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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혹시 유명한(?) 에피소드...?
icon 이창덕
icon 2017-03-16 18:14:08  |  icon 조회: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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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에피소드’란 소위 바른 말이 아니라지만 그렇게 통용되기도 하니까 써 본다. 미국인에게 의미전달이 되려면 ‘애닉도욷(anecdote)이라고 해야 된다는데...
지은 지 오래 된 5층 건물인 소형 아파트의 5층에 3년 전부터 거주하는 한 60대 남자는 자기 집 하자문제에 대한 불만으로 1년 전부터 관리비를 내지 않는다. 이 아파트 옥상의 빗물 누수문제는 애초부터 있었지만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외관상의 문제일 뿐이며 그 해결방법은 쉽지 않아서 방치되다가 그가 문제를 제기하여 1년 전에 완전히 해결되었지만 그의 집은 아직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집 부엌천장의 도배지가 물에 젖는 현상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만 나타나니까 빗물이나 수돗물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건물 관리자를 괴롭힐 문제가 아닐 것이었다.
이 아파트의 어떤 집들은 화장실 천장 위의 공간이 그 옆의 부엌이나 거실의 것과 벽면으로 완전히 막혀 있지 않고 약간의 빈틈이 있는데, 그것이 그의 집의 경우에는 문제가 되었다. 5층의 다른 집들은 바로 위에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겨울에 찬바람을 막아 주지만, 그 집만은 그게 없으니까 실내보온에 불리한 것이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더운 물을 쓸 때 천장의 틈을 통해서 그 위로 올라간 수증기가 부엌 쪽으로도 가게 되어서 그것이 찬 공기에 냉각되어 물방울이 천장 윗면에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어도 그렇게 추정할 수 있다. 소위 ‘결로(結露)현상’이라는 것으로, 추운 날 유리창의 일부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 해결방법은 화장실의 수증기가 화장실 천장을 통과하여 다른 곳으로 가지 못 하도록 천장의 빈틈을 밀폐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설명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시오? 결로현상인지 뭔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어?”라고 반문했다.
그의 집에는 누수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부분에도 누수가 있어서 침대가 엉망이 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것은 그가 과학적인 상식에는 무지하다는 고백을 무의식적으로 한 셈이었다. 혹시 빗물 누수가 있었다면 물의 양이 별로 많을 리가 없어서, 석고보드로 되어 있는 천장에 즉시 흡수될 것이다, 물이 방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많다면 천장이 심하게 변형될 것이지만, 그 집 천장에는 꽃무늬 같은 얼룩이 판박이 한 것처럼 여러 개 형성돼 있을 뿐 깨끗한 상태였다. 누수에 의한 얼룩이라면 무질서한 형태가 될 것이다. 물을 빼기 위해서 뚫어놓았다는 구멍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을 통하여 물총 같은 것으로 물을 뿌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맞을 것이었다. 자칭 건축 관련 전문가라는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 앞에서 말하지 말라면서 건물 관리자에게 보상을 요구했다.
2017-03-16 18: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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