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의 의회는 죽었다”
“세종시민의 의회는 죽었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4.07.03 23:3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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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시민들 무서워할 줄 모르는 의회, 구태정치 여전

“원래 의회는 이런 것이래...” (웃음)
3일 오후 4시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새정치연합 소속 한 초선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동료와 나눈 대화가 방청석까지 흘러들었다.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은 채 동료의원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날 오전 이들은 전원이 본회의에 불참했다. 오후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서며 한 소리가 이것이었다. 원 구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여야를 빗대 한 농담이었지만 한심했다. 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으나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은 전혀 없어 보였다. 새정치연합이나 새누리당 소속 나머지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에서도 시민들에 대한 송구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본회의는 예정된 시간보다 6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된 게 아니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회의장에 오자마자 일제히 퇴장해버렸고, 새누리당 의원들만이 자리했다. 의장 직무대행 장승업 의원은 개회에 이어 곧바로 폐회를 선언해버렸다. 원 구성이 끝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3일 오전 세종시의회 본회의장. 의원들 전원이 본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사무처 직원이 하루종일 대기하고 있다.
“세종시민의 의회는 죽었다.”
이날 지켜본 제2대 세종시의회는 ‘시민들을 위한’ 의회가 아닌 ‘죽은’ 의회였다. 오로지 ‘의원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의회였다. ‘감투싸움에 목을 매는’ 그런 의회였다. 기대와 희망을 안고 새롭게 출발했지만 구태는 여전했다. 사람만 바뀌었지 “정치인들이 그럼 그렇지” 라는 비난이 가득했다.

임시회는 원 구성을 매듭짓지 못한 채 끝내 파행을 빚었다.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 간의 지루한 ‘밥그릇싸움’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개원식이 연기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식물의회’ 처지에 내몰렸다. 산적한 시 현안들이 그대로 방치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야말로 올 스톱이다.

새로 출범한 의회의 의장단 구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시민들의 꼴이 우습게 됐다. 이날 시민들은 마냥 기다려야 했다. 오전부터 본회의장에는 회의 시작시간이 한참 흘렀지만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원이 불참한 것이다. 분명히 오전 10시에 개회한다고 했지만 어느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몰상식이었다. 예고를 했으면 개회 후 정회를 하든 했어야 했다.

기자들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사무처 직원들도,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밥그릇싸움’을 하는 ‘의원나리들’ 덕분에 모든 것들이 멈춰 서버렸다.

첫 임시회가 시작된 2일도 그랬다. 오전 10시 시작된 회의는 원 구성이 합의되지 않아 시작 5분 만에 멈춰 섰다. 본회의장은 하루 종일 개점휴업이었다. 이날도 역시 모든 이들은 기다렸다.

의회 파행의 원인이 서로에게 있다며 화살을 돌리는 등 구태정치의 모습도 여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의장직무대행 권한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포하고 파행으로 몰고 갔다”면서 “발목잡기를 중단하고 성실하게 원 구성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독단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내정해 놓고 새누리당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며 “시의원으로서 같이 원 구성을 하는 파트너로 여겨 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공복이 되겠노라고 바짝 엎드려 표를 얻었다. 불과 한 달 만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정치인들이 그럼 그렇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파행의 이유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인한 자리싸움이란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연기군 시절의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어 부끄럽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개원식이 연기되며 정국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자 시민들의 비판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시민들의 눈에 이들의 행태는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는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다. 실질적인 4년 임기의 초대 의회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던 만큼 원 구성조차 제대로 못하는 것에 대한 허탈감은 크다.

여야의 초당적인 협상과 양보를 통해 의회가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시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제2대 세종시의회의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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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 2014-07-07 14:57:17
회의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임금을 깍던지 해야지 원

최순영 2014-07-07 14:23:50
이~긍

서생 2014-07-07 13:38:26
두당다시간이흘러때가되면...세비는받어가곘지
두고볼란다...표달라구할땐엎고다닐것같드만......에이

앵그리버드 2014-07-07 07:32:49
새누리당은 모두 삼선이라는 말로 기득권을 주장하시는 것 같은데....
아놔~~~~~
여보십시요 세종시 의원님들!!
권력을 쥐라고 앉혀논 자리 아닙니다.
의정비나 축내라고 뽑아준거 아닙니다.
예산대비 가장 비효율적인 세종시의회
이러다 3년 7~8개월 뒤면 또 굽신거릴테지요?
평소에 잘 하시면 문제없습니다.

앵그리버드 2014-07-07 07:29:24
화도 안난다
이런 인간들을 시민의 대표라고 뽑아준 시민으로서 잘못도 있으니 할말은 없다만
요즘 선거고시라는 말에서 나오듯 행시, 사시, 외시 공부할 능력은 없고,
운빨, 돈빨(공정헌금)로 당선만 되면 5급공무원에 버금가는 수입이 생기고
지들 딴에는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과대망상에 빠진 다고는 하던이다.
근데, 여그 세종시의회 다수당은 꼴랑 초선이 대다수에 비례 2번포함해야 삼선이 최다선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