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장, 할만합니다"
"이제는 국장, 할만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7.14 15: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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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이춘희 세종시장 첫번째 인사는 백지표 인사

“이젠 국장 할 만합니다.”

세종시 첫 번째 인사가 발표된 지난 10일, 시청에서 만난 한 간부는 ‘해 먹을 만하다’는 말로 달라진 인사 시스템을 설명했다.

이춘희 시장 취임 전 후로 관심사였던 인사와 관련,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은 세워졌지만 ‘빈자리는 채워야 한다’는 현실적인 불가피성이 줄곧 대두되어 왔었다.

신임 시장의 선택에 기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취임 기자 회견까지 만해도 전자 쪽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이미 공로연수를 신청한 공직자들은 내보내야 하고 명예퇴직 자리도 채워야 한다는 현실론이 점차 힘을 얻으면서 최소한의 인사설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지난 주 목요일 ‘빈자리를 채우는 선’의 첫 인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 참여한 간부의 입에서 “이젠 국장 해먹을 만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는 “이런 인사는 처음 봤다”며 “이런 시스템이라면 직원들이 과장, 국장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사연은 이렇다.
시장 주재로 인사 관련 실국장 회의가 열렸다. 상당수 간부들은 “시장이 어느 정도 결정해 놓고 간부들의 동의를 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별 생각 없이 참석했다.

그런데 인사 관련 회의장에는 세종시청 기구표가 준비되어 있었다. 빈자리는 백지 상태로 남겨 둔 상태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시장이 관련 국장들에게 각자 함께 일하고 싶은 인물을 공란에 써넣으라고 요구했다. 내정된 인사 내용 발표 자리로 예측했던 실국장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실국장들이 시장 지시에 따라 하나둘씩 쓰고 싶은 직원 이름을 써넣기 시작했다. 중복되는 인사는 시장이 조정을 하는 선에서 인사는 마무리됐다. 공개된 장소에서 실국장들의 의견을 반영한 인사에 불만은 있을 수 없었다.

분명 큰 변화였다. 과거 인사 관행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이춘희 표 첫 번째 인사는 알다시피 ‘연공서열’에다 ‘업무능력’을 가감하는 것이었다. 내용적으로 그랬다면 형식은 그의 약속대로 ‘실국장 의견을 100% 반영한 인사’로 결론지을 수 있다.

   김중규 대표기자

이를 두고 한 과장은 “실국장 의견을 그런 식으로 반영했다면 할 말이 없는 인사”라고 촌평을 달았다. 이는 곧 “실국장 해먹을 만하다”는 한 간부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서운함이 대부분인 인사 속성과는 달리 얻기 힘든 공감대를 가져왔다는 얘기였다.

세종시 첫 인사 의미는 ‘형식의 변화’였다. 그 변화가 긍정적으로 직원들에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앞으로 인사뿐만 아니라 업무 전반에 걸쳐 변화와 쇄신을 가져오는 제2기 세종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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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인 2014-07-15 12:00:26
이춘희 시장이 직원을 잘 모르니 그 방법이 유용했을 수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