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는 주민 참여에서 시작"
"명품도시는 주민 참여에서 시작"
  • 송두범
  • 승인 2014.07.13 13:4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두범 칼럼]마을공동체 형성을 통한 행복한 세종 만들기

세종시 예정지역은 공동주택의 천국이라 할만하다. 군데 군데 단독주택도보이지만, 대부분은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공동주택단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공동주택단지는 생활의 편리함, 프라이버시 보장, 관리의 용이함 등의 이유로 도시민들이 선호하는 주거형태이다. 반면, 이웃과의 단절, 층간소음과 같은 단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더욱이 세종시 공동주택단지 주민들은 전국 각 지역으로부터 이주해옴에 따라 정서적 이질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이러다보니 공동주택단지 내에서 공동체나 공통의 문화를 만들어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그 만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시 등을 중심으로 공동주택단지가 지닌 단점을 극복함으로써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는 어떨까? 2012년 1월부터 첫마을1단계 주민들을 중심으로 ‘세종시첫마을공동체’가 결성되어 친구사귀기, 벼룩시장, 지역공동체일자리 사업, 마을공동체교육, 문화공연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첫마을 참샘초등학교 인근 생태통로에서 벼룩시장을 주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자원공유 및 주민간 소통에 기여하고 있다.

   첫마을6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이 한솔동주민자치센터 실버댄스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 공연팀과 신명나게 어울려 함께 춤추고 있다.

첫마을 6단지에서도 단지내에 북카페를 만들고,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공연을 개최하는 등 아파트 단지내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마을3단지에 역시 입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아 단지내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위한 카페를 만들어보고자 하였으나, 주택법 규정 제한에 의해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와 같이 세종시에서도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몇몇 시도들은 있었으나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아직은 도시의 물리적 환경조성과 인구유입, 도시내 지역간 균형발전과 같은 개발정책에 우선순위를 두다보니, 마을공동체 형성과 같이 시민의 주체형성이 강조되는 시책은 후순위로 밀린듯하다.

고도성장기 우리나라가 경험해 왔듯이, 세종시 역시 외형적․물질적 성장과 더불어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공동주택단지에서 다양한 자생단체들이 설립되고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즉, 노인회, 부녀회, 독서모임, 생활체육모임, 로컬푸드 모임, 문화모임, 청소년 모임 등 입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작은 자생단체 설립을 독려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에서는 공동주택단지 내에 산재하고 있는 유휴공간을 입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자생단체 뿐 아니라 북카페, 소모임 공간, 공동육아 등 입주민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동체 활동이 가능하도록 소규모 공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입주민들의 참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입주민들은 이러한 동아리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서적인 교감을 강화하고, 단지내 문제점들을 공유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공동주택단지 단위 축제나 로컬푸드 장터 등을 마련하여 입주민들의 문화적인 수준을 높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통한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습등대’와 같은 사업을 세종시 아파트단지에 도입해도 좋을 것이다. 즉, 아파트 단지 내 입주민들이 원하는 학습프로그램을 요구하면, 입대위에서는 강사를 섭외하여 양질의 교육을 입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학습프로그램 운영은 입주민들의 지적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 뿐만 아니라 소통의 창구역할을 할 수 있다.

평생학습의 시대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위와 같은 학습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면 굳이 학교나 평생학습시설까지 이동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다양한 학습이 가능한 가장 이상적인 평생학습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사회적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파트 입주민들의 차량세차를 위해 몇 명의 주민들이 모여 협동조합이나 예비사회적기업을 만들 수도 있다. 다행히 물 없이 세차하는 사회적기업이 세종시에 입지하고 있어, 기업설립이나 기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양호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

도시기반 조성이나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할 몫이지만, 그 속을 채워가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외형만 명품이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이 주체의식을 가지고 아파트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아파트단지들이 많아진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 행복한 세종”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송두범, 행정학 박사,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장, 공주시정책자문위원회부위원장,
이메일 : songdb@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임권수 2014-10-09 05:55:30
멋진 모습입니다
남여 노소 어우러진 화합과 합창의 멜로디가 ~~~행복함 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