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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이 무당이었다는 말에...
icon 이창덕
icon 2016-12-17 11:17:08  |  icon 조회: 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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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단군에 대해서는 아리송한 부분이 있다지만 아득한 옛날의 사회상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본다면 놀라지 않게 된다고 한다. 북한에는 단군릉이 있는데 단군의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보다도 정치적인 목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등의 소문이 있었다는 것은 남한에서는 북한에서보다 단군 전통의 내면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최근의 유명인물인 최씨는 서울 근교에 있는 한 무당의 단골 고객이었다. 그 신당의 위치는 외진 곳이었고 거액의 헌금을 요구하는 호화로운 도시형 신당도 아니지만 그 신당의 터는 영험하기로 유명하여 다른 지역 무속인들이 돈을 내고 굿을 하러 온다고도 했다.
그 무당은 최씨가 매번 혼자 왔고 남편 얘기는 없어서 미혼이니까 그럴 것으로 여겼다는데 최씨의 팔자에 대해서 “돈복을 많이 타고났고, 권력을 가지고 살 팔자지만 지금은 수가 많이 나쁘다. 올해 죽을 수를 넘으려고 저런 일이 났다. 범띠가 아닌데도 호랑이가 한 마리 들었다. 지금도 잡혀가서 돈을 엄청나게 쓰는데, 나한테 오다가 안 와서 이렇게 된 것이다.”라고 해설했다고 한다.
어떤 무당은 신의 계시를 받으니까 남의 과거는 이러이러 했고 현재는 이렇고 미래는 어떨 것이라는 것을 신이 알려준다고 방송에서 말하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최씨는 신으로부터 그런 정보를 얻지 못 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어서 이런 최씨의 능력에 대통령이 의존하기도 했다면 치명적인 실수였을 것이다.
점술가들이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하여 적중시키면 그야말로 반짝 스타가 되기도 했는데 한 역술가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될 운은 이미 지나갔다고 예언했었다. 그는 자신의 예언이 맞았다고 견강부회할 구실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초등 5학년 때 미신에 대한 것을 배우고 교과서적으로 기억하며 그런 것은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대졸자들이 그런 것에 열렬한 신자이기도 했고 점술가가 된 대졸자도 있었으며 교수들 중에도 소위 동양철학 신봉자가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 내가 초등생 때의 실력(?)을 자랑하다가 ‘모난 돌이 정 맞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담에 자식 낳아서 기르자면 그런 거 안 믿고 배길 것 같애?” 라는 한 아줌마의 말을 잊을 수 없다.
나는 이런 신자들 때문에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되어 적개심(?) 같은 것을 가질 정도였는데 어떤 사람이 나의 그런 말을 듣고는 “이 사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대통령부인도 남산 밑에 있는 철학관에 단골이었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대로 될 수도 있었는데 무당처럼 신 내림을 받기보다는 책을 통해서 운명철학을 공부하기로 작정했다. 나는 그것에 현혹될 뻔한 때도 있었지만 결국 그 허구성의 근거를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계몽적인 활동으로 글(책)을 써 보기도 했는데 단 한 사람이라도 설득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성과였다. 그의 말도 꽤 인상적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렇더구먼. 6.25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 사람들이 사주(생년월일)가 나빠서 죽었겠어, 관상이 나빠서... 이름이 나빠서...? 그러니까 말주변만 좋으면 점쟁이 되기가 쉽겠는데...”
그는 오래 전부터 점술을 배워서 점술가가 되려는 희망을 가졌다기에 하면 될 테니까 잘 해보라고 격려해주었다.
‘대통령부인도...단골...’이라는 말도 있었으니 청와대와 굿이 단군을 연상시키는 것이 이상할 것까지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대통령께 만시지탄(晩時之歎)은 필요 없겠지만 무속신자에게 의존하며 그런 영향을 받았다면 내가 설득시킬 수 있었던 사람처럼 가만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2016-12-17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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