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일상화된 세종시 꿈꾸다
로컬푸드 일상화된 세종시 꿈꾸다
  • 송두범
  • 승인 2014.07.2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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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로컬 푸드 활성화에 고민해야햘 두가지 과제

민선6기 세종시 100대 과제에는 “로컬푸드에 기반한 세종시 식품계획 2030수립”, “로컬푸드 참여농가 소득보장”, “공공급식지원센터 설립”,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직매장, 농민가공센터, 통합물류센터 설치” 등 무려 4개의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그만큼 세종시가 시민의 먹거리를 중요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세종시의 현실은 어떠한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세종시는 대도시근교 농업생산지역으로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던 사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입주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외지 농산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세종시 예정지역은 맞벌이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소비패턴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근대도시 대형마트에서 생활용품을 대량구입하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금년 말이면 정부세종청사 인근 및 첫마을에 대형마트 2개가 개장을 하고, 2016년에는 외국계 대형마트도 개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시민들은 생활용품이나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더 이상 대도시 대형마트로 갈 필요성이 없어질 날도 멀지 않았다.

   남세종 농협에서 마련한 로컬 푸드 매장.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물건이 많지 않지만 세종시에 꼭 필요한 사업이 되고 있다.

대형마트로 인해 세종시에서 살아가기는 편리해지겠지만, 세종시민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대형마트는 수납원 및 매장상품관리 등을 위해 세종시민을 고용하겠지만, 대부분 단순고용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대부분 본사가 있는 서울로 유출되어 세종시 발전에는 정작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둘째,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농산물중 지역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여, 지역농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대형마트의 속성상 소농중심의 세종시 생산농산물로 매장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외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진열장을 차지하게 되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은 그만큼 판로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다.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패턴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최근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위 친환경로컬푸드에 관심과 이해를 갖게 한다면 소비패턴의 변화도 기대해볼만 하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 나라 친환경로컬푸드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선도하고 있다. 세종시에서도 생협설립을 논의 중에 있지만, 아직은 영업중인 생협매장은 없다. 대신, 인근 대전 유성구에는 “아이쿱소비자생협”의 자연드림 매장, “품앗이생협 매장”, 인근 공주에 “한살림매장” 등이 영업 중에 있다. 대형마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규모로 생협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면, 이용하기 어려운 조건인 것도 사실이지만,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으로 생협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다행히 세종시 4-1지역으로 이전하는 정부출연연구원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연구원 공동청사내에 로컬푸드를 활용한 식당운영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계획이 실행된다면, 세종시 지역농산물 생산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며,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향후 입주예정인 정부청사 및 기 입주한 정부청사,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최근 남세종농협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은 개장하였으나 매장규모가 너무 적고 취급품목 역시 한정되어 있어 충남 홍성군의 홍동농협과 같이 하나로마트를 로컬푸드 매장으로 전환하거나, 전북 완주군의 용진농협처럼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세종시 예정지역에는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어 원주시의 ‘새벽시장’, 완주군의 ‘건강한 밥상’ 꾸러미 등과 같은 농산물 직거래사업의 도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학교급식 역시 로컬푸드의 원칙을 실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운동의 장이다. 학교급식을 지역농산물로 제공하는 것은 지역중심의 새로운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생산자들이 소비자와 생산자가 계약을 맺고 농사에 소비자가 직접참여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간 농산물거래가 목적이 아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관계의 확대, 거리의 축소, 신뢰의 확산을 통해 지역에서 안정적인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지향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세종시는 시민개인의 로컬푸드에 관심을 통해 이용하는 것 이외에 시책으로 추진 중인 로컬푸드는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세종시의 인구증가와 더불어 시민의 먹거리에 대한 생각은 변화할 것이고 이에 대비한 체계를 구

축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실천의지는 물론이고, 지역의 생산농가 및 소비자의 조직화와 사고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지역내 농협, 신협,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조직과 공동주택입주자대표회의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로컬푸드를 실천하려는 개별 시민의 소비행위가 아닐까 한다.

물론, 세종시가 독자적 로컬푸드를 도입하기에는 세종시의 규모가 너무 작다. 하여 인근 대전, 충남, 충북이 연계한 광역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머리는 맞대는 노력이 요구된다. 

송두범, 행정학 박사,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장, 공주시정책자문위원회부위원장,
이메일 : songd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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