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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초등교과서에...
icon 이창덕
icon 2017-01-19 17:21:15  |  icon 조회: 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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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 넣겠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서 반대의견도 있을 만하고 만시지탄이라는 말도 있을 것 같다. 공부해야 될 것들이 하도 많으니 한자를 교육과정에서 푸대접하다가 미워도 다시 한 번 헷갈리기도 할 것이다. 특정과목 교육의 강화와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독려하면서 동시에 교육에 관련된 부담을 덜어준다는 구호도 필요한 것이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라는 방송광고를 보았던 한 초등생은 시험문제에 ‘가구인 것에 0표를 하라’는 지시문을 보고 광고 문안이 생각나서 시험지의 ‘침대’에는 0표를 안 했다는 실화도 있었으니 소위 한글세대는 방송화면에서 ‘美쳤다.’라는 구절을 보고 ‘미쳤다’는 말이 ‘아름다울 미’자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근래에 발간된 한 가문의 족보에는 가족의 연령 관계가 묘하게 되어 있었다. 부친은 기미(己未)년 즉 3.1운동의 해인 1919년생인데 을미(乙未)년(서기는 없고 단기4288년만 병기)으로 되어 있어서 실제의 출생년월일보다 36년 아래인 1955년생으로 되어 있었다. 모친은 부친보다 3년 연하인 1922년생이며 60갑자로는 壬戌(임술)년생인데 역시 을미년생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부친에 대한 경우에는 己未와 乙未가 비슷해서 혼동이 되었다 해도 모친에 대한 경우에는 壬戌과 乙未가 비슷하지도 않으니까 혼동한 것이 아니었다. 이 부부는 서류상으로는 30여년 젊어진 셈이어서 환상적이건 순간적이건 행복감 같은 것을 가져볼 수도 있겠지만 1940년대에 낳은 자녀들이 연장자가 된다는 점에서는 옛 이야기에서 욕심 많은 노인이 ‘젊어지는 샘물’을 너무 많이 먹고 아기가 되었다는 구절이 연상되는 것이었다.
한자교육을 중시하자는 이유 중 하나가 족보에서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는 없겠고, 기존 족보의 연대가 60갑자로 된 것을 모두 서기로 환산하는 등 한글세대에 맞는 족보를 제작해야 된다는 주장은 필요할 것 같다.
2017-01-19 17: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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