악산(岳山)이 아니라 명산(名山) 중에 명산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빨리 움직이다 한 발짝이라도 실수하면 수백 미터의 낭떠러지에 추락할 정도로 아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온통 바위 산인 화산의 잔도를 지나려고 하면 안전 장치를 해야만 갈 수 있다.
    기왕에 화산에 왔으면 조심하여 오를 뿐이다.
물론 위험한 곳은 난간이나 쇠사슬로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설치가 불가능 한곳도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북쪽에 있는 북봉 운대봉(北峰 云台峰)1,641m, 비롯하여 용머리 쪽으로 오르면 동쪽으로는 동봉 조양봉(東峰 朝陽峰)2,090m, 서쪽으로는 서봉 연화봉(西峰蓮花峰)2,082m, 남쪽으로는 남봉 낙안봉(南峰 落雁峰)2,160m이 있고, 중앙에는 중봉 옥녀봉(中峰 玉女峰)이 있다. 기암절벽을 뚫어 그 안에다 법당을 짓고 거주하면서 도를 닦던 곳이 수두룩하다. 화산은 도교의 성지로 제4동천(第四洞天)이며 중국 주(周)나라 말기부터 도교신자들이 찾아들어 운대관(雲臺觀)에 도장(道場)을 설치했고 금나라, 원나라 때에 이르러 도교 전진파(全眞派)의 발상지 도장(道場)으로 되었으며 동굴 72개와 도관(道觀) 20여 개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동봉 정상에서 다시 모여 신박사님의 도덕경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도복을 갈아입고 화산의 정기를 받으면서 중원의 무림 속으로 빠져드는 묘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제일 먼저 중봉을 보고 동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남봉으로 이동하였다. 화산에서 제일 높은 곳은 낙안봉인데 정상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내가 볼 때는 물은 먹을 수는 없고 신비하게도 주변이 온통 바위인데 어떻게 움푹 파인 직경 1미터 정도의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는지 그저 신비할 따름이다. 우리는 북봉으로 시작하여 중봉, 동봉, 남봉에서 서봉쪽으로 내려오다 연단로(煉丹爐)를 보았다. 무림이나 연금술사들이 비전으로 알고 있는 연단(煉丹)은 옛날 중국(中國)에서 도사(道士)가 진사(辰砂)로 황금(黃金)이나 약(藥) 같은 것을 만들었다고 하는 연금술의 연단 ‘불로장생약’을 만드는 곳에서 우리는 멈추었다.

왼쪽은 천길 낭떠러지인 만큼 앞 사람 뒷통수만 바라보면서 갈 수밖에 없다.  
소설속이나 영화에나 볼 듯한 연금술을 이곳 화산에 있는 것 또한 신비할 따름이었다. 잠시 연금술에서 내가 아는 것을 전하자면 옛날 중국에서 비롯된 연금술 금단을 만들어 불로장생을 추구 했던 것과, 기공이나 무공을 높이기 위해서 수련한 것 또한 한 방법인데 여기서는 주로 호흡을 통해 기경 팔맥을 뚫어 소주천과 대추천을 소통하게 하여 연정화기(鍊精化氣) 정을 단련하여 기를 강화하고, 연기화신(鍊氣化神)기운을 단련하여 신(정신)을 총명하게하고, 연신환허(鍊神換虛)정신을 단련하여 욕심을 버린다. 그 후에 연허합도(煉虛合道) 즉 도에 들어갈 때 신선이 된다. 수련을 받으려면 이것을 통탈한 분에게 전수를 받아야 한다. 함부로 또는 재미로 배우다가 잘못해서 생긴 병이 바로 주화입마다. 주화입마(走火入魔)란 불이 달리며 악마가 들어온다. 쉽게 설명하면 마(魔)가 내 몸으로 들어 왔다는 것이며 흔히 제 정신이 아닌 상태라 할 수 있으며 일종에 정신병중의 하나이다. 이런 기공수련이 또는 단전호흡을 잘못하면 위험에 이르게 된다.

반면에 태극권수련은 일종의 건강을 바탕으로 한 운동이다 보니 부작용이 없고 특별한 시간과 장소가 필요 없다. 작은 공간과 언제나 시간만 있으면 가능하고 오랜 수련을 하게 되면 무술로서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바로 태극권이다. 태극권 수련법 중에 일일련 일일공, 일일부련 십일공(一日煉 一日功 一日不煉 十日空)이 있다. 뜻은 “하루 수련하면 하루의 공력이 생기지만, 하루라도 수련을 안 하면 열흘의 공력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즉 낙수천석(落水穿石:물 한 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교훈을 마음에 새겨두고 수련을 해야 한다.

서봉에 있는 부벽석(斧劈石)을 지나 케이블카를 타고 약 1시간정도 내려오는 화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신선세계에서 다시 속세로 내려가는 듯 하는 모습에서 피로도 잊은 채 멀어져가는 모습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나는 누구인가?”

                                                                          유성태극권전수관 전화 042-822-0513.  

 해발 2,080미터의 연꽃모양처럼 생긴 연화봉이 등반객을 맞이하고 있다.

 옛날 중국에서 도사(道士)들이 진사(辰砂)로 황금(黃金)이나 약(藥) 같은 것을 만들었다고 하는 연금술의 연단 ‘불로장생약’을 만드는 곳인 연단로가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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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쿵 2014-09-07 09:44:50
소상한 태극권 무술 관련 역사와 정보 소개에 감사 드립니다.

나라한 2014-08-13 09:41:43
하루를 빼먹으면 열흘 공력이 사라진다는 말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보면 화산은 더할나위 없이 극한 수련의 장소였을 것이고
실재로 화산을 바라보면 수련생의 장엄함에 짓눌리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마음 속에 화산과 같은 곳이 있으니 매일을 수양하면서 살아가야 겠어요.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꼼꼼이 2014-08-12 20:54:45
관장님 짱이네요...

wnsdbs 2014-08-12 20:53:36
건강관리에는 태극권이 기본!!!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엉덩이를씰룩 2014-08-10 17:48:25
재밌게 읽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