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더불어 살고 또..."
"이웃과 더불어 살고 또..."
  • 송두범
  • 승인 2014.06.19 09: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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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살아가기]세종시민으로 살아가는 네 가지 방법

오늘은 6월 19일이다. 오늘부터 “세종의 소리”에 칼럼을 쓰기로 했다. 지역신문에 기고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알지만, 글 쓰는 작업은 그리 만만 하지 않다. 원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엄습해 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오랜 기간 동안 고정칼럼을 쓰고 계시는 분들이나 기자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얼마나 오랫동안 칼럼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종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소소한 소재들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얼마 전 청년작가로 불리는 박범신 소설가로부터 들을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그는 서울에서 2년 전 고향인 충남 논산시 연무읍으로 이사와 혼자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수많은 소설에 이어 ‘소금’, ‘은교’, ‘힐링’ 등의 작품과 함께 금년 4월에는 소설 속에 지명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이웃 공주를 배경으로 한 장편 소설 ‘소소한 풍경’을 출간했을 정도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저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네 가지 방법을 이야기 했다. 행복한 삶, 위대한 삶,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위대한 삶,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 삶이 그것이다.

나는 박범신 작가가 이야기한 세상 살아가는 네 가지 방법을 세종시와 관련지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세종시민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위대한 시민으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항상 행복한 시민으로서의 삶이다.
그가 사는 곳이 공동주택이든 단독주택이든, 예정지역이든 읍면지역이든, 그가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세종시민으로서 행복하다고 단정하면서 살아가는 시민을 말한다. 그에게는 부동심(不動心)이 있어, 누가 어떻게 이야기해도 그는 남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헌신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시민이다. 이러한 시민은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부여 받은 삶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이러한 시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위대한 시민으로서의 삶이다.
베토벤이나 데레사 수녀와 같은 삶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삶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지표가 된 위대한 삶이었지만, 그들의 삶은 대부분 불행했고 애당초 행복할 수 없었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 였고 본인은 청각을 잃었으며, 고아들의 수호천사 데레사 수녀는 신앙적으로 갈등이 있었다.

이들의 삶은 인류에 위대한 기여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행복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삶의 지도가 되는 시민들을 지칭하지만, 세종시민으로서 이들과 같이 위대한 삶을 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위대한 삶을 사는 시민 역시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위대한 삶을 사는 시민들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러한 행복과 위대함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내 행복, 나의 위대함을 되도록 조금씩 늘리려고 노력하지만 내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행복과 내 위대함은 이웃이나, 공동체가 나를 도왔거나 나를 잘되도록 했다고 믿는 시민이다.

더 부자가 되고 더 성공하려고 노력하지만, 자본의 노예가 되지 않는 시민, 자본에 대해 자신을 훼손하지 않는 시민이다. 비가 올 때 남들에게 우산을 더 밀어주는 시민들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이들을 ‘모범시민’으로 부른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 노예가 되는 시민으로서의 삶이다.
도덕적․윤리적 명분을 입에 달고 살고, 온갖 이데올로기와 허울 좋은 명분으로 무장하지만, 빨대가 지배하는 삶이다. 즉, 더 많은 것을 취하는데 몸을 맡기는 시민이며, 자본주의 욕망에 내 삶을 맡기는 시민이다.

돈이 되거나, 내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빨대를 들이댈 준비가 되어있는 시민들을 말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남을 불행하게도 할 수 있으며, 공동체를 파괴할 수도 있는 시민들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시민들이 많다는 점이다.

세종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네 가지의 삶의 방식 중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항상 행복하거나 위대한 삶을 살고 싶을지 모르지만, 모든 시민들이 그렇게 살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내가 바라는 세종시민의 삶은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위대한 ‘모범시민’이다.

혹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면, ‘모범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생각하는 능력을 회복시켜 주어야 하는 책임이 우리 이웃과 세종시 당국에 있다. 좋은 책을 읽는 것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훈련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송두범, 행정학 박사,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장, 공주시정책자문위원회부위원장,
이메일 : songd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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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騎士 2014-06-19 20:26:42
필자의 말대로, 쉬운 듯하지만, 어려운 것이 '모범시민'이 되는 것 같네요. 당연한 말이지만 모범시민이 많아야 좋은 이웃들이 많질 것이고, 좋은 이웃들이 많아야 좋은 동네가, 그리고 좋은 동네가 많으면 좋은 도시, 좋은 국가가 되겠죠. 개인들이 모범시민이 될 수 있도록 세종시가 좋은 제도들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첫마을 2014-06-20 09:19:25
세종의 소리에서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자본주의 노예로 살지 않는 삶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입니다.

임권수 2014-10-09 05:39:37
송두범 박사님의 네가지 (시민의식)방법의 글을 접하며 깊은 동감을 합니다
좋은 방법을 실행함이 더욱 중요함을 시민 여러분이 기억 하시고 나自信마음에 각인 되어 실현 의
미래 상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